카페의 글은
2013년 11월 20일 포스팅하였습니다.
강원도의 가을은 너무나 짧고.....
춥고 긴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하루가 멀다하고 대관령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은
태풍의 한가운데 있는 것과 같은 강풍이었습니다.
그 동안 산행을 하면서 생활하였던 안 목사님의 서재는
구들이 놓여 있지 않아서 난방이 되지 않아
방안과 바깥 기온이 똑같아서 추운 겨울을 날 수가 없습니다.
이불을 세 겹 뒤집어 쓰도 코가 시려울 정도여서
아직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올 해 마지막 산행을 하였습니다.
왕산에서 정선 가는 방향으로 680미터의 삽당령을 넘어
620미터의 버들 고개를 지나서 임계의 깊은 계곡으로 산약초 산행을 하였습니다.
수 많은 능선을 가진 깊은 계곡 끝에 다달아서
안 목사님은 서쪽 방향으로 산을 탔고 그 반대로 동쪽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산약초 산행을 시작하면서
문득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주변에 산삼과 도라지와 잔대와 더덕과 하수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찾을 수 없고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잎은 다 떨어지고 줄기만 남았습니다.
잎을 보고 약초를 구분하였던 산약초 산행의 장벽이
절망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무엇이 무엇인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는 암담한 심정으로
마지막 산약초 산행을 등산으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주변을 살피면서
산 정상을 향하여 끝없이 발걸음을 옯겼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정상.....
수 천 수 만의 봉우리들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강원도 산의 진면목을 보는 순간.....
산약초 산행보다 등산의 감동으로 몸의 전율을 느꼈습니다.
준비한 단팥빵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산 정상의 능선을 따라 높고 낮은 봉우리를 등정하였습니다.
아직 가을인데도 1000미터 이상 고지의 산 위라 영하의 강풍이 몰아쳤지만
항상 비상용으로 휴대하고 있는 커다란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고 극한의 추위와 맞섰습니다.
가죽 장갑을 끼고 그 위에 목장갑을 겼지만
손이 시러워 곡갱이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등산로가 없는 산 정상의 능선은
우거진 넝쿨 수풀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톱으로 칼질을 하면서
가시 넝쿨의 수풀을 헤쳐나갔습니다.
곡갱이와 톱으로 수풀 넝쿨을 헤치고
오토바이 체인을 허리춤에 차고 정상의 능선을 산행하는 모습은
전설적인 전사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차를 주차해 놓은 곳까지는
수 많은 봉우리를 더 넘어야했습니다.
문득 가장 놓은 봉우리를 넘으면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그 험한 산행 가운데
무엇이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본능적인 촉으로 무엇이 느껴졌습니다.
곧 바로 곡갱이 질을 시작하였고
싹대가 여섯개인 지치 대물을 얻었습니다.
주변을 더 살펴보니까
지치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대박을 외치면서
지치를 채취하였습니다.
700미터 이상 고지에서 발견되는 지치는
1000이상의 고지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아서
그 모든 지치는 험한 산행의 보답으로 모두 내 것이 되었습니다.
험한 산행의 보람을 느끼며
정상의 능선에서 계속해서 발견되는 지치를 모두 채취하였습니다.
마지막 산행의 보람을 가득안고
급경사 내리막의 능선을 따라 차를 주차해 놓은 곳까지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계곡으로 가서 벌목해 놓은 커다란 소나무를
트럭으로 옮겼습니다.
처음 소나무 중심부에서 두 손으로 힘껏 들어 보았지만
굵고 커다란 소나무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쪽으로 힘껏 들어 올려 세우고는
어께에 메니 가볍게 들였습니다.
울퉁불퉁한 계곡을 지나 트럭이 있는 장소까지 옮겨다 놓고
나머지 하나를 같은 방법으로 차에 실었습니다.
지금도 숨을 쉬면 담이 마지는 것은
무거운 소나무를 가볍게 옮긴 후유증일 것입니다.
평소 아령 운동을 많이 하였지만
울퉁불퉁한 계곡에서 통나무를 옯기는 것은 극한작업으로 아주 힘든 일이었습니다.
통나무 두 개를 차에 실어놓고
빨간 열매가 가득한 계곡으로 가서 노박덩굴 열매를 채취하였습니다.
한자루 가득 담고
또 다른 곳에 있는 노박덩굴 열매를 채취하였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안 목사님께서도
차를 주차해 놓은 곳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만면에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내려오는 안 목사님의 배낭에는
하수오와 더덕이 가득하였습니다.
말라버린 하수오와 더덕의 줄기만 보고
잎이 무성할 때 채취하는 양을 채우는 안 목사님은
정말 산약초의 고수와 달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신기에 가까운 안목은
눈 내린 겨울산에서도 하수오와 더덕을 채취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벼랑끝 사역으로 안 목사님을 찾은 것은
최고의 리더를 만난 희망, 그 자체였습니다.
다음날.....
또 다시 같은 산을 찾았습니다.
하수오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면서
계곡 입구 산의 능선을 따라 산약초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가시덤불이 많은 곳에
하수오 덩굴도 많이 있어 안 목사님은 하수오 사냥에 집중하였습니다.
하수오를 보고도 알지 못하는 초보와는 수준이 다른 전문가의 안목으로
하수오 채취의 고수와 달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습니다.
하얀 줄기만 보고 하수오를 발견하고 채취하는 탁월한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하수오를 채취하여
한 트럭 나무를 할려던 계획이 취소되고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안 목사님은 계곡을 따라 산의 허리를 감아도는 산행으로 하수오를 많이 채취하였고
어제의 추억을 되살려 산의 정상으로 지치 사냥에 나섰습니다.
정상으로 올라가던 중......
물푸레나무를 타고 올라간 노박덩굴 열매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청정한 노박덩굴 열매를 모두 채취하고서
산 정상을 향하여 힘든 산행을 이었습니다.
등산 장비 없이 70도의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것은
일반 사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산행의 험한 등정을 추억으로 만들기 위해서
가파른 산을 곡갱이 하나로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엇을 붙잡지 않고는 바로 서 있을 수 없는 가파른 산을
곡갱이 하나로 올라가는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얼마나 험한 산행을 하였던지
손이 굳어 음료수 병을 따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산의 정상에 올랐지만
어제보다 능선이 더 낮은 산이어서 지치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해서 최고봉의 능선으로 오르지 못하고
다른 능선으로 하산하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래서 지치 대신 잔대와 삽초를 많이 채취하면서
가파른 능선으로 트럭을 주차해 놓은 곳으로 내려왔습니다.
마지막 강원도 산행은 험한 등정으로 추억을 만들었고
또 물푸레나무에 걸려있는 노박덩굴 열매를 채취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멋지게 만들었습니다.
두 자루 가득한 노박덩굴을 손질하고나서
만면에 가득한 웃음을 띠었습니다.
덩굴의 열매가 잘 살아있는 것은 관상용으로 꽃꽂이를 하였고
나머지는 커다란 담금주 병 가득 담았습니다.
염증과 관절에 좋다는 노박덩굴주는
누구든 관절이 좋지 않는 분의 약으로 베풀게 될 것입니다.
술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담금주를 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산약초를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의 필요성에 의해서 담금주를 선택하였습니다.
산삼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지치는
가장 큰 담금주 병을 차지하였습니다.
관상용 담금주는
강원도의 백두대간을 발품 팔아 채취한 흔적의 실상이 되었습니다.
강원도 산행으로 만들어진 담금주와 산약초 발효액은 2년 정도 숙성한 후......
약으로 쓸려는 사람을 위해 언제든 은혜로 베풀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