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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청주에 있는 #초정약수터 입니다. 이 약수터에서는 #탄산수 가 솟아나요. 조선 세종은 이 물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대요.
조선일보DB
여름 더위가 일찍 찾아올 전망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70%라고 합니다. 날이 더워지면 시원한 탄산음료가 생각날 거예요. 톡 쏘는 맛의 탄산음료는 언제부터 먹었을까요?
#탄산음료 는 탄산수에 과즙이나 향·설탕 등을 넣어 만들어요. 오래전 인류는 다른 것을 넣지 않은 탄산수만 먹었어요. 탄산수는 유럽에서 먼저 마시기 시작했어요. 유럽에는 석회석이 많은데요. 석회석은 물과 만나면 녹아 석회수가 만들어집니다. 이 물을 먹으면 복통 같은 이상 증상을 일으켜요. 그래서 유럽인들은 자연에서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은 탄산수를 마셨다고 합니다. 탄산수에 있는 #이산화탄소 가 #석회성분 과 만나면 #탄산칼슘 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탄산칼슘은 물에 녹지 않고 그대로 가라앉기 때문에 탄산수에는 석회 성분이 없어 병이 생기지 않거든요.
하지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탄산수는 양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 귀족만 탄산수를 마실 수 있었어요. 일반 대중도 탄산수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은 영국의 성직자였던 #조셉-프리스틀리 덕분이었습니다. 맥주 양조장 근처에 살았던 프리스틀리는 양조장의 발효통 안에 담긴 액체에서 공기방울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탄산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 공기방울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지요. 프리스틀리는 물이 담긴 그릇을 맥주통 위에 놓았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 물을 흔들어보니 톡 쏘는 맛이 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맥주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물과 섞여 탄산수가 된 것이죠. 이후 기술 개량이 이뤄지면서 탄산수가 대중화됐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탄산수를 먹었을까요? 조선 전기의 문신인 #이승소 의 ' #삼탄집 ' 등에서 탄산수와 관련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어요. '삼탄집'에는 탄산수를 주제로 쓴 시 ' #초수부 '가 실려 있습니다. 당시에는 탄산수를 초수(椒水)라고 불렀는데요. 초수를 단순히 맛있는 물을 넘어 상서롭고 신령스러우며 만병을 통치하는 물로 묘사했어요.
특히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는 탄산수와 관련된 기록이 50여 개나 발견됩니다. 세종대왕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탄산수가 솟아나는 청주로 자주 행차했고, 질병에 걸린 신하들에게 탄산수를 추천하기도 했다고 해요. 나중에는 충청도에서 서울까지 탄산수를 올려 보내도록 규정을 만들기도 했어요.
이렇듯 탄산수는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는데, 그랬던 탄산수로 만든 음료는 현대에 와서 '건강의 적'이 됐습니다. 탄산수에 첨가물을 넣은 탄산음료는 열량이 높고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비만 등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2017년 서울시는 청소년 시설에서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했어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