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가 3톤에 육박하는 벤테이가는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가장 빠른 SUV로 불리던 모델이다. 육중한 차체에 강력한 성능까지. 매머드급 발목이 필요해 보인다. 서스펜션의 구조는 고급차답게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다.
여기서 핵심은 능동식 안티롤 바와 48V 다이내믹 라이드 시스템.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안티롤 바를 전기모터로 회전시키는 방식이다. 좌우를 반대로 회전시켜 코너링 시 차체의 기울어짐을 억제한다. 더불어 4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에어서스펜션까지 넣어 고급스러운 승차감까지 만족시켰다.
기아 K3 GT
기아가 K3 GT를 내놓으면서 뒤쪽 서스펜션을 멀티링크로 바꿨다(일반 모델에는 토션빔이 들어간다). 아반떼 스포츠와 같은 행보다. 더 높은 출력을 받아내고 운전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선 성능 좋은 서스펜션이 필요했을 거다.
기아차에 따르면 ‘멀티링크 서스펜션 및 튜닝 스프링을 사용해 승차감과 선회 안정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보다 더 튼실한 발목을 원한다면 튜온(Tuon)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 빌슈타인 모노튜브 댐퍼, 강화 스프링, 스태빌라이저 바, 강화 부시 컨트롤 암 등으로 교체된다.
현대 벨로스터 N
현대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고성능 브랜드 N. 그리고 국내에서 첫 번째로 N 배지를 달고 나온 벨로스터 N. 뭔가 특별한 서스펜션이 들어가야 할 것만 같다. 가혹하기 그지없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하니 웬만한 발목으로는 버티기도 어려웠을 터. 일단 서스펜션 구조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다.
K3 GT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벨로스터 N에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들어간다. 운전 상황에 맞게 각 바퀴의 댐퍼 감쇠력을 제어해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높인다. 트랙과 일상을 아우르는 발목이다.
볼보 XC90
볼보 XC90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 싸구려 서스펜션 논란이 있었다. 트럭에 주로 쓰이는 리프 스프링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일명 ‘판스프링’. 하지만 XC90에 쓰인 리프 스프링은 좀 다르게 봐야 한다. 화물차처럼 리지드 액슬도 아닌 인티그럴 링크 구조에 강철판 대신 폴리우레탄 매트릭스 수지를 이용해 만든 섬유 합성소재를 사용했다.
초록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바로 그것. 가격도 오히려 코일 스프링보다 비싸다. 볼보에 따르면 전통적인 코일 스프링보다 무게가 약 4.5킬로그램 낮아 부드러운 주행감각은 물론 NVH 성능이 더 좋다고 한다. 또한 공간도 덜 차지한다.
아우디 A8
신형 A8에는 ‘풀 액티브 서스펜션’이 들어간다. 전방 카메라를 통해 서스펜션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벤츠 S 클래스에 들어간 매직 보디 컨트롤과 유사하지만 A8에는 좀 더 신박한 기능이 더해진다.
측면 충돌이 예상되면 서스펜션의 액추에이터를 가동해 0.5초 이내에 충돌되는 쪽의 차체를 최대 80밀리미터 높인다. 운전자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다(차체 강성이 높은 쪽으로 충격을 분산). 승차감은 물론 충돌 안전성까지 고려한 똑똑한 서스펜션. 더불어 48V 전기 시스템도 들어간다.
시트로엥 C4 칵투스
신형 C4 칵투스의 가장 큰 특징은 개선된 승차감이다. 시트로엥은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듯한 승차감’이라고 표현한다.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로릭 쿠션(PHC)이라는 새로운 서스펜션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댐퍼 위아래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해 노면의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노면 충격이 크게 발생할 때에는 유압식 쿠션이 댐퍼의 급격한 수축과 이완을 조절해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다. 사실 시트로엥은 1955년부터 하이드로 뉴메틱이라는 차고조절식 서스펜션을 사용했을 정도로 서스펜션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다.
서스펜션 구조엔 어떤 것들이?
토션빔 (Torsion Beam)
일체형 서스펜션의 한 종류로 좌우 트레일링 암이 비틀림 탄성을 의미하는 ‘토션’ 특성을 가진 ‘빔’에 연결된 구조. 구조가 비교적 간단해 주로 소형차에 쓰인다.
멀티링크 (Multi Link)
여러 개의 링크로 구성된 독립식 서스펜션. 구조가 다소 복잡하지만 얼라인먼트 변화에 대처하기 쉽고, 타이어를 노면에 접지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주로 고급차와 스포츠카 뒤축에 들어간다.
맥퍼슨 스트럿 (Macpherson Strut)
댐퍼와 스프링에 바퀴를 이어 붙인 스트럿과 수평 배치된 로어암이 차체에 연결된 구성이다. 멀티링크, 맥퍼슨 스트럿, 더블위시본 세 개의 독립식 서스펜션 중 구조가 가장 간단하다. 일반 승용차는 물론 스포츠카까지 두루 쓰인다.
더블위시본 (Double Wishbone)
위아래 한 쌍의 암과 댐퍼로 바퀴를 지지하는 독립식 서스펜션. 두 개의 암이 새의 쇄골(Wishbone)을 닮았다고 해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이라 불린다. 강성과 조정 안정성이 뛰어나 고급 승용차나 스포츠카에 많이 쓰인다. 다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며 가격이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