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미발표 시 유고 시집 출간
황지윤 기자
입력 2024.09.05. 00:40
2
대하소설 ‘토지’를 비롯해 ‘김약국의 딸들’ ‘파시’ 등 굵직한 작품으로 한국 문학사에 획을 그은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다산책방)가 재출간됐다. 2008년 출간된 유고시집에서 미발표 5편을 더해 총 44편의 시를 실은 개정판이다.
고(故) 박경리 선생은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생전 200편에 가까운 시를 남겼다. 유고시집을 포함해 ‘못 떠나는 배’ ‘도시의 고양이들’ ‘자유’ ‘우리들의 시간’ 등 총 5권의 시집을 펴냈다.
삶의 막바지에서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는 시집이다. 작품 뒤에 숨겨진 ‘사람’ 박경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미발표 시에는 생명에 관한 고찰이 담겼다. ‘생명은 무엇이며/ 아아 생명은 무엇이며/ 사는 것은 어떤 걸까// 서로가 서로의 살을 깎고/ 서로가 서로의 뼈를 깎고/ 살아 있다는 그 처절함이여’(‘생명’ 중에서).
미발표 시들은 토지문화재단 수장고를 정리하던 중 관계자가 찾아냈다. ‘부모의 혼인’ 외 ‘제목 미상’의 시 3편에는 작가의 외손자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가제를 붙였다. ‘죽어가는 연어를 생각하라’ ‘그만두자’ ‘머무는 시간’ 등이다.
황지윤 기자문화부
2017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국제·경제부를 거쳤다. 2024년 3월부터 문화부에서 문학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