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을 넘어 탈식민의 성찰로 – 민족 우선의 팽창주의, 성장제일주의, 온갖 폭력과 차별 등, 우리 마음속 친일을 청산하기 위한 비판과 성찰의 이야기
이 책은 거친 반일론을 비판하면서 제국과 식민지의 ‘공모’를 드러내고 그것을 수긍하려는 책이 아니다. 좁고 강렬한 ‘반일’의 욕망을 넘어, 더 보편적이고 절실한 ‘탈식민’의 숙제를 고려하자고 요청하는 책이다.
1장에서는 제국 일본의 팽창과 더불어 식민지 조선에서 성장한 반중 민족주의와 팽창의 욕망을 살펴본다.
2장은 식민지근대화론 비판이다. 성마른 수탈론이 식민지근대화론을 키우는 자양분이 됐다.
3장은 학생 시절 독립운동에 나섰다가 고초를 겪은 뒤 실력양성의 길로 들어선 의사들의 이야기다
4장에서는 과거사 청산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프랑스와 독일의 경험을 다룬다.
5장에서는 창씨개명을 주제로 보통사람의 역사적 책임이라는 주제를 검토한다. 창씨개명의 과정은 복잡하다. 그것은 친일이나 반일 민족주의로, 혹은 유교적 친족중심주의로 쉽게 귀착되지 않는다.
팽창 욕망을 정당화한 식민사학, 만선사관과 반도적 성격론 – 만선사관과 반도적 숙명론이 가리키는 메시지는 간단명료하다. ‘당신들의 고통, 이 비루한 현실은 현존하는 일본제국주의와 자본가, 지주의 착취 탓이 아니다. 천 년도 더 전에 만주를 상실하고 반도에 갇혔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주로, 대륙으로 가자’
한국 사회에서 친일 과거사 문제가 논란이 될 때마다 집중되는 관심은 대개 일제시기에 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한 사람들, 기득권자들의 친일 행적이다.
창씨개명을 스스로 원해 적극적으로 이행했다는 주장과, 강제에 의해 할 수 없이 따랐다는 두 가지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