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이야기 : 두 캠퍼스 이야기, 천안더비 2017
매해 가을 쯤에 개최되는 전국체전, 농구 일반부에는 상무를 포함해서 아마추어 팀들이 지역대표로 참가하는데
이 아마추어 팀들이 주로, 각 지역에 분교 캠퍼스를 둔 1부 대학 팀들 중에서 선발되어서 나옵니다.
1부 대학 팀 캠퍼스가 하나 박에 없는 지역은 별 경쟁 없이 전국체전 출전권을 얻습니다.
예를 들자면 경주는 동국대 캠퍼스만이 위치하기에 동국대는 언제나 경주 대표로 프리패스로 전국체전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서울 대표 같이 여러 대학이 몰려 있는 경우는 대표 대학이 돌려가며 나오거나, 출전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기도 합니다.
천안을 연고로 한 두 대학, 단국대와 상명대는 상명대가 1부 대학농구팀으로 편입된 이후에 매해 전국체전 출전권을 놓고
경기를 펼쳐왔습니다. 대학리그가 시작되면서 대학리그 맞대결이 전국체전 천안 대표 출전권 선발전 형식을 띄어왔습니다.
(참고로, 한 시즌이긴 했지만 연고/고연 정기전이 대학리그 정규 경기 중 하나로 치뤄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라이벌 전에
우승도 걸려있던 경기라 살벌 했던 기억이....)
정성우 (LG) - 김주성 (모비스) - 이현석 (SK) - 류지석 (KT)가 활약했던 2014년에 상명대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던 것을 제외하면 언제나 천안 출전권은 단국대의 차지였습니다. 천호지를 가운데 두고 바라보는 양 대학의 맞대결, 천안 더비는 여러 의미를 띄는 중요한 경기들 이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천안 더비가 돌아왔습니다. 나름 기대하던 경기라 5시 부터 시간을 빼놓고 중계를 켜놓고 집중해서 보았네요.
1쿼터는, 상명대의 주장 정강호, 단국대의 루키 윤원상의 쇼다운이 펼쳐 졌습니다. 각각 두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업치락 뒤치락 하는 양상을 펼쳤습니다. 단국대는 전태영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홍순규가 영 이지슛을 놓치는듯 컨디션이 무너진 모습을 보인 반면에 상명대는 이틀 전에 연장 접전을 한 팀치고는 과감하게 정진욱, 전성환 등의 가드진이 압박을 펼쳤습니다. 다만 상명대는 그간 컨디션이 좋던 곽동기가 일찌감치 파울을 쌓으며, 활동이 제약을 받았습니다. 초반 과감한 골밑 공략과 림 어택이 나왔던 상명대였기에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연대에서 상명대로 편입하여, 3년만에 대학 무대 복귀전을 치룬 김한솔이 곽동기의 대타로 들어갔으나 아직은 경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리바운드에 적극적인 가담을 한 것 이외에는 굼뜬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골 밑 에서의 콜이 짠 편이었기에 단국대의 하도현이나 상명대의 정강호의 포스트 공격에 대해서 휘슬이 잠잠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양측 모두 골밑만 파고들려 하면 과감히 더블팀을 붙는 장면이 여럿 나왔습니다. 18-18,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끝난 1쿼터 였습니다.
2쿼터 초반, 상명대는 약간 지지부진한 경기의 판을 깨기 위해 과감히 곽동기 - 김한솔 - 정강호 빅맨 세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빅 라인업을 깨닙니다. 첫 공격에선 미스매치를 이용한 정강호가 성공적인 메이드를 시켰지만 이내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1분도 활용하지 못하고 다시 정상 라인업으로 돌아옵니다. 라이벌 전인 탓인지 양 팀 모두 소소한 실책 공방들이 오가는 가운데, 마지막 2분 동안 앞선 압박에 이은 트랜지션과 정강호의 3점포가 터지며 상명대가 32-27 5점차로 기분좋게 전반을 끝냅니다.
3쿼터에 들어서는 단국대의 하도현이 본격적으로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곽동기를 순식간에 파울트러블로 벤치로 보낸 하도현은 파트너 홍순규와 함께, 상명대의 김한솔 - 정강호를 집요하게 공략합니다. 하도현이 자신보다 신장이 낮은 정강호와 매치가 되면 홍순규가 김한솔을 하이 포스트로 끌고 나와 패스를 빠르게 넣어주며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상명대 앞선 선수들이 체력이 조금씩 떨어진 것인지 더블팀 수비에서 전반 만큼의 적극성과 좋은 타이밍을 보이지 못하였습니다. 단국대는 권시현 - 원종훈 - 윤원상의 앞선도 힘을 내며 다시 경기를 38-37로 뒤집습니다.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타임아웃이 오가는 가운데
그리고...!!!
네이버 중계 방송이 갑자기 터져버립니다...
네 반쪽 짜리 감상문이라 제목을 적은게 이 이유였습니다...
멀쩡히 보고 있던 방송이 갑자기 무한 버퍼링이 걸리더니 방송이 터져버리며 중계가 끝나버렸습니다...
유독 이번 대학리그 방송 업체 중에 한 담당 업체 방송때, 가끔 이런 버퍼링 걸릴 때가 잦은데...
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를 가장 중요한 시기때 터뜨려 버렸습니다...
일부로 해설까지 불러왔더만....
4쿼터 막바지만, 운 좋게도 단국대 서포터즈의 페북 라이브로 잠깐 시청할 수 있었는데
결국 상명대의 골밑을 장악한 하도현을 앞세운 단국대가 상명대의 막판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며 68-63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4학년 들을 짧게 이야기해 보자면
그간 부진했던 하도현이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며, 골밑을 장악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확실히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선수 상대로
포스트업을 정말 자신있게 치는 하도현 이었습니다. 3점도 좀 과감히 더 쏴봤으면 하는데...
홍순규는 하이포스트에서 하도현과의 하이로우게임은 좋았으나, 최근 교생실습의 영향인 것인지 영 이지샷을 자주 놓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쿼터 중반 곽동기를 앞에 두고 베이스라인에서 치고들어가는 턴어라운드 스텝 이후 훅슛은 이 선수가 보기보다 그래도 유연한 스텝과 몸놀림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긴 했습니다.
사실 이 경기서 가장, 눈에 띄던 졸업반 선수는 상명대 정강호였습니다. 아마 이번 대학 드랩에 참여하는 선수들 중에 운동능력만 따지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강호는 과감한 돌파와 적극적인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참여, 이날 유독 잘터진 3점슛 까지 다방면에서 톡톡 튀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다만 이 선수는 높이가 부족한 약팀에서 그나마 큰 선수를 4,5 번으로 땡겨쓴 케이스라... 프로에서 3번으로 활약하려면 좀 더 부단한 노력 (슛!이라던지, 슛!이라던지)이 필요해 보입니다. 2라운드 초반 팀들 중에 포워드가 좀 얇은 팀은 한번 긁어볼만한 선수입니다.
남영길 선수는 작년 까지는 과감한 슛시도가 눈에 띄던 선수였는데 올해는 영 슛에 자신감이 안보이네요... 아쉽습니다.
플레이오프 대진에 따라 한 번 더 올해 맞불을 가능성이 있는 두 팀인데
다음 천안더비는 터지지 않는 방송환경을 기약합니다.
첫댓글 김주성이 있던 시절이면 2013년 같아요. 저는 고려대 경희대 경기를 보고 다른쪽 경기는 네이버 스코어만 확인했었는데 갑자기 0:0으로 나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중간에 폭파됐었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