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선수단이 내년 시즌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현대 주전급 선수 13명은 21일 전날 행해진 8개 구단 사장단의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주동선수 방출결정에 대해 반발,항의서한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내 “방출결정을 철회하고 선수협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내년 시즌 전면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주장 김인호를 비롯한 주전급 선수 13명은 현대 유니콘스의 2000년 종무식이 있던 20일 밤 서울 모처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3시간30분여에 걸친 토론 끝에 이같이 결정,8개 구단 및 KBO의 전횡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단체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임선동,김수경,위재영,조웅천,박장희 등 투수 5명과 박재홍,박종호,박진만,전준호,이숭용,심재학,김인호,이명수 등 야수 8명이 포함된 핵심 주전선수 13명이 단체행동을 합의해 프로야구 사상 최대의 메가톤급 파문이 예상된다.
현대 선수단이 ‘시즌 보이콧’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게 된 데는 KBO의 선수협 주동선수 방출이라는 극약처방이 궁극적으로 선수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프로야구 존폐위기까지 치달을 수도 있는 이같은 결정이 사장단에 의해 너무도 쉽게 내려질 수 있다는 현실에 대한 개탄과 함께 사장단의 결정에 동료들이 맥없이 무너져 언제까지나 구단과 ‘봉건적 주종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도 함께 작용했다.
단체행동에 들어가기로 한 현대 선수단은 “지금까지 선수협의 노선에 대한 방법론적 입장 차이로 가입을 유보했지만 동료선수들의 명분 없는 방출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초강경 대응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의 행동이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타구단 동료선수들의 동참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혀 향후 선수협 주동선수 방출 여파는 걷잡을 수 없는 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