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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다 원문보기 글쓴이: 사람사는세상
안녕하세요?
새로운 한 달을 여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기분 좋게 하시는 모든 일들이 척척 풀리시길 바랍니다.
먼저 토요일에 예고 드렸던 대로 오늘은 조금 쎈거로 말씀 드리지요.
조금 화도 나실 수 있을겁니다.
월요일 정서에 안 맞을라나 ???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와 유사한 일들을 직장에서 주변에서 겪을 수EH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행중 만난 진상 손님 2편입니다.
쫌 깁니다.
저는 체질상 소고기를 못 먹습니다.
알러지가 있어요.
소고기 다시다도 많이 들어가면 반응이 오거든요.
그래서 조미료로는 미원을 즐겨 먹는 편이죠.
요즘 무해하다고 판명 나서 기분 좋게 먹고 있지요.
이런 체질이다 보니 투어시 음식 때문에 사실 고생을 많이 합니다.
유럽이나 미주쪽, 아니면 대양주쪽으로 10여일 투어를 마치면
투어 중 너무 많이 먹은 피자고 파스타고, 햄버거조차 한 동안 거들떠도 안 봅니다.
못 먹는게 소고기 하나지만 그거 들어가는게 엄청 많거든요.
먹는것이 주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제 아내는 제가 투어 나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고요?
그때를 기회로 곰탕이며 설렁탕이며 소고기 구이까지, 아들하고 둘이 파티를 하니까요.
2002년 ? 2003년 ? 그때쯤으로 기억납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가는 캐나다 투어였습니다.
총 저 빼고 18분이셨죠.
그 중 16명은 원주 주변 모처에서 동종, 또는 유사 업종에서 대표로 오신 분들이었고
나머지 둘은 (이 둘은 존칭을 생략하겠습니다.) 나머지 16명과 그 외 여러곳을
영업 관리하고 평점을 주관하는 모 공사의 과장과 대리였습니다.
즉 16명 모임에 영업상, 곁가지로 돈을 더하여 무료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지요.
다시 말해 접대 투어인것입니다.
저하고 친한 친구가 16명 팀의 총무여서 이 투어를 제가 진행 한 것이었고
그로 인해 여행 경비 외에 용돈으로 그 둘에게 200하고 100씩을 더 쥐어줬다는 것도 알게 됐죠..
원주를 출발해서 용인 휴게소에 휴식을 하기로 합니다.
전화로 설렁탕을 미리 시킨다기에 제꺼는 빼라고 조용히 총무에게 말을 했었죠...
시켜봐야 어차피 제가 못 먹을거니까요.
휴게소에 도착해서 전부 식사를 드시는 것 보고 자리를 옮기려는 순간...
-. 당신은 밥 안 먹어?
그 접대로 가는 과장이었습니다. 58년 개띠...
이후로 그냥 과장과 대리로 표현하겠습니다.
-. 아, 저는 소를 못 먹어서 다른 것 먹으려고요. 신경쓰시지 말고 맛있게 드세요.
제 딴엔 다소곳이 제 입장을 밝히고 돌아서는데 뒤통수로 들리는 소리가...
-. C 팔. 가이드가 주는 대로 처 먹지... 별....
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제가 말을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먼저도 밝혔듯이 참는 성격입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은 나머지 16명의 접대 대상이기도 했으니까요...
이때부터 8일에 걸친 지옥같은 여행이 시작됩니다.
공항에서 수속을 밟는데 모 기관 감사실에 계신 분이 전화가 오셨습니다.
골프 투어를 문의 하셨죠. 전화를 하는 동안 친구에게 짐 맡기는것을 부탁했죠.
친구가 누구냐고 묻길래 있는 그대로 얘길 하고는 다시 화물을 부쳤습니다.
수속을 한 뒤 게이트 앞에서 탑승 대기를 하는데 총무보고 소주를 사오라더군요.
친구가 제게 여기 소주도 파냐고 묻길래 관광소주는 파니까 그거 사서 마시면 된다고 일러줬죠..
면세점에서 그 사각으로 되어있는 소주를 사와서는 주변에 앉아 마시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대뜸 그 과장이
-. 어이.. 너도 한잔하지!
-. 저, 죄송합니다. 지금은 제가 업무중이라서요... 나중에 캐나다 도착해서 호텔 들어가면 한잔 올리겠습니다.
-. 아 거 진짜 C 팔 말 더럽게 안 듣네.. 처먹기 싫으면 관둬..
화가 치밀더군요.
그 순간 16명의 눈빛이 제게 쏠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그 과장 고등학교 직속 후배도 있었구요.
마치 제게 참아달라는 눈빛으로 보였습니다.
그냥 죄송하다 하고는 자리를 피했습니다.
주변에서 어정거려 봐야 욕 밖에 안 듣겠더라구요.
그렇게 술이 몇 순배 돌아가고는 탑승을 했습니다.
벤쿠버 공항에 도착을 합니다.
제일 먼저 기체 밖으로 나가서 나오는 한분 한분에게
-. (한 곳을 가르키며) 조기서 기다려주세요!
라고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보다 목이 하나는 더 큰,
머리 나쁜 고릴라처럼 생긴 캐나다 공항 직원이 제게 말을 걸더군요.
그룹이냐 개인이냐 하고..
그룹이라고 했더니 손님 다 나오면 자기를 따라오라더군요..
그룹으로 수속을 빨리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면서요.
손님이 다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지정했던 자리로 갔습니다.
엥? 아무도 없네요.
캐나다 직원이 제 팀 어딨냐고 물어봅니다.
모른다고 했더니 이미그레이션으로 같이 가보자고 합니다.
그룹은 같이 한 줄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제가 자리를 지정했던거거든요.
아, 그런데...
입국장 줄에도 반만 있지 반은 없는 겁니다.
이 캐나다 직원 바로 두리번거리고 뛰어다니더니 금방 우리 팀을 찾아서 같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는 제게 우리 팀 다 모이게 하라고 합니다.
그리곤 줄을 안 세우고 그 옆 방으로 데리고 갑니다.
이쪽에서 심사 받고 나가라고 하고는 그 쪽 입국 심사 직원하고 몇 마디 나누고는 나갔습니다.
기다리길 30 여분...
우리를 대기만 시켜놓고 도대체 부르지를 않는 겁니다.
제가 가서 왜 이렇게 있는거냐고 물어보니 조용히 자리로 돌아가 기다리랍니다.
이유를 당췌 말을 안 하는거예요..
답답해 죽을 지경인데 이 과장이라는 사람이 소리 소리치며
-. 아! C 8! 내가 이래봬도 대한민국 한국00공사 과장인데 여기서 이 딴 대접 받아야겠어?
당장 한국 대사관에 전화해!
-. 저. 과장님 조금만 참아주세요. 여기서 이러시면 우리에게만 손해입니다.
-. 너도 시끄러워.. C 8 가이드 하나 JO 같은거 만나서 이게 뭔 고생이야?
결국 현지 거래처 사장이 힘써줘서 네 시간 만에 입국이 완료되었습니다.
버스에 다 오른 후 가이드가 제게 몰래 말합니다.
-. 힘드셨죠?
-. 아니 도대체 이유가 모래요?
-. 손님중에 절반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다 걸렸대요.
공항직원이 그거를 잡아서 페널티 삼아 한 삼십분 정도 가둬 둔거구요.
헐... 법이 엄격한 저 나라에서, 그것도 공항 화장실서... 추방 내지 벌금 안 낸것만도 큰 다행이었죠.
-. 그런데 왜 네 시간이나요...?
-. 제가 듣기로는 손님 중에 누가 계속 소리지르고 난동 부렸다면서요? 그래서 괘씸죄로 점점 더...
내용을 다 듣고나니 정말 기가 막힙디다. 저는 그때까지 담배 피다 걸린 내용조차 몰랐거든요.
그 과장이 한 대 얼릉 피고 나가자고 해서 같이 들어갔던거지요...
일단 늦은대로 벤쿠버 시내투어를 마치고는 저녁을 먹습니다.
역시나 소주에 맥주 말아 밥 한끼 뚝딱합니다.
총무인 친구가 제게 말을 합니다.
-. 아, 저게 원래 저렇게 개야.. 저기 0 소장님은 환갑이 다 되셨는데도 재가 반말 찍찍한다니까.
그냥 여행을 위해서 니가 참고 잘 좀 신경써줘라.
-. 다 좋은데 저 과장 여행 내내 저러면 어쩌냐?
-. 뭐, 그러다 말겠지! 지두 사람이면.. 우리야 한 두번 겪는 것도 아닌데 뭐...
-. 알았어 내가 호텔 들어가서 전체 맥주 한잔 살께..
식사를 다한 후 호텔방 배정까지 끝내고 그 과장 방으로 갔습니다. 대리랑 둘이 한방을 썼죠.
-. 저, 과장님. 제가 미숙해서 많이 고생하셨죠?
내일부터는 정말 좋은 여행되시게 최선을 다 할테니 섭섭한거 있으시면 풀어주세요.
로비로 가시죠! 제가 이 팀에게 맥주 한잔 올리겠습니다.
-. 그래? 알았어.. 열심히 해. 잘하면 앞으로는 내가 너한테 뭐라하는 사람은 다 막아줄게.
-. 고맙습니다.
그리곤 다같이 모여 맥주를 한잔합니다. 한 참을 기분 좋게 마시고 있는데
-. 자네도 내 잔 한 잔 받지.
-. 네. 고맙습니다. 벌컥 벌컥! 과장님도 한잔 받으세요.
잔이 피처 잔이라 오른손으로 잔을 드리면서 왼손으로 피처를 들었습니다.
갑자기 얼굴이 똥씹은 개가 됩니다. 그러더니 고교 후배를 부릅니다.
-. 아.. 얘 진짜 안 되겠네. 어이. 0소장! 이리와서 얘, 주도 좀 가르켜...
잠시 전 어안이 벙벙했죠.
-. 대장! 어른한테 술을 드릴 때는 먼저 두 손으로 공손히 잔을 드린 뒤에 이렇게 술을 따라 드리는거야...
.
.
.
매애애애애앰!
.
.
.
정말 기가차고 환장 할 노릇입니다.
그 때 그 과장 나이 마흔 네다섯 밖에 안 됐습니다. 어른이랍니다.
물론 제가 주도를 몰라 그리한 것이 아닙니다.
자리도 그렇고 의자도 좁아서 이동하기가 조금 불편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거지요.
그 훈계(?)를 듣는데 얼굴이 파르르 떨립니다.
너무 약이 오르니까 눈물이 나데요.
살짝 눈 옆 꼬리에서 떨림에 맞춰 양 귀옆으로 스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죄송하다고 하고 다시 정식으로 주니까 잘 받아 마시더군요.
그런 사람이 환갑되신 소장님한테는 한 손으로 주고 받고 하더군요.
잘해보자고 만든 자리가 돈 버리고 다시 찍히는 꼴이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투어중에 계속 매너없는 일들의 반복입니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하니 얘기꺼리만 스무개도 넘겠더라구요..
여기서는 많이 줄여서 하겠습니다.
투어 중 쇼핑?에 갔을 때입니다....
돈도 별도로 200 을 받은 것을 아는데 그 흔한 맥주 한잔 안 사면서
물건을 잡고 진열대 위를 툭툭칩니다.
-. 아.. 이거 좋네.. 누가 이런거 하나 안 사 줄라나?.
뭔가보니 천연 비아그라랍니다.
아무도 들은척 안합니다. 거기서 혼자 사주면 남들이 욕 할테니까요...
결국 공동 경비에서 사 주는걸 봤습니다. 그 뒤로도 쭈욱~~~ 계속...
그러자 이를 보고 대리도 따라 진열대를 툭툭칩니다.
보다 못해 대리에겐 제가 한마디 했죠.
-. 대리님. 대리님은 아직 그러면 안 될 나이인거 같은데요?
제대로 한마디 하니까 그 뒤로는 그런짓 못합니다. 스물 일곱인가 했었죠.. 아마...!
또
-. 야. 가서 소주 다섯병만 가져와.
식당에서 저보고 술 사 내랍니다. 소주 한 병에 2만원입니다.
그 수모를 참아가며 진행하는 투언데 번 돈 털어서 그 사람 입에 술 값으로 처 넣을 순 없자나요.
안 된다고 하니 역시나 개 거품을..... 그래서 결국 사줬죠 ㅠㅠ...
그렇게 숱한 욕지거리와 인간이하의 행세를 계속 보면서 투어를 했죠.
제가 살면서 참아내야 할 온갖 수모와 역겨움을 그때 다 겪은듯 합니다.
토론토! 이제 하루만 자면 이 모든 악몽이 끝납니다.
다음날 나이아가라 다녀와서 밤 비행기로 아웃하면 끝이니까요.
식사 후 호텔방으로 들어 온지 채 30분도 안 되었을 때입니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립니다.
-. 여보세요?
-. 아, 저 0 대리인데요 마지막 날이고 해서 다들 한잔하자고 과장님이 그러시는데 통닭 배달 좀 시켜주세요.
-. 저. 여기는 배달이 되는 나라가 아닙니다. 힘들겠는데요. 미리 얘기했으면 오면서 샀을텐데요,...
-.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 가서 사오는 수 밖에 없어요.
바로 그때 전화기 너머로 과장이 언성을 높입니다.
-. 아, 그 십XX는 뭐든 해보지도 안고 안 된대! 무조건 배달 시키라고해!
헐~~~~~~~~~~~~~! 분명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죠....
도시 한 켠으로 조금 벗어난 지역의 처음 가는 호텔이고 가이드도 집에 간 상황이니
저 역시 어디가서 사와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마침 저녁 식사 때 식당에 있던 한인 신문이 있어 혹시나 하고 찾아봅니다.
역시나 통닭 파는데는 많은데 배달은 전부 안 되더군요.
그러다가 마침 한 집이 호텔을 묻기에 호텔 이름을 말해주니까
다행이도 집이 이쪽 근처이니 금방 퇴근하니까 퇴근길에 가져다 주겠다는겁니다. 어찌나 고맙던지...
그렇게 한 시간여 지나고 통닭이 우여곡절 끝에 배달이 됐습니다.
제 여행 경력에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당연히 통닭값을 그 과장이 내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까지도 받은 돈 200 에서 단 한 푼도 안 썼으니까요.
방 초인종을 누르니 대리가 통닭만 받고 그냥 들어가려 합니다.
-. 봐라! C 8 ! 멀쩡히 되는 배달도 안 된다고 GRAL하고...
당근 과장입니다. 또 꾹 참습니다.... 속으로 한번만 더 건드리면 넌 한번 당한다... 하면서요.
-. 저,..,.., 통닭 값은요?
대리가 어물쩡하게 그 과장 얼굴을 쳐다봅니다.,
그 과장은 태연히 아무 말도 없이 전화를 하더니 총무에게 통닭 값 가져오랍니다.
저는 멍한 얼굴로 통닭값 계산하는 것을 보고는 방으로 갔죠...
살짝 침 한번 뱉고... 토..(소심하게 침뱉는 소리)...!
그리고 삼 십여분 지났을까, 친구가 제게 그 방으로 다시 오라네요. 소주 한잔하러.
부닥치기 싫어 안 간다니까 마지막 밤인데 그냥 오라고 자꾸 그러더군요.
마지 못해 가서 그 과장 멀찍이 떨어져 앉아 소주 한 잔을 받았습니다.
막 마시려고 하는데...
-. 우리 내일 바닷 가재 먹지?
갑각류에 알러지 있는 분들이 있어서 이 바닷 가재는 거반 옵션 사항으로 진행합니다.
-. 네. 나이아가라 가다가요.
-. 그거 내 꺼하고 대리꺼하고는 니가 내.
-. 제가 왜요?
-. 아니, 니가 그 깟꺼 한번 사면 안돼. 얼마나 한다고. 얘네들은 나한테 돈 많이 썼자나..
이제 제게도 한계가 왔습니다. 이 투어 망치고 깨지는 일이 있어도 이젠 아니다 싶었죠.
-. 과장님! 진짜 너무 하시는군요. 인솔하느라 고생한다고 물 한병 못 사줄 망정 옵셥비를 대신 내라구요?
바닷 가재 한 마리 사먹을 돈도 없는 양반이 여기까지는 왜 왔어요?
저는 가재 뒷다리에 붙은 껍데기 한 조각조차 사 드릴 의향 없으니 알아서 하세요.
정말 기분 맞추기 어려워서 같이 투어 못하겠네.. 앞으로는 이 팀 투어 전 안합니다.
이번으로 끝내겠습니다.
그러고는 나머지 16분께 정중히
-.죄송합니다.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도저히 술을 같이 할 분위기가 안 되는군요...
하고는 나오는데 그 과장이 뒷통수에 대고는
-. 너 이 개XX! 너 내가 반드시 일주일 안에 사무실 문 닫게 하고 만다...
하면서 씩씩 대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제 방에 와서는 혼자 참치캔에 소주 한 병 나발을 불었습니다.
그리고
10 여분 뒤부터 제 방 전화가 불이 납니다.
번갈아가며 16 명중 13 명이 자기들 방에 가서 제게 전화를 거는 것이지요.
잘했다고, 정말 잘했다고.. 자기네는 어쩔 수 없어 참지만 대신 너무 잘했다고...
사실 그 16 명 생각해보세요.. 비싼 돈 내고 그것도 돈까지 대 줘 가며 델꼬 온 사람이
가는 족족 분위기 흐리고 기분 잡치게 하는데 좋을 수 있겠어요.
행여 나중에 평점이라도 더럽게 줘서 입찰 자격 박탈 당할까봐 꾹 꾹 참는 것이지요.
그때까지 참는 것도 대단했습니다.
그 뒤로 두 병 더 나발 불고 편히 푹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
그 과장 얼굴 보려니 조금은 그래도 찝찝하더라구요...
어? 그런데 이게 웬일?
요 과장이 이상하게 저를 슬슬 피해요. 제 옆에는 10 미터 이상 떨어져서 아예 안 옵니다.
투어 내내 근접 깐죽을 일삼더니 말이죠.
잠깐 친구에게 얘기를 들으니 전날 밤에 술자리 파하고 난 뒤 둘이 얘기를 했다네요.
그러면서 인천공항에서 짐 붙일 때 저하고 통화한 사람 신분을 알려줬답니다.
-. 재 저러다 만일 그 감사실 형님한테 그냥 이번 일 얘기하면 어쩔려구 그러세요. 이제 그만하세요.
더군다나 그 분 4급 이라는데... 과장님 조심하세요..
라고요...
그 형님이 같은 계통 관할 감사 공무원이셨거든요.
내용을 들으니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기세 등등 난리 죽이던 사람이
비록 하루지만 조용히... 정말 조용히 풀이 죽어 제 눈치만 보는데....ㅉ ㅉ !
사실 저 아무리 미워도 그런 꼼수 써 가며 사람 망가트릴만큼 야비하지 못하거든요.
나중엔 애처롭더라구요. 그러나 모른체 했어요.
그래서 그 덕분에 나머지 16명이 그날 하루라도 편하게 관광을 했으니까요.
그나마 이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나이아가라 투어라서 얼마나 다행이던지요.
바닷가재요?
미리 식당에 얘기해서 원래 먹는것의 2/3짜리 작은 놈을 먼저 찌라고 시켰죠...
5분 텀으로 나머지 14개는 원래대로 큰 놈을 찌라 시키고
그리고는 어른 대접(?) 해 드린다고 제일 먼저 나온 걸로 드렸죠... ㅋㅋ
가잿값이요?
현찰 빳빳한걸로 70불 그냥 직접 받았습니다... 칼같이...
나중에 비행기가 딜레이되어 5시간 더 머물렀는데도 불평 한마디 없더군요.
모든 여정을 마친 후 원주에 도착을 하니 제게 슬며시 말을 겁니다.
-. 저. 이 사장. 고생했어. 여행중에 내가 좀 장난이 지나쳤지? 다,,. 재밌자고 한 거니까, 이해해...
-. 아.. 그럼요.. 다 알죠.. (조용하고 차분하게)
참 그리고 제 사무실 일주일 안에 문 닫게 해 주신다고 했죠. 준비해 주세요..
저는 천천히 있다가 진급도 못하셨는데 그냥 옷 벗게 해 드릴께요... 이주 뒤에..
그러고는 냉정히 싹 돌아섰습니다.
물론 그럴 맘도, 힘도 없지요.
하지만 이런 사람은 이렇게 한번 호되게 당해봐야 정신 차리겠지 싶었습니다.
그 뒤로 몇 번에 걸쳐 화해 전화가 오길래 어차피 진행 할 것도 아니라 그냥 대화로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출발 삼일 전에 그 과장한테서 전화가 왔더군요.
여직원인지 여자 한명 더 데리고 가야겠으니 자리 만들라고. 애인인듯 했습니다.
그런데 여권도 없는 사람을 어찌 만들어 갑니까? 당연히 안되죠.
사실 방법이 있긴 했지만 모임 회장님께서도 절대 안 된다고 하라시더군요.
그래서 안 된다고 했더니 거기에 첨부터 앙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들 하더군요...
처 자식두고 몬짓거린지....
그 공사 직급에는 차장이 없답니다.
얼마전에 듣기로는 아직도 진급이 안되어 차장으로 근무 중이라더군요.
그냥 남들이 차장이라고 불러주는거랍니다.
그냥 던지는 한마디가 개미 눈의 빗방울 보다 클 수 있습니다.
빈말이라도 따뜻하게 하면 서로가 좋지 않나요?
별거 아닌 일에 굳이 인상 쓸 필요 없자나요.
직장에서도 그런 분들 꼭 있을겁니다.
별거 아닌 일에 트집 잡고 시비 걸고 야단치고...
어떻합니까. 참거나 들이대거나 둘 중 하나죠..
저녁에 애꿎은 소주와 씹어대는 닭 한마리만 불쌍한거죠...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높은(?) 자리 계신분들께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그 자리 영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부하 직원들이나 하청 업체들로 인해 그 자리가 유지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요.
높을 수록 섬기는 자세를 가지는 사람이야 말로 존경과 존망의 대상이 됩니다.
큰소리치고 교만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뒷담화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저주뿐입니다.
높을수록 겸손하십시오. 비행기도 하늘로 날아오르지만 반드시 다시 내려옵니다.
여행 인솔자도 사람입니다.
감정노동자에 속한다고 봐 주세요..
행여 컴플레인 들어오면 그거 어쩝니까?
물건은 반품이라도 받지, 이건 뭐 다니면서 이미 다 소비가 된건데...
이렇게 8 일이면 그 기간을 계속 참아야 하는데......
그러나 그런 시절 다 이겨내고 견디니 쪼끔은 더 성숙한 제가 있더군요,.
지금은 더욱 유연하게 삽니다.
아마 저 일도 지금의 저였다면 끝까지 허허 웃으며 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철들자 청춘이 아쉽습니다.
어려운 시기의 젊은 분들은 힘들수록 더욱 의연하게 대처하시는 지혜를 발휘하시고,
부모대의 중장년들께서는 행복한 노후를 위하여
오늘도 힘차게 달려보세요
모두가 웃고 사는 아름다운 날들이 되는 그날까지.....
.
.
.
사람사는 세상이었습니다.
P.S)
메일로 문의가 많이와서요...
차라리 많이 죽었기는 한데 초라한 저희 카페로 놀러오심이 어떨까요.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그 허망한 자리를 채워주시면 더 좋겠구요..
http://cafe.daum.net/talktogether
월요일 너무 안 좋은 글을 올린듯해서 조금 맘이 그렇네요...
그러면 죄송요.....
첫댓글 나이아 가라 에서 나이를 보내고 한판뜨시지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