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사오싱, 상하이, 시안. 지난. 항저우. 하얼빈
최고의 중국 현대 문화•문학 전문가, 인문학자 이욱연이 들려주는 진짜 중국 이야기.
오해와 편견을 넘어, 사람의 무늬를 읽어내는 특별한 산책 – 역사•음식•문학•영화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중국의 숨은 매력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돈은 중요한 토대다. 맹자의 말대로 장기적으로 자기 것인 일정한 재산을 뜻하는 恒産이 있어야 너그러운 마음인 恒心이 나온다. 그런데 항산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록,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산다. 사람이 있어야 삶이 행복하다.
자주 혹은 때때로 홀로 걷는다. 홀로 걷는 일이란 무엇인가?
중국 작가 루쉰의 말대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여럿이 같이 걸어야 한다. 그래야 지상에 희망의 길이 생긴다.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의 보폭과 방향에 내 걸음을 맞추면서 손잡고 같이 걸어야 한다. 그런데 때로는 홀로 걷는 일도 삶에 꼭 필요하다. 여럿이 함께 걷는 걸음만이 아니라 온전히 혼자 걷는 길과 시간도 있어야 한다. 그 걸음과 시간 속에서 내 보폭에 따라, 내 방향에 따라 홀로 걷는 순간, 나는 온전히 나 스스로에게로 돌아간다. 내가 자주 혹은 때때로 홀로 걷는 이유다.
이 책은 홀로 중국을 걸은 사념의 발걸음을 기록한 것이다. 삶의 위대함과 찬란함을, 삶의 고단함과 비루함을 생각하면서 걸었다. 주로 영화와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의 길을, 비범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한 삶을 산 사람들의 인생길을 따라서 걸었다. 아큐와 허삼관 같은 소설 속 주인공을 따라 걷기도 했고, 김사량이나 안중근, 이효석, 심훈을 따라 걷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