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오피스빌딩 임대료 수준이 이르면 오는 2008년 하반기에 광화문 등 도심권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R2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은 22일 ‘도심권과 강남권 권역특성 비교 및 임대료 전망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99년 1·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물가상승률(20.1%)을 고려한 월 실질임대료 분석결과 도심권은 14.1% 감소한 반면 강남권은 같은 기간 24.9%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4분기 현재 도심권 오피스빌딩의 월환산임대료(평당)는 강남권보다 약 9000원 높지만 2008년 하반기에는 두 지역 모두 7만4000∼7만8000원 정도에서 형성,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R2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최고의 비즈니스 중심지가 도심권에서 강남권으로 뒤바뀌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해당 시점에서의 임대료 수익성은 오히려 강남권이 도심권을 훨씬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본다”고 설명했다.
오피스시장의 중심이 도심에서 강남으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대기업들의 강남이전을 들 수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가 최근 종로에서 강남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주변의 로담코타워, 랜드마크빌딩으로 이사를 왔고 여의도에 있던 푸르덴셜투자증권과 동양화재도 강남으로 이사를 왔거나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태평로에 있는 삼성그룹 본사가 서초구에 사옥을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또 현대자동차 역시 기존의 양재동 사옥을 증축,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남권 오피스빌딩이 도심권에 비해 건축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고 은행 등 기업활동에 밀접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오피스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권 오피스빌딩의 경우 평균 건축연도는 94년으로 도심권(86년)과 마포·여의도권(89년)에 비해 비교적 새 건물이다.
건물내 승강기 역시 강남권은 건물면적 1297.1평당 1대 꼴이지만 도심권은 1515.7평당 1대로 입주민들의 이동권도 강남권이 탁월하다.
또 은행 본점은 도심권에 집중돼 있지만 점포수는 강남권에만 서울 전체의 27.4%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심권(15.1%)과 마포?여의도권(10.3%)에는 은행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한편 강남권의 임대료 상승 등으로 오히려 임대료 부담이 늘어난 벤처기업들은 강남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R2코리아의 조사기간(2001년12월∼2004년12월)에 강남권을 이탈한 기업은 443개였지만 강남으로 이전한 기업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192개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