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의 죽음과 함께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은
점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사건의 목격자이자 용의자였던 박 씨가
갑작스럽게 지병으로 사망을 하면서 사건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난항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건 당일 이 씨와 박 씨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적을 해가면서 우리가 만났던 아파트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박 씨는 평소 순하고 착한 성품의 사람이었으며
절대 살인이라는 끔찍한 일을 저지를 인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경찰 또한 박 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는 있었지만
돈이나 치정, 원한관계 등 납득할만한 범행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이 씨는 흉기에 무려 80여 차례 머리와 얼굴 등
가격을 당한 채 이곳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했습니다.
범인의 행위에는 분명 살인,
그 이상의 분노가 담겨있었습니다.
박 씨는 그 분노의 주인공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대상이었던 걸까요?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 순간 잊지 말아야 할 아주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보고 계신 이곳이
범인의 살인 무대라는 사실입니다.
현관 입구에서부터 방으로 이어져있는 좁은 통로에는
크고 작은 핏자국들이 이어져있음
좁은 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방 앞으로
싱크대가 딸려있는 작은 주방이 나옴
그리고 방안으로 들어서면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술병들 사이로 도박 중에 신씨가 사 왔다는
먹다 남은 딸기가 눈에 띔
그리고 어지러운 방 한켠 피 묻은 이불 위에 뭔가가
형사의 눈에 들어옴
바로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라쳇 전선 절단기
부검의는 이 절단기 손잡이 윗부분에 있는
톱니바퀴 모양에 주목했음
그것은 사망자 이 씨의 머리에서 발견된
사다리 모양의 상처와 일치했음
그런데 이런 사다리꼴 모양의 상처가
부상자인 박 씨의 몸에서도 발견된 것
사건 현장에선 이런 유사한 형태의
또 다른 범행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음
이것이 뜻하는 바는 뭘까
그러니까 하나의 범행도구를 놓고
두 사람이 싸웠을 경우를 가정해본다면
먼저 이 씨가 라쳇 절단기로 박 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17회 가격하다가 부상을 당한 박 씨가 이번엔
이씨로부터 범행도구를 빼앗은 후
자신을 공격한 이 씨의 얼굴과 머리 부위를
80여 회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단 얘기가 됨
이것이 그날의 진실인 걸까
당시 방 안에서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추정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가 있음
바로 사건 현장에 남아있는 혈흔임
사건을 담당했던 혈흔 형태분석 전문가는
박 씨의 혈흔에 주목했음
휘두름 이탈 혈흔이란
범인이 피해자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흉기를 휘두를 때 흉기에 묻은 피가 원심력에 의해
떨어져 나가면서 벽이나 바닥 등
사건 현장에 흔적을 남기는 형태의 혈흔을 말함
박 씨의 경우에는 이 휘두름 이탈 혈흔이
최초 공격 지점인 문 앞에서 시작해
벽 안쪽으로까지 이어져있었음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형태의 혈흔이 또 하나 발견됨
바로 충격 비산혈흔
그렇다면 박 씨의 피가 고여있는 이불 주변에서 발견된
충격 비산혈흔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더욱이 깊고 넓게 젖은 이불의 상태로 볼 때
박 씨는 한꺼번에 많은 피를 흘리고
바로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혈흔의 증언은 박 씨가 입고 있던 옷에서도 이어짐
만약에 박 씨가 이 씨를 공격했다면 그 과정에서
이 씨의 피가 튀어 박 씨의 옷에 묻어있어야 함
그런데 감정 결과 박 씨의 옷에서는
이 씨의 혈흔이 단 한 점도 나오지 않음
사건 현장의 혈흔들은 적어도 두 사람이
하나의 흉기를 가지고 다툰 현장은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음
혈흔 분석 전문가가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현장에 무수히 찍혀있는 피 묻은 발자국들임
쓰러져있는 피해자들의 주변에서 시작된
피 묻은 발자국은 방 밖을 나가 주방으로 이어짐
주방 싱크대 앞에서 잠시 머물렀던 발자국은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술상 앞에 멈춤
그리고 피에 젖은 이불 쪽으로 이동
또다시 피해자들 주변을 서성이다 마지막으로 방 밖을 나섬
전문가들은 이 발자국의 형태에 주목했음
보통 신발을 신었을 경우에는
이렇게 신발 밑창과 유사한 형태의 혈흔 족적이 남음
그리고 맨발의 경우에는
발의 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장문이 남는데
이 사건 현장에 남아있던 혈흔 족적의 경우에는
직조흔 즉 양말을 신고 걸었을 때 보이는
흔적이 발견됐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분석은 놀랍게도 사건 현장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중요한 단서 하나를 포착해냄
'그날 밤 사건 현장엔 이 씨와 박 씨 두 사람 외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
밀실에 숨겨져있던 진짜 범인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두 피해자 사이에 놓여있던 라쳇 절단기
범인은 자신이 피해자들을 공격할 때 사용했던
이 범행도구를 마치 보란 듯이 눈에 쉽게 띄는 곳에 놔뒀습니다.
그리고 수십 개의 피 묻은 발자국들을
이 방 안, 밖으로 가득 남겨놨습니다.
분명 자신의 것임에도 이를 지우려고 하는 흔적조차 없습니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피해자이자 사건의 중요 목격자인
박 씨를 사건 현장에 이대로 방치해뒀다는 사실입니다.
발견 당시 그가 심한 부상을 입고 의식을 잃고 있긴 했지만
언제 정신을 되찾고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할지 모를 일인데도 말입니다.
범인은 왜 자신이 발각될 수 있는
이 수많은 단서들을 이곳에 남겨뒀던 걸까요.
이속에 우리가 미쳐 깨닫지 못하고 있는
범인의 또 다른 모습이 감춰져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린 전문가와 함께 사건 현장에 남겨진
범인의 심리를 살펴 보기로 함
첫 번째로 주목한 것은 현장에 있던 범행 도구
그러니까 사건 현장에 남겨진 범행도구는
두 피해자 간의 다툼에 의한 것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치밀하게 계산된 조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사건 현장을 차분히 조작하고,
목격자이자 피해자인 박 씨가 절대 자신에 대해
말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보인 범인
그는 대체 누굴까
그런데 우리는 박 씨 주변인을 수소문하던 중
뜻밖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음
박 씨가 평소 가까이 지내면서도 어려워했다는 한 남자
그는 사고 현장을 최초로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전화를 걸어왔던 목격자 황 씨였음
그런데 그의 행적은 어딘가 예사롭지만은 않았음
그는 왜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걸까
그날의 cctv에는 묘한 단서 하나가 포착됨
두 피해자와 늦게까지 화투를 쳤다는 황 씨가
이 씨의 집을 나선 것은 4월 3일 밤 10시 23분경
어쩐 일인지 그는 새벽 1시 10분경
다시 이 씨의 집을 찾았음
잠시 후 끔찍한 사건 현장을 목격한 직후
황 씨의 모습은 이상하리만치 태연해 보임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전에 현장을 빠져나간 그가
향한 곳은 아파트 입구에 있는 의류 수거함
그런데 그의 손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뭔가가 들려져 있음
그것은 피해자들의 피가 묻은 자신의 모자였음
어떻게 된 걸까
황 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이 방안을 들어섰을 땐
이미 두 사람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었다고 함
자신은 그저 부상자를 일으켜 세우다가 실수로
모자를 바닥에 떨어트렸는데
그 과정에서 모자에 피가 묻었고
혹시나 범인으로 의심받을까 두려워
피 묻은 모자를 버렸다는 것
경찰은 황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곧바로
황 씨의 집을 수색했음
그리고
세탁기 안에서 뜻밖의 증거물을 하나 찾아냄
그것은 사건 당일 황 씨가 입고 있었던
등산복과 내복이었음
급히 뭔가를 지우려 한 듯 옷은 마르지 않은 상태였음
이뿐만이 아님
황 씨의 집 근처 쓰레기장에서
버려진 슬리퍼를 수거했는데 그 슬리퍼 안쪽에서
피해자들의 혈흔이 묻은 휴지조각들이 발견된 것
여기에 대해 황 씨 주장은
피 묻은 모자와 옷 그리고 슬리퍼까지
분명 황 씨는 어딘가 수상했음
하지만 그것만으로 황 씨를 범인으로 단정 짓기는 어려웠다고 함
이 핏자국들은 단지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상태를 살피던 중 우연히 묻은
접촉의 흔적일 뿐이라는 것
황 씨를 직접 면담했던 진술분석 전문가는
그가 그토록 자신감 있게 범행을 부인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함
이 사건 현장에 황 씨가 범인이라는 직접증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음
게다가 유일한 목격자였던 박 씨마저
수사 도중 돌연 사망해버린 상황
그는 마치 핑퐁게임을 하듯 경찰이
불리한 정황을 찾아내면 그때마다 진술을 번복하면서
교묘히 범행을 부인했음
유력한 용의자를 바로 눈앞에 두고
사건은 이대로 미궁에 빠지는 걸까
하지만 그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목격자가 있었음
마지막 3탄으로
첫댓글 흥미진진해 이것만 기다렸닼ㅋㅋㅋㅋㅋㅋㅋ
헐 옆동네라 호다닥 달려옴 헉헉 다음편 주세요
흥미진진해
헐 궁금해ㅠㅠ
심증은 백퍼 황씨네
대박 그래서 황씨 잡혔나 목격자 누굴까
목격자 누구야...
목격자 누구야...!!!
다음다음!!
어ㅏ 대박
헐 목격자!!! 다음!!!!!!!
마지막....다음...!
제발!!!!!!
헐 목격자???? 황씨 뭐여..
제발잡혀라
그런데 살인 ‘무대’라니 좀 말이 이상하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문제 없지만 보통 무대 하면 화려하고 멋진 느낌이라... 여시 캡쳐 고마워 항상 그알 놓쳤는데 여시 덕에 다시 볼 수 있다
와 시;발;;;
황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