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저리게 아픔 느껴봐야 성숙해진다"
[스포츠한국 2005-09-12 07:42]
살다 보면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나쁜 일을 겪어도 후일을 위한 액땜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늘의 아픔만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서정환 감독대행은 11일 인천 SK전에 앞서 ‘꼴찌 긍정론(?)’을 펼쳤다. 서 감독대행은 “창단후 첫 꼴찌라는 충격적인 성적 때문에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 그러나 뼈저리게 아픔을 느껴봐야 성숙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천하의 기아’가 꼴찌가 됐다는 사실이 당장은 가슴 아프지만 내년에 재기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수단의 나태해진 정신상태를 뜯어고치려면 꼴찌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서 감독대행의 생각이다.
기아는 이날 SK전에서 1-8로 져 시즌 70번째 패배를 맛봤다. 최근 5연패. SK가 잘했다가 보다는 집중력이 떨어진 수비수의 어이없는 실수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7위 현대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진 기아의 최하위는 거의 확정됐다.
시즌 전 기아는 ‘허수아비를 감독으로 모셔도 4강 진출은 문제없다’는 농담까지 들었다. 쟁쟁한 선수들이 넘쳤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연히 기아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기아의 꼴찌추락은 올시즌 프로야구 최대의 이변이다.
서 감독대행은 “올시즌 기아는 방망이와 투수력은 물론 정신력과 수비에서 큰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어슬픈 7등보다는 꼴찌의 치욕을 통해 문제점을 낱낱이 드러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서 감독대행은 ‘명가 재건’을 위한 청사진을 밝히길 꺼렸다. 그가 내년 시즌에도 지휘봉을 휘두를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지도자가 차기 기아 사령탑으로 거명되고 있는 사실도 그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기아는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신임 감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인천=이상준 기자 j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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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포츠한국] 기아 "충격적인 성적…팬들에 죄송"
대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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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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