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에 선들선들 바람이 불어오니 선선한 가을 같이 느껴집니다. 요즘도 잠을 자는 저녁이면 전기요를 켜고서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고 있으니 오늘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말이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더위에 밤잠을 설치는 분들이 내 이야기를 들으면 공감이 되고 믿어지기나 할까요?
계곡물 소리가 집안에 가득할만큼 집에서 가까워도 아직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이곳의 날씨가 더워서 언제쯤 계곡물이 그리워질지 저도 궁금합니다. 같은 나라에 살아도 여기와 친구들이 사는 곳과는 기후와 환경이 이렇게 다르니 내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무척 힘들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사람을 소우주라고 이야기하지요. 그만큼 사람들은 각자의 개성이 강하고 서로서로가 독특한 존재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부란 이렇게 제각각의 독특하고 서로 다른 두 개의 소우주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 공감하고 한마음이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고 그래서 서로 마찰이 있게 되고 때로는 부부싸움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한 집에서 한 이불을 덮고 살아가는 부부가 서로 생각과 취향이 달라서 공감하지 못하고 억지로 맞추며 살아가는 것만큼 힘들고 불행한 일도 없겠다 싶네요. 그런데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천생연분이라면 다르지 않겠어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한 서생이 이웃의 처녀를 좋아했답니다. 그 서생은 과거시험을 공부하기 위하여 서울로 떠나게 되었고 처녀는 그런 서생의 합격을 축원하며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많은 날들을 서생을 그리워하던 처녀는 비단에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써서 연못에 던졌더니 물고기가 그 편지를 삼키고 사라졌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며칠 뒤에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던 서생이 물고기를 반찬꺼리로 사와서 배를 가르자 비단에 쓴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바로 처녀가 쓴 편지였고 이 사실이 주위에 알려져 두 사람은 마침내 혼인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물인 물고기마저 두 사람을 맺어주려고 하였으니 서생과 처녀는 하늘이 내려준 인연이라고 여겼던 것이지요.
눈빛만 봐도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과 가치관이 일치한다면 싸우고 다툴 일이 있겠어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감이 되어 막힘이 없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칠 것입니다. 이런 두 사람이라면 세상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산다한들 하루하루가 기쁨이고 행복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내 생애에 만날 수 있다면 하늘이 내린 축복이 아니겠어요? 누구나 그런 사람에 대한 동경은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는 아쉬움이고 또한 간절한 바람이지 쉽네요.
이렇게 천생연분으로 만난 부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라면 어떨까요? 심성이 한없이 착하며 어질고 올바른 아이가 태어나지 않겠어요? 문득 꿈에서라고 한번쯤 그런 여성을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어질고 착한 아이를 낳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요즘도 아침에 일어나면 텃밭을 둘러보는 것이 나의 일상입니다. 날씨가 잔뜩 찌푸린 오늘도 텃밭으로 나갔더니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있습니다. 매일 잡초를 뽑다가 비가 내려 하루만 거르게 되면 이렇게 무성해지는 것이 바로 잡초입니다. 마음도 텃밭과 같아서 오늘도 잡초를 뽑으며 내 가슴에 들어찬 무성한 잡념들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잡초가 뽑혀서 텃밭이 깨끗해질 무렵이면 내 마음도 계곡물소리에 씻겨 지고 새소리에 어루만져 저서 해맑아지나 봅니다.
내 텃밭에 고추를 두 줄 심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제법 실해진 고추를 따서 된장에 찍어먹다가 혼이 났습니다. 매운 고추를 싫어해서 청량고추가 아닌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도 고추는 역시 고추였던 것입니다. 비료를 주지도 않았고 땅이 숨도 쉬지 못하는 검정 비닐로 덧씌우지도 않았으니 자연그대로의 유기농임에 틀림이 없고 잘 자란 고추나무에서 실해진 고추만 보면 군침이 돌지만 매운맛에 혼이 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그런 개중에도 제대로 자라지 못한 고추나무가 보입니다. 똑같이 물주고 돌봤는데 이렇게 성장에 차이가 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를 일입니다. 성장에 차이를 보이는 고추의 씨앗처럼 사람도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10개월의 태교가 10년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보다 중요하고 남녀가 만나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이 10개월의 태교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총명하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려면 10년의 좋은 스승보다는 10개월의 태교가 더 영향력이 크고 10개월의 태교보다는 잉태의 순간에 만나는 정자와 난자의 상태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요즘 이 말이 의미하는 뜻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잉태되는 순간의 아버지 정자는 100일 전에 만들어진 정자이며 어머니의 건강 또한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가 합방하기 전에 몸을 추스르고 미리 건강을 관리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총명하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려면 결국 잉태의 순간이 제일 중요하기때문에 건강하고 뛰어난 정자와 난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잉태의 순간에 특별히 좋은 정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6개월 전부터 특별하게 관리를 해야 하고 여자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여성의 몸은 태아를 잉태하고 길러야 하는 모체이므로 건강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음주와 흡연은 아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답니다. 가령 임신 중에 산모가 마신 술로 인하여 선천적으로 문제를 안고 태어나는 아이를 두고서 태아알코올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지능이 떨어지고 학습능력과 집중력이 낮아지는 등 심각한 정신지체아가 탄생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에 단 한 번 마신 4잔 이상의 술은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선천적인 문제를 안기게 되고 설마 하는 한두 잔의 술도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하고 또 조심 할 일입니다. 어떤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여고생의 음주 율이 40%에 이르고 19세에서 24세의 여성들의 음주율은 60%를 넘으며 여성의 흡연율 또한 증가하고 있다니 국가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해야겠습니다.
세상을 이끌고 나갈 총명하고 위대한 아이를 잉태해서 출산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남녀 모두가 각별한 관리를 해야 하는데 합방하기 최소 6개월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각별한 주위를 요하며 음주와 금연 또한 필수일 것입니다. 또한 부부가 각별하게 건강을 관리해야 할 텐데 부부가 합방하는 6개월 전에 함께 효소단식으로 체내의 독소를 걸러내고 피를 맑게 하며 장기를 튼튼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한가정의 자녀는 한두 명으로 끝나므로 아이를 갖기 위한 1년 계획을 세우고 합방을 계획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한 일이며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공해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근심걱정 없이 지내는 것도 건강하고 총명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길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젊었을 때에는 왜 이렇게 소중한 사실들을 몰랐을까요? 다시 청춘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꼭 천생연분의 여인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도시로 나갈 것이 아니라 산 좋고 물 좋은 곳에다 초가집이라도 짓고서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행복한 날들을 살고 싶습니다. 산천의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서 호연지기를 기르고 사랑으로 잉태한 총명하고 건강한 아이도 낳아야겠지요. 하나는 외로울 테니 남매로 둘쯤은 되어야 제격이지 싶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착각 속에서 살기도합니다. 저도 때로는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가진 대장부라고 착각을 하기도합니다. 그런데도 부인하지 못할 한 가지는 내 가슴속에 꿈틀대는 고래심줄 같이 질기고 모진 그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오기로 불끈 솟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자존심으로 꿈틀대며 심술을 부리기도 합니다. 정직하고 착하면서 한없이 넓은 가슴을 가진 대장부에겐 치명적인 결점이 될 뿐인데도 아무리 노력해도 텃밭의 잡초처럼 뽑아버릴 수가 없네요.
천생연분을 만나 깨가 쏟아지는 행복 속에서 알콩달콩 살수만 있다면 이딴 것도 내 가슴에서 자라나지 않겠지요? 틀림없이 심성이 착하고 정직하며 세상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수레바퀴가 서로 맞지 않으면 삐거덕거리기 마련이고 사람도 짝이 맞지 않으면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맞추며 산다는 것도 정도가 있고 한번뿐인 우리네 삶에서 서로 맞지 않는 잘못된 만남만큼 큰 불행도 없을 것입니다. 보리 개떡을 먹을지언정 부부가 다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제 밤이 깊었습니다. 초저녁에 서쪽 하늘에 잠간 떠올랐던 초승달은 어느새 사라지고 칠흑 같은 밤하늘에 별들이 쏟아지고 있네요. 누가 그립기라도 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별빛이 초롱초롱 빛나며 가슴 한구석에 박히고 있네요.
월아
첫댓글 천생연분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런것을 잘 모리는 우리 범민은 마누라가 천생연분인줄 알고 그냥 잘 살려고 노력허며 사라유.
좋은글 감사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습니다~ 건강하게 잘지내시구요^^*
천생연분이 따로 있나요 뭐....천생연분이려니 하는거지요....편지를 삼킨 잉어를 사다 반찬으로 먹는 인연.....애고...그리 어려운 인연이라면......ㅎㅎ 월아님도 참....보리개떡 먹으면서 부부가 다정해지기가 그리 쉬울라고요...ㅎ
성격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들 부부가 열심히 살면
무슨 어려움이 있겠나했지만 살아보면 그렇지 않구나 느껴지잖아요~~
부부가 서로 적당히 산다는거...그거 별로 좋은게 못되거든요...
별로 좋은게 못된다는거....그런들 어이 하겠습니까? 현실이라는게.....그럼 어이합니까? 그렇지 않구나 느껴진다고...다들 천생연분 찾아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인데.....
유전자와 자란환경이 다른데 어찌 사소한 트러블 없겠습니까... 내 마음속 등불의 밝기를 조절하면서 살아 야지요. 너무 밝아도 않되고, 너무 어두워도 않되고... 어려워요~~~
바로 이게 평범한 일반적인 부부겠지요~~
그런데 천생연분이란? 나보다 더 나같은 사람~ 너무 잘맞고 너무 공감이 되어사 깜작깜작 놀라게 되는 그런 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