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삼척사는 임성식이라 합니다. 민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지는 이제 겨우 4개월 정도밖에 안되었습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이제 조금씩 감을 잡고 있습니다. 삼척은 영동지역이어서 영동과 영서지역을 골고루 다니며 채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기수 지역이기 때문에 황어, 가시고기, 밀어, 꾹저구같은 녀석들이 있고 삼척의 마읍천에는 새미가 많습니다. 최기철 선생님의 글을 보면 새미가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피라미에 밀려 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무래도 영동지방의 강은 길이도 짧고 어종이 다양하지 못해서 산맥을 넘어서 정선쪽 강으로 채집을 가고있습니다. 다행히 이웃에 같이 민물고기를 키우는 가족이 있어서 두 가족이 주말에 정선으로 여행겸 채집을 갔죠.
삼척에서 동면쪽으로 가니 엄청나게 넓은 고랭지 채소 재배지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곳의 농민들은 과거에는 화전이나 옥수수등을 재배하다가 고랭지 채소가 경제성이 높기 때문에 엄청난 산을 개간해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최근에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많은 강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물고기를 보호하는 것은 강물만 보존하는 게 아니라 우선 산림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선의 몰운대를 지나니 조금씩 강에 물이 흐르더군요. 몰운대 밑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 틈을 타서 족대로 조사를 해보니 금강모치, 쉬리, 갈겨니, 연준모치 치어들이 잡혔습니다. 연준모치는 처음 본 녀석들이라 나중에 집에서 책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별로 수확이 없어서 정선의 아우라지강 쪽으로 가다 정선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다 강에서 투망을 던지고 있는 청년들이 보이더군요. 저희들은 무슨 물고기가 잡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새로운 녀석들이 있으면 좀 얻어보려고 강가로 다가갔습니다. 이 사람들은 몰이꾼(긴 줄에 중간 중간 막대를 단 기구로 물고기를 강 양쪽에서 몰고)과 투망을 던지는 사람, 물고기를 주워 통에 담는 사람들고 분업화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는 무지막지한 싹쓸이 방식에 깜짝 놀랐지요. 한번 투망을 던져서 강변에 풀어놓으니 어른 손바닥 정도 크기의 갈겨니와 피라미가 펄떡거리더군요. 그리고 커다란 눈과 검은 점이 점점이 박혀있는 참마자(20cm 1마리, 15cm 2마리), 배가사리 10마리, 쉬리, 모래무지 (무려 22cm 1마리, 10 cm 2마리) 들은 다행히 저희에게 가져가라고 해서 얼른 넣어왔습니다. 그 사람들은 30분 정도 투망질에 반 양동이 정도를 잡아서 매운탕 끓여 먹으러 가더군요. 지금도 펄떡이던 갈겨니들이 눈에 선하네요.
저희도 허리장화를 신고 족대로 채집을 해서 새코미꾸리 5마리, 꺽지 치어 1마리, 묵납자루 4마리, 참종개 10여마리 등을 새식구로 데려왔습니다. 얻어온 참마자와 모래무지가 너무 커서 4자 어항에서 잘 살 수 있을 지 걱정이 됩니다. 이중에서 묵납자루가 제일 이쁘더군요.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이번이 올해의 거의 마지막 채집이 될 것 같군요. 건강유의하시고 물고기들 많이 이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