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보다 약 30분 늦은 출발 이었지요.
종열 회장의 승용차가 밀려 다소 늦었다더군요.
여행은 역시 평일이라야 다니기에 좋다는 평범한 진리.
그야말로 EXPRESS WAY 쭉 뻗은 서해안 고속도로 였습니다.
한시간 반여 달려 찾아간 그곳은 대나무 숲으로 둘러 쌓인
약간 높은 둔덕에 위치한 단층 양옥 이였습니다.
대문이 아예 없는 입구에서 부터 범상치않는 충청 인심을
느끼며 잘 깔린 잔디에 흰 페인트가 칠해진 나무 울타리가 인상적이었죠.
곳곳에 홍매화가 꽃몽오리를 맺고 있고 둔덕 위에는 깔끔한 정자가
언제나 나그네를 기다리는듯 보였습니다.
사방에 개들을 키워(진도개,시베리안 허스키,기타 잡종견)
시골 스러웠고 묵은 닭장에 너댓마리의 닭이 한가로웠습니다.
종열 회장과 형순 형님이 잠시 정경에 취해 있는 동안
시골에서 산다면 바로 이런 곳이로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요.
점심이 다소 늦어 배가 고팠지만 곧이어 먹게될 4월의 별미
실치회를 생각하니 절로 기대되어 참을만 했습니다.
다시 차를 바꿔 타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 갔습니다.
"석문 방조제"간척을 해놓고 농토 조성이 마무리 되지않아
끝없는 갈대 숲이 장관 이였습니다.
당진엔 대호,석문 두 방조제가 유명한 볼거리이죠.
해가 뜨고 진다는 왜목리 포구를 지나 장고 모양을 닮았다해서
이름 지어진 장고항에 도착하니 수많은 갈매기떼가 우리를
반겼습니다.가기 전 미리 전화로 주문해 놓은 덕에 곧바로
음식이 나왔고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실치회를 맛 보았습니다.
투명,속이 들여다 보이는 속살에 성냥개비 굵기의 두께,
길이는 약간 큰 멸치 정도 되더군요.
각종 야채에 실치를 얹어 초장을 둘러 훼치니 술술 넘어가는게
가히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너무 귀해 서울 까지는 미쳐 올라오기도 전에 없어지고 만다는 실치!
여러분껜 너무 죄송하군요.저희만 들어서....
소주가 몇순배 돌아가고 추가로 간재미 무침에 꼴뚜기 날회가
정말이지 예술이었습니다.
술이 거나해지자 우리는 해안 끝까지 걷기로 하고 장고 모양의
끝자락까지 가니 거기에는 생각외로 회 포장마차가 있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우리가 아니지요.다시 펄펄 뛰는 놀래미,광어,우럭에
그 마을 할머니들이 채취한 자연산 굴까지.......
때마침 옆자리엔 서울 구로에서 왔다는 한패가 있어
자연스레 어울려 항구의 일번지,부산 갈매기가 절로 이어 졌지요.
노래하면 뒤질 우리가 아니지요.
해지는 장고 포구에 밤은 그렇게 익어 갔습니다.
다시 당진 시내로 나와 당진에서 제일 간다는 단란주점에서
입가심으로 맥주 몇병에 과일 한사라!
멀티 화면에 노래는 기본이였지요.
아! 이 글을 올리려니 다시한번 어제의 그 술맛이 되살아나는군요.
다시금 그 집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넓은 거실에
커다란 통유리로 깊어가는 시골 별밤을 헤아렸지요.
도원경 이라더니 무에 도원경이 따로 있나요?
이게 바로 도원경이지....!!!
종열 회장의 하는일 자체가 워낙 갑작스레 상황이 생기다보니
몇차례 걸려온 급한 일 때문에 아침 눈 뜨자마자 부산히 아침 먹고
귀경길에 올랐습니다.차에 오르려는데 그집 할머니께서 식전에 캐오신
머위 한봉지와 일일이 종이로 싼 계란 한봉지가 시골인심의 압권이였죠.
그림처럼 담담히 어제를 생각해가며 캔버스에 사생화를 그리듯
한 글자,한 글자를 엮어 봤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데로 우선 저희만 맛나게 먹고 돌아와서 너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다음번에는 많은 분들이 동참 했으면하는 안타까움입니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퍼온글]
당진 기행(실치회를 아시나요 ?)
정 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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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8
03.04.09 23:5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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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럽당~~~ 아니 말이시! 세 분만 맛나는 거 드시고......회원들 생각에 실치회가 목에 걸리지 않던감유? ^ ^*
종열이 형! 임신 몇 개월? 히히히.....죄송. 건강을 생각해서 배를 집어 넣든가, 가슴을 좀 끄집어 내던가 양단간에 결정을 해야 쓰겄는디.
캬하~~~~정말 회장님글 만 읽어도 입안에 군침이 넘칩니다^^정말 좋았겠습니다~~~
실제 풍경보다 전회장님의 글솜씨가 실치회보다 더 맛나게 표현되었네요. 말씀데로라면 앞으로의 번개모임 꼭 참석하고 싶어집니다. 카라...전회장님의 글솜씨에 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