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인생을 80년으로 보고 이를 24시로 계산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나이 15세는 오전 8시51분에 해당하고,
20세는 11시8분,
25세는 정오가 넘어간 12시25분이다.
결혼을 하고 3~4년이 지나는 30세는 오후 1시25분,
하루의 신체리듬으로 따진다면 지루하고 하품도 나는 시간으로
소위 말하는 권태기이다.
자식을 하나 둘 낳고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얻어 경제적 안정을 찾을 때인 35세는 2시59분,
이제는 뭔가 이루어냈다고 한숨을 돌릴 때인 40세는 벌써 4시16분,
아내 입장에서는 저녁 찬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을 기웃거릴 시간이다.
45세라면 인생을 웬만큼 관조하며 그야말로 생을 즐길 시간이다.
가장 힘있는 나이다.
그러나 그 나이도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가는 시간이다.
50세는 6시50분,
55세는 8시8분,
TV의 골든 프로그램도 끝날 시간이다.
60세는 10시11분,
이제 이부자리를 펼 시간이다.
인생이란 이렇게 덧없이 흐른다.
중년을 살고 있는 우리는
잠시 후면 저녁밥을 먹고 잠자리에 눕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인생은 끝나 버린다.
그런데도 천년만년 살 것처럼
시간에 대한 감각을 잊어버리고 유한한 인생을 낭비해 버린다.
사람들은 바쁘게만 사는 데 익숙해져 있다.
어쩌다 여유가 생겨도 적절하게 즐기지 못하고,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괴로워한다.
실로 비극이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마라톤 선수들은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고,
주어진 코스를 단시간 내 완주하기 위해서 전략을 세운다.
길고 어려운 싸움을 하면서
자신이 이겨내야 할 순간이 언제인지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남성들이
인생을 뛰는 모습을 보면 위기감을 감출 수 없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야 할 선수가 100m 달리기를 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를 밀어붙이며 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지 클루니가 주연배우로 나오는
업인디에어(Up in the air)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라이언 빙험은 비행 마일리지 1000만을 앞둔 중년의 해고전문가이다.
1년 365일 중 322일을 출장 가서
사람들을 해고시키는 탁월한 해고전문가다.
그의 임무는 만나는 사람들이
현재 갖고 있는 계획과 꿈의 궤도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퇴직이라는 절망스러운 일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유지하도록 한다
. 그의 꿈은 1000만 비행 마일리지를 갖는 것이다.
주인공 라이언은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해고시키고 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을 해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고는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준비해 가는
행복한 마무리로 영화는 끝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은 자기 스스로 거부할 수 없는 소중한 인생이고
스스로 해고할 수 없는 인생이 분명하다.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 소중한 인생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며 살아가는가?
명절이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덕담을 하고 덕담을 듣는다.
그런데 그 덕담을 듣는 순간 즐거움으로 끝이 나는 것 같다.
내가 들은 덕담을 가슴에 담고 곱씹는 모습이 거의 없다.
나에게만 주어진 내 인생의 24시,
그 끝은 어디인가?
내가 달려가야 할 목표와 목적이 분명한 인생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후회 없고 흔들림 없는 인생이 만들어진다.
자신이 목적한 대로
후회없이 열심히 사는 사람의 인생은 등수와 상관없이 성공한 인생이다.
그러나 목적 없이 흔들리는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다.
목적이 있는 인생에게만
등대가 의미있고 나침반이 쓰임새가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현실 속에 이미 동거하고 있다.
leeyuesu@korea.com
첫댓글 아직도 한 시간 이상이나 남었으니
가슴에 담고 곱씹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