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근처 영국 대사관 입구에는 300여명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마당세실극장이 있었다.
세종로를 더 걸어 올라가면 대극장이 있는 세종문화회관도 있고 일제강점기 부민관 폭파사건이 있던 시의회건물도 있었다.
IMF 전후 학원일로 바빴지만 마당세실극장에서 우편으로 보내온 회원권을 받아 공연을 관람했었다.
윤도현밴드 , 안치환, 이상은, 꽃다지, K2김성면 등 주로 실력파 가수들의 공연이었는데 생각보다 공연장은 꽉꽉 차지 않은 걸 보고 놀랐고 극장측은 회원들을 모집하는데 신경을 썼다.
서울 한복판 사람이 가장 잘 모이는 곳이었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 관객이 모이지 않는건 공연이라는 것이 공연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광고와 선전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거리 곳곳에 벽보를 부착하고 현수막도 걸어야 하는데 돈과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300여명의 관객을 두어번 주말에 이틀 금요일 포함 5회정도를 한다고 했을 때 입장료수익에서 광고료 대관료를 주고 악기나 음향장비 대여비를 지출하고 연주자들과 화음을 넣는 가수들 , 초대 가수나 손님 대접하면 과연 얼마나 남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현장에서 음악을 듣고 나가서 음반점을 또 들려 판을 샀지만 그 후 들려오는 소리는 밴드가 해체되거나 활동을 중단하고 새로 야심 차게 만든 음반은 수천장도 못팔아 또 잠정해체하는 경우도 있었다.
극장 또한 월 천여만원 내외의 임대료를 감당 못하고 대학로로 자리를 이동했었다.
극장이 문을 닫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통장에 입금을 하고 구경을 갔던 것이 연극 '장날'이었다.
서울 한복판 공연과 사회운동의 상징이었던 극장이 문을 닫고 이들이 둥지를 튼 대학로엔 지금도 많은 극장이 있는데 작아진 공연장엔 강한 밴드의 소리를 가두기 보다는 연극이나 솔로 아니면 듀오의 공연이 있었는데 일기예보의 정구련의 공연이 있었다.
연극 '장날'은 배우 '박채규' 와 당시 '박순남'이란 여배우가 등장했는데 연극 '품바' 처럼 대사와 노래가 주를 이뤘고 막을 내렸다 올렸다 하는 무대에서 공연이 아닌 마당극 형식으로 1인 다역 한마디로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변화무쌍한 목소리와 느낌을 전달해야 하고 관객들 틈에 들어가서 이야기도 나누며 노래도 따라하고 가끔은 관객이 참여할 수 있어 더 좋았었다.
마당세실극장은 장소를 축소해 그후 대학로에 자리를 잡았고 지금도 있는 것으로 안다.
IMF전후 많은 것이 힘들었지만 공연예술계도 힘들었다.
지금은 코로나 정국으로 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당시를 생각하면서 좋은날이 오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