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과학적 방법으로 치매노인 실종 예방하자
부여경찰서 임천파출소장 경감 유병익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무전기를 주로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의 한 종류인 카카옥톡도 겸하여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카톡방으로 경찰서 단위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가 실시간 올라오고 있으므로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건이 치매노인의 실종신고이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농촌인구는 더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을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거의 대부분이 노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와 더불어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더욱 문제이다.
치매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고 있지만 노인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질병으로 원래의 상태로 회복이 되지 않을 확률이 80%를 넘을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라 한다.
치매가 가장 무서운 이유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과거에 생각나는 특정지역을 찾거나 또는 불특정 지역을 무의식적으로 배회한다는 점이다.
부여군내에서는 4월에만 6명의 치매노인이 길을 잃어 신고 되었다.
물론 경찰의 CCTV판독 등 발 빠른 대응으로 모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었지만 타 지역에서는 가족과 경찰, 소방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치매 노인을 찾지 못해 몇일 후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은 부모님이 치매를 앓고 있는데도 가족들이 부모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특별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일 전의 일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부여 임천면에서도 수개월 전 길을 잃어 신고 되었던 치매노인이 계셔서 그의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다시 길을 잃으실 수 있으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해 주고 있는 위치추적장치(GPS), 일명 배회감지기를 신청해 달아 드리면 어떻겠냐고 권유해 본 것이다.
돌아온 답변은 자신의 부모에게 그런 장치를 달아 드린다는 것이 남 보기에 좀 부담스러워 썩 내키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 장치에 대해서 모르고 하는 말이다.
치매노인에 등록되어 있다면 비용이 전혀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치가 무겁지 않은 목걸이형과 손목시계형으로 되어 있어 체형에 맞게 착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모양이 혐오스럽지도 않다.
기기에 고유 번호가 내장되어 있어 치매노인이 보호지역을 이탈하면 5분마다 실시간으로 보호자에게 위치를 전송해 주어 항상 보호자의 보호범위 안에 둘 수 있게 하므로 길을 읺어도 곧바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2025년이면 치매환자 100만명 시대가 올 것이라는 보건복지부의 전망이 있었다.
갈수록 증가하는 치매노인의 실종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가족을 포함한 주위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겠고 특히 효도감지기 같은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방법도 활용되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계절의 여왕인 5월이 되면서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어 가족들의 나들이가 늘어날 것으며 치매노인 역시 야외로 나서는 일이 자주 있을 것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가까운 경찰관서 또는 보건소에 문의해 효도감지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