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27 (일) 드디어 文정부 떠나는 최재형…"흠잡을데 없지않나" 野 들썩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신 최재형 감사원장에게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변인 사퇴 등 캠프 내 혼란과 'X파일'로 악재를 맞은 윤석열 전 총장이 주춤하는 사이 최재형 원장이 대권주자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최재형 원장의 최측근은 6월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마 다음주 초에는 뭔가 발표하지 않을까 한다"며 "발표는 사퇴를 먼저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아버님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드리고, 걱정을 덜어드린 후"라며 "그 다음 수순은 (대권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동안 윤석열 전 총장과 함께 야권의 대권주자로 분류되던 최재형 원장의 '행동 개시'가 가시권에 들면서 그동안 윤석열 전 총장에 집중됐던 스포트라이트는 최재형 원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최재형 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과 비교했을 때 장점이 많고 단점은 적다는 분석 때문이다.
일단 최재형 원장에게는 'X파일'이 없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신임을 받으며 감사원장과 검찰총장 자리에 임명된 이후에 정부·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은 같지만, 최재형 원장에게는 X파일로 대표되는 네거티브의 빌미가 적다는 점이 국민의힘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윤석열 전 총장은 X파일과 관련해 캠프 내외부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안겼다. 당초에는 "여야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 내 갈 길만 가겠다"며 '무대응' 원칙을 천명했지만, 야권 인사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X파일의 내용이 가볍지 않다고 밝히며 파원이 커지자 입장을 바꿔 "정치공작·불법사찰"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과도 X파일 여파로 관계가 애매해졌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아직 당내 인사가 아닌 윤석열 전 총장을 적극 옹호할 수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당 지도부는 X파일이 정치공세라는 시각에 동의하면서도 내용은 보지 못했다는 입장으로 일관하며 거리를 뒀다. 당에서는 X파일 내용의 진위 여부보다 네거티브 공세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이 있다. 반면 최재형 원장에게는 이 같은 위험이 적다. 두 아들을 입양한 이야기를 비롯해 선행과 미담이 수두륵하다.
'정부와 맞선 소신과 원칙의 감사원장'이라는 이미지는 가족과 본인 관련 의혹으로 숱한 공격이 예상되는 윤석열 전 총장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밖에 국민의힘 일각과의 구원(舊怨)이 없다는 점도 최재형 원장의 비교장점이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는 문재인 정부 초기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에 앞장섰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뗄 수 없다는 과거가 있다. 결국 최재형 원장은 윤석열 전 총장보다 결점이 적은 대체재인 셈이다.
여기에 최재형 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한다면 분위기는 더욱 급속히 최재형 원장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전 총장은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며 입당 여부를 장고(長考) 중인데, 최재형 원장이 입당 선수를 치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입당을 머뭇거리며 피로감을 준 게 사실"이라며 "입당을 먼저 결단만 한다면 지지세가 뚜렷해질 것이다. 최재형 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형 원장으로서는 조기 입당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최재형 원장이 윤석열 전 총장보다 보수에 더 먹힌다. 아버지가 인천상륙작전의 영웅이라 보수의 90%를 먹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최재형 원장의 부친이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인 점을 언급한 것이다. 신율 교수는 "'미스터 클린' 이미지는 중도에게 먹힌다. 친이·친박에게서 호불호도 없고, 문재인 정권에 대항한 이미지로 반문(反文)까지 흡수한다"며 최재형 원장의 확장력을 높게 봤다. 한편 야권에서는 최재형 원장을 두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를 떠올리는 시각에 일종의 '프레임 씌우기'라며 경계하는 모습도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최재형 원장을 대선에서 두 번이나 미끄러진 이회창 전 총재와 비교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이라며 "최재형 원장을 '이회창의 아류' 정도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원칙주의자라는 점 말고는 비슷한 부분이 전혀 없다. 이회창 전 총재가 차가운 원칙주의자라면 최재형 원장은 따뜻한 원칙주의자"라며 "최재형 원장이 만일 국민의힘 입당과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를 도울 사람은 지천이다. 살아온 인생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자체이기 때문에 당 의원들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문준용 "포기하는 지원금 많다… 대통령 아들로 사는 건 재밌는 일"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38)씨가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지원사업에서 69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 것과 관련해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문 씨는 "특혜는 당연히 없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대통령의 가족을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며"정치인들의 공격이 오히려 작가로서의 내 실력을 부각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고 말했다. 문 씨는 6월 2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을 예상했다면서 "미디어 아트 작가라면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지원금이었고, 논란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신청했다"고 했다. 이어 "선정 자체가 큰 실적이자 영예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아들이면 가난한 다른 예술가들에게 지원금을 양보해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선 "문예위의 '예술과 기술 융합지원사업' 지원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돕는 지원금이 아닌, 실력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하는 지원금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포기하는 지원금이 많다"며 "특히 형편이 어려운 분을 돕는 지원금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원금 대상 선정 사실을 자신이 직접 알린 이유에 대해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다른 곳을 통해 알려지면 정치인들이 어떻게 악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먼저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씨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미술작가의 지원금 신청은 프로 대회가 없는 운동 종목의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같다. 선정 자체가 중요한 실적이 되고, 운동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받는 것과 같다"며 "제가 하는 작업은 실험예술로, 주로 국공립미술관에서 제작비를 받거나 이번과 같은 지원금을 받아서 작품을 제작한다"며 따라서 해당 사업은 "당연히 신청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아들이어서 입는 피해가 있느냐'는 질문에 문 씨는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좋은 점은 지금 정치인들의 나에 대한 공격이 완전히 실패해 정치적 효과는 없는 반면, 오히려 작가로서의 내 실력을 부각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됐고, 선정 이유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력 때문임이 알려지고 있다. 불편한 점은 이런 언론 인터뷰와 SNS를 하느라 작업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 자녀로 사는 게 참 피곤한 일이겠다'란 말엔 "재밌다. 즐겁게 받아들이려 한다"고 반응했다. 앞서 문 씨는 자신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 기술 융합지원사업'의 지원금 대상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는 "예술 기술 융합은 제가 오랫동안 일해왔던 분야라 심혈을 기울여 지원했다"며 "이 사업에 뽑힌 것은 대단한 영예이고 제 직업은 이런 실적으로 실력을 평가받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이고 자랑해도 될 일이지만 그렇지 않게 여기실 분이 있을 것 같다 걱정이다"라며 "응답해야 할 의견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박탈감과 분노 표출이 굉장하다"며 "문준용 씨가 하는 모든 게 국민들에게 지도자 아들로서 어떻게 비춰질지 관리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휘성아 살아만 있어줘"… 실종전 마지막 모습 담긴 CCTV
“엄마가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제발 무사하게 돌아와 주렴.” 지난 6월 22일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실종된 분당 서현고 3학년 김휘성(19)군의 어머니 A씨는 닷새째 연락이 닿지 않는 아들을 애타게 찾으러 다니고 있다. 지난 닷새간 A씨가 가장 많이 되뇐 말이다. 중앙일보와 통화를 한 6월 26일 A씨는 “오늘은 제보가 없어 어제(6월 25일) 받았던 제보도 혹시 몰라 다시 확인하러 가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아들 키가 180㎝ 정도 되다 보니 성인 남성처럼 보인다”며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분당 일대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A씨의 카카오톡에는 고3인 아들의 이름이 쓰여있다. A씨는 “전날(6월 25일) 가족·지인과 함께 서현·수내·정자·미금 등 분당 전역에 아들을 찾는다는 전단 400~500장을 붙이고 다녔다”고 말했다.
♠ “휘성아 어딨니”… 애타는 가족들
김군 가족에 따르면 서현고 3학년인 김군은 지난 6월 22일 오후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겼다. 실종 당일 분당 서현역 영풍문고에서 책을 사고 AK프라자로 이동한 뒤 행방이 아직도 묘연하다. 실종 당일 오후 5시 22분쯤 영풍문고에서 책을 산 후 오후 5시 28분쯤 주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게 김군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서현역 인근 육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김군의 모습이 CCTV에 잡혔다. 해당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현역 육교 아래로 내려갔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김군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에 따르면 당시 김군은 검은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입고 백팩을 맨 채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검은색 마스크를 쓴 김군은 하얀색 운동화를 신고 있다. 김군은 실종 전날인 지난 6월 21일 아버지에게 진로 관련 야단을 맞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A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고3이 공부를 안 하면 부모에게 혼날 수 있지 않나”며 “평상시 그런 얘기를 안 했던 것도 아니고, 평소 고3이라면 받을 만한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A씨는 “아들이 컴퓨터를 좋아해서 그걸 잘하고 싶어했다”며 “‘사회구성원으로서 잘 성장하고, 취업해서 생활하는데 별 지장 없이 잘 먹고 잘살자’는 게 평소 아이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 교통카드 이용 흔적 없어… 경찰, 수사 중
경찰 등에 따르면 학교폭력 등 김군의 심경에 변화를 줄 만한 위험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변 사람들도 “평소와 같았고 특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가족들은 김군과 연락이 두절된 뒤 김군이 갈만한 주변 PC방·찜질방·스터디카페 등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오전 1시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날 경찰 57명과 소방견 2마리 등을 투입해 김군을 찾고 있다.
김군은 실종 뒤 교통카드·신용카드를 사용한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 실종 당일엔 휴대전화를 학교 책상 서랍에 두고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제발 단순 가출이었으면 좋겠다”며 “아이의 흔적이 너무 없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군이 주거지로 돌아왔을 가능성을 고려해 집 근처 야산·공원·절 등을 이날 수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범죄 혐의점은 없지만, 단순 가출 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母… “무사하게 돌아오라”
김군이 사라진 분당 서현역 곳곳에는 ‘김휘성 군을 찾습니다. 교통카드와 신용카드 사용 내용도 없어 조금의 제보라도 간절합니다’라는 전단이 붙어 있다. 분당 주민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 카페 등에도 “휘성군의 행방이나 있을법한 장소 등 작은 제보라도 간절하다”며 관련 글이 올라왔다. 서현역에서 서현고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한 가게의 주인은 “전날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와서 떨리는 목소리로 가게에 ‘전단 좀 붙여도 되겠냐’고 부탁하고 갔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아 가슴이 아프다. 하루빨리 아이가 무사하게 부모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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