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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선생님과 하루 종일 이야길 나누었습니다.
선생님 이야길 들었습니다.
밭에서, 하우스안에서, 식사준비를 하며, 빨래를 널며
운전을 하다, 결국 와인을 땃고, 누웠으나 선생님께
고백을 하느라 잠들 것 같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까 있을까
분홍빛 고운 꿈나라 행복만 가득한 나라
하늘빛 자동차타고 나는 화사한 옷 입고
잘생긴 머슴애가 손짓하는 꿈의 나라
이 세상 아무데도 없어요 정말 없어요
살며시 두 눈 떠봐요 밤하늘 바라봐요
어두운 넓은 세상 반짝이는 작은 별
이 밤을 지키는 우리 힘겨운 공장의 밤
고운 꿈 깨어나면 아쉬운 마음 뿐
하지만 이제 깨어요 온 세상이 파도와 같이
큰 물결 몰아쳐 온다 너무도 가련한 우리
손에 손 놓치지 말고 파도와 맞서 보아요
손에 손 놓치지 말고 파도와 맞서 보아요
공장의불빛 마지막곡 연습 장면을 떠올립니다.
반박음치인 제가 한번 듣고 가사와 곡을 외웠던.
흥사단아카데미 활동을 하던 80년중반 하늘같던 오대영선배께서 생협전신(정확한 명칭 기억은 ...)같은 직거래운동을 시작하는 자리에, 저를 간사로 불렀습니다.
쌀과 고구마를 흥사단본부가 노란색 2층건물시절
마당에 놓고 배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가 많이 귀하던 시절(갈때마다 차가 다른)
그땐 푸대자루 였고 많이 무거웠던 기억입니다.
그때 심란한 분이 옆에 있었고, 말도 없고 고래로 술이
들어가는, 사실 이름도 몰랐지만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분과 이분이 같은 분 인걸 안 것은 꽤 시간이 지나고
공장의불빛 연습장에서 그분인 걸 알았습니다.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져 한박이 늦어질때까지 듣던....
사실 제가 반박음치가 된건 순전히
김민기선생님과 양희은선생님 탓 입니다.
귀한 테이프에 대한 예의로 늦어진 박자까지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백일교수는 백기완선생님과 김민기선생님이 만나시면
뽕짝을 많이 부르셨다 했는데..
저를 티없이 맑은 꿈나무라 생각해서 였는지
결국
육성으론 한곡도 듣지 못하고.....
맑은데다 깔끔떠느라 손 한번도 못 잡았던.....
눈치없이 맑았던 20대의 저는 흥도 많아 대부분
흥얼거리던 곡이 김민기선생님 늘어진 테이프 곡이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제노랠 듣고 아마도 아이들에 대한
공연준비를 하신 것 같아, 눈뭃 훔치고 돋아 앉아
영감을 드렸지 싶어 헤헤~~웃어봅니다.
몽골리안의 전형인 찢긴 눈을 가져, 선생님을
알아보지도 못한 내 젊은시절의 한심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밤이 환해지기 전에
맑은영혼을 상기 시켜 주신 선생님.
좋아 하셨던 막걸리 한병 놓고, 가시는 길 큰 절로
배웅합니다.
잘 가십시요.
ㅡ사진은 한살림에서 펌 ㅡ
첫댓글 저도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김민기님 얘가를 한동안 했네요.
따뜻하고 치열하게 사시며 주옥같은 곡을 남기셨는데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뜨셨네요.
평온한 안식에 드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