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상(物象)
강인한
한 컵의 물이 공중에서 엎질러진다.
물은
침묵이 무서워서 저희끼리 부둥켜안은 채
공처럼 떠 있다.
무서움과 무서움으로 결합된
물의 혼은
허공에서 일순 유리공의 탄성을 지닌다.
(현대시학 1978. 5)
..............................................................................................................................
강인한의 「물상(物象)」은 물 한 방울의 존재성을 표출해내고 있다. 이 땅에도 즉물주의(卽物主義) 수법에 의해 작품을 영위하는 시인이 더러 있긴 하지만 박남수 이후 인한(寅翰) 정도가 때로 성공한 작품을 내놓고 있는 듯하다.
빈틈없이 짜여진 조형적(造型的)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긴장과 공포가 지니는 탄성(彈性) 앞에서 포에지를 만난 반가움에 잠시 취기를 맛보게 하는 작품이다.
(현대문학 1978. 6 「이달의 화제」)
~~~~~~~~~~~~~~~~~~~~~~~~~~~~~~~~~~~~~~~~~~~~~~~~~~~~~~~~~~~~~~~~~~~~~~~~~~~~~~~
카페 게시글
시인의방
물상(物象)
썬탑
추천 0
조회 10
22.09.09 17:40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