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 상당히 많은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이란 말 자체가 사전적 의미로는 기존의 사회 체제를 변혁하기 위하여 이제까지 국가 권력을 장악하였던 계층을 대신하여 그 권력을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탈취하는 권력 교체의 형식이라고 되어 있다. 당시에 권력을 장악하였던 계층 그러니까 기득권을 대신하여 제 3의 계층이 권력을 차지하게 되는데 그 방법이 합법적인 것이 아니라 비합법적이라는 논리이다. 지금껏 이 지구상에 펼쳐졌던 농업혁명,종교혁명,산업혁명과 프랑스 대혁명, 과학혁명 등 혁명이라고 이름부쳐진 혁명들 가운데 산업혁명과 과학혁명, 농업혁명 등은 일시적인 봉기같은 그야말로 혁명적인 상황이 아닌 점차적인 변혁의 산물이니 비합법적인 방법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프랑스 대혁명과 그 이후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 그리고 중국의 문화혁명은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탈취한 것이 맞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사회상으로 볼 때 말이다.
혁명은 나라에 따라 성공적이고 뭔가 긍정적인 방향을 결정짓는 아주 획기적인 사안일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로 참으로 귀한 것을 한꺼번에 없애버리는 그러니까 아주 소멸적인 사안의 대표적인 것일 가능성도 높다. 아마도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과 중국의 문화혁명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나는 판단한다. 나는 공산주의 혁명이 가져온 그 이데올로기적 대변혁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보는 관점과 학문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혁명으로 인해 그 시절 그 나라와 그 사회에 흐르는 멋지고 대단한 문화 예술적 측면이 혁명이라는 이름아래 땅에 파묻히는 그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러시아는 문화 예술의 강국이었다. 수많은 예술가와 문학가 그리고 철학가들이 배출되었다. 하지만 볼세비키 혁명같은 정치적 혁명으로 인해 보석같았던 그 문화예술의 향기는 상당부분 땅속에 묻히고 말았다.
중국의 문화혁명은 러시아의 볼세비키혁명보다 더 혹독한 문화예술의 도륙을 불러왔다. 사실 중국의 문화혁명은 혁명도 아니다. 그냥 기존의 질서와 문화 예술 그리고 철학을 모조리 갈아 없애는 극악무도한 작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중국 공산당 주석인 마오쩌둥은 그의 권력장악으로 내세운 대약진 운동이 철저하게 실패로 돌아가고 실각의 위기에 처하자 꺼집어 낸 것이 바로 문화혁명이라는 것이다. 마오쩌둥 자신의 권력 재장악을 노린 그야말로 개인적 혁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학교를 폐쇄하고 홍위병들에게 전통적인 가치를 공격하게 했다.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당의 관료들을 공개 비판함으로써 그들의 혁명성을 스스로 점검하게 했다. 수많은 노인들과 지식인들이 학대받고 수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채 죽음을 당했다. 나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중국 문학과 철학들은 모조리 엉터리 사상과 문학으로 평가되며 불질러졌고 땅속에 묻혔다. 공자 맹자는 중국을 부패시키는 철학이라며 깡그리 매도당한 것 아닌가. 그야말로 아래 위가 없는 오로지 동무들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패륜적 사상을 양산해 냈다. 그로부터 중국은 망한 것이다. 지금 경제적으로는 세계 2위국가이자 미국과 힘을 겨루는 그런 위치에 있다고 온갖 위세를 부리지만 문화 예술 철학적인 면에서는 중국은 개도국도 아닌 그냥 미개국일 뿐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철학과 문화 예술의 나라가 문화예술의 미개국으로 전락한 것은 바로 그 문화혁명이란 말도 안되는 작태에서 유래된 것은 너무도 명확한 사실이다.
러시아는 그래도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 자국의 소양을 신장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 언로를 틀어막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문화예술적 발전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 국가를 장악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이름도 검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슨 문화예술의 발전이 가능하겠는가. 무슨 일이 터지면 화들짝 놀라서 온갖 힘을 동원해 우선 막고 보자는 조치에 익숙한 나라에서 문화 예술 그리고 철학적 향상이 가능할 리가 없을 것이다. 중국은 지금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 패권국가가 되려고 한다. 오로지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말이다. 하지만 오로지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전세계의 일등국가가 된 사례가 지금껏 없었으며 앞으로도 물론 그럴 것이다. 게다가 시진핑의 나이 이제 71살이다.십년이상 정권을 잡아도 그의 나이 80살이다. 지금 하는데로 언로를 틀어막고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고 있는 중국에 있어 더 이상의 발전은 무의미하고 발전도 이루기 힘들 것이다.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귀를 막은 채 이뤄낸 발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구상에는 다양한 혁명이 존재한다. 인간이 살아가려는 과정속에 모순점이 발견되고 그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역부족임을 느낄 때 인간들은 혁명이라는 도구를 꺼내든다. 하지만 그 나라와 그 사회 그리고 그 국민들의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일부 권력 맹신자들의 권력욕으로 동원된 혁명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한다.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과 중국의 문화혁명이 아직 그 목숨을 보존하고는 있지만 러시아의 경우 이미 실패한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의 문화혁명도 중국 내부에서는 실패를 넘어서 중국을 병들게 하고 패망의 길로 안내하는 요상한 혁명으로 정의되고 있다. 물론 겉으로 표현하는 그룹은 별로 없다. 그럴 환경과 분위기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지않은 시간안에 중국의 문화혁명은 제대로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 문화혁명 뒤에 숨어있는 포악하고 사악한 모택동의 권력욕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허구적인 혁명이라고 말이다.정말로 중국은 문화혁명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그것은 경제적 군사적 부흥으로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중국인들의 문화예술적 가치인데 말이다.
2023년 5월 2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