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면
불법은 어디에나 있다.
하루 해가 뜨고 지는
거기에도 불법이 있고,
나의 한생각 일어나고 사라지는
거기에도 불법이 있으며
나의 들숨날숨 가운데도
엄연히 불법은 존재한다.
어디 그뿐인가?
내 주변엔 선지식들도 많다.
나의 남편 나의 아내도 선지식이요
부모 자식도 선지식 이다.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도 선지식 이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어가는
이 길위의 순례객
한분 한분도 선지식이며
날 짐승 들 짐승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도
내가 배우기로 하면
그 순간부터 훌륭한 선지식 이다.
마드리드에 살고 있다는 이 여성분,
눈물겹게 자신과의 싸움을 결심하고
애견과 함께 걸어 온지 두달이 됐단다.
보통 사람들이 40일 걸리는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
이 분은 오늘로 58일째 란다.
앉았다 일어서기도 힘겨울 저 몸으로
뼈를 깎는 결심을 하지 않고서야?...
이 분 또한
위대한 선지식이다.
빈승은 오늘로,
800km 대장정을 무사히(?)끝내고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앞에
도착 했읍니다.
완주증도 발급 받아 들고보니
감개가 무량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 입니다.
온 세상천지 만물들이
모두가 선지식임을 체험하는
귀한 시간들이었읍니다.
순례자 협회에서
대성당 미사가 시작되는 정오께 까지
순례자 사무소에 도착하신 분들을
따로 모시고 순례자 세트 메뉴로
점심 공양 대접도 받았읍니다.
대성당 미사는
참으로 웅장하고 엄숙하게 치뤄지고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무셔진
무덤에 참례도 했읍니다.
이제,
대성당에서 운영하는
순례자들을 위한 호스텔에
여장을 풀고
토굴을 떠나온지 처음으로 싱글룸에서
빨래도 하고
며칠 푹 쉬었다가
여기서 버스로 4시간이 걸리는
포르투갈의 포르투와
스페인의 남부지방을 둘러보고
30일쯤 귀국 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