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만배, 기자때 보도 무마등 대가 저축은행 임원에게 10억원 받아냈다”
金측 “돈 빌렸다가 더 갚아” 반박
檢 공소장서 “곽상도 아들 50억도
金이 ‘질병 위로금으로 위장’ 제안”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가 기자 시절 한 저축은행 임원에게 보도 무마 및 법조계 로비 명목으로 10억 원을 뜯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김 씨의 범죄수익 은닉 공범 10명의 공소장에는 A저축은행의 전 임원 유모 씨가 김 씨에게 10억 원을 건넨 과정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머니투데이 기자였던 김 씨는 2007년경 저축은행 임원인 유 씨가 강원랜드를 방문해 도박을 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유 씨가 김 씨에게 보도 무마 대가로 5000만 원을 제안하자 김 씨는 2억 원을 요구했고, 2억 원을 받은 후 실제로 관련 기사를 쓰지 않았다.
이후 2008, 2009년경 저축은행 대출 비리 사건이 벌어지고 유 씨와 유 씨의 상사인 A저축은행 B 회장이 수사 대상이 되자 김 씨는 “검찰에 얘기해 사건이 잘 해결되도록 도와주겠다”며 다시 2억 원을 받는 등 2007년부터 2011년 4월까지 총 1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 씨는 결국 2011년 수재 혐의 등으로 실형이 확정돼 10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그런데 2021년 출소한 유 씨는 언론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보도되자 김 씨에게 “대장동으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10억 원을 달라”고 요구해 2021년 11월 2억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과거 자신이 돈을 줬던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요구해 3000만 원을 추가로 받아냈다. 검찰은 유 씨가 불법 수익임을 알면서도 김 씨로부터 2억8000만 원을 받아갔다고 보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김 씨가 이른바 ‘50억 클럽’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병채 씨에게 ‘질병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주자고 제안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2021년 9월 중순경부터 곽 전 의원 아들이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확산되자 김 씨가 “병원에 입원시켜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위장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병채 씨가 진단받은 병을 두고 어지럼증이 발생한 뒤 30초 뒤에 사라지는 경증 질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보도 무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는 공소장 내용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 (유 씨로부터) 돈을 빌린 적은 있지만 빌린 금액보다 상회하는 돈을 줬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구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