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은 봄
미동부에 사는 친구들과
가을이 오면 짐 소프 Jim Thorpe에 있는
리하이 단풍 기차를 타러 가자고 했는데.. 다들 잔뜩
가을 여행 계획을 잡고 있어 시간을 따로 내는 게 쉽지 않은지 무산되었다.
주위를 보니 올 가을 유난히 한국을 포함한 해외 여행하는 이들이 많다.
코비드-19로 인해 연기 된 여행 계획을 올 가을에 가다 보니 생긴 현상이라나..
그래서 인가..
어제(10.12) 간 베어 산이나
오늘 간(10.13) 선켄 메도우 바닷가 공원이 여느 해보다 한적하다.^^.
성급한 마음은 제법 단풍이기를 기대하지만..
자연은 서두르지 않으니.. 아직 단풍은 여물지 않았다.
단풍이 아닌 푸른 나무 숲길을 드라이브하지만 마음이 상쾌하다.
같은 길이라도 일하러 갈 때 느낌이랑 가벼이 산책하러 가는 기분은 전혀 다르다는 거 다 알지만..
나이스한 기분으로 악셀레이터를 밟는다.
자연은 매일 변하니 살아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 변화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은 순간순간 우리 마음이 아니련가..
차에서 내려 베어 산 정기를 흠뻑 마시면서
그 안에 있는 헤샨 호수 Hessian Lake로 향한다.
호수 위로 부는 바람이 제법 스산해 차로 돌아와 두툼한 재킷으로 갈아입고 호숫가를 걷는데..
바람이 멈추면 약간 덥다.
날씨 참 오묘하네.^^.
시월 평일 오후 베어 산은 은퇴한 부부가 여유롭게 걷고 벤치에 앉은 이들이 한가히 담소를 즐기는 한가함으로 가득하다.
만일 미풍의 바람이 있는 듯 없는 듯하고 햇빛이 온누리를 감싸고 있으면 나른함에 흠뻑 빠질터인데..
오늘은 약간의 시린 바람이 호수 위를 춤추고 있어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든다.
헤샨 Hessian은 독일병정으로 이란 뜻으로 미 독립전쟁 당시 영국군을 도와준 독일군이라고..
이름이 헤샨 호수인 것 그 독일군들이 독립 전쟁을 하고 있던 더운 여름 어느 날 베어 산 이 호수에서 수영이라도 했나?.
미 독립전쟁 당시 유럽 국가들은 자기들 이익에 따라 미국을 또는 영국을 도왔을 것이다.
지금 우크라니아 전쟁이 그렇고, 하머스와 이스라엘 분쟁 역시 그렇다.
자기들 이익에 따라 이 편을 또는 저편을 거들고 있다.
정의나 인권은 저리 가라다.
오랜만에 베어 산에 있는 동물원을 찾는다.
나는 동물원보다 허드슨 강 풍경 보는 걸 더 좋아하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없다.
동물원이라기보다는 산책길이 더 타당할 것 같다.
동물은 별로 없고 길이 잘 만들어져 있기에.. 그러니 관람객도 별로 없다.
지난번 미네와스카 공원을 가다가 본 야생곰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은 곰 두 마리가 있다.
사육되는 곰과 야생 곰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배부른 사육 곰이 배고픈 야생 곰을 이기지 않을까?.
아니..
힘센 넘이 이긴다고.^^.
그 다음 날 바다가 있는 선켄 메도우 공원으로 향했다.
선켄 메도우 공원 가는 하이웨이 노던 스테이트 파크웨이... 이 길 역시 길 양 옆으로 나무들이 울울창창이다.
그런데 풍광은 베어 산 길보다 훨 못하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정기를 받은 나무와 대서양 바다 기운을 받고 자란 나무 기운의 차인가?
바다 바람을 예상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속 옷을 입고 왔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ㅎㅎㅎ^^
밀물이 한창이고 바람도 있어서인지
파도도 제법 성하다. 존스 해변에 비하면 아기 수준의
잔잔한 파도지만..
평소 바다로 걸어 나아갈 수 있는 돌무더기 길이 오늘은 파도에 묻혀있다.
갈매기와 물새가 그리 많이 모여 있지 않은 걸 보면 바닷속에 먹을 만한 물고기나 조개류가 많지 않은 듯..
청각이 눈에 띈다. 서양인에게 청각은 사람이 먹지 않는 바다 풀일 뿐이다.
전화기 배터리가 거의 바닥이다. 사진은 더 이상 담을 수 없겠군..
이곳에 나온 사람들도 어제 베어 산에서 만난 이들처럼 여유롭게 보인다.
지구 저 편에서는 지옥과 같은 아비규환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우리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잘 선택했기 때문인가?. 우리가 선택한 거 같지만 그 안을 보면 선택당한 거 같다.
그리 알면 이 순간 누리는 행복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다른 곳에서 발생한 불행에 함께 하려는 의식은 깨어있어야만 하리라.
우리는 선택한 게 아닌 선택당한 것임을
온몸 실천으로 보여주는 정치인이 있으니 버니 샌더스 미 상원 의원.
그는 유태계임에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누구보다도 실랄한 게 비판하며
당장 이스라엘은 가자 지역에서 군사 공격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에게는 도덕과 상식이
민족이나 나라보다 우선한다는 확고한 인생관이 보인다. 나를 비롯한 내 주위에 버니 같은 멋쟁이가 몇이나 있나?.
눈이 아프다 억지로 찾으려 하니..
밀물 때이면 갈대숲이 물에 잠기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으로 걸어간다.
선켄 메도우 크릭도 지금은 웬만한 강처럼 변해 흐르고 있다.
물에 잠기던 갈대숲은 키가 훌쩍 커서인지 물이 엄청 불어나 밀물 때에도 윗 머리 부분은 물 밖으로 나와 있다.^^.
저 맛에 봄부터 이른 여름까지 하루 두 번은 물속에 꼬박 잠기면서도 굿굿이 참고 자란 것일까?.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도덕과 상식이 있어야 할 곳에 이제는 머니라는 곰팡이가 자라고 있는 것 같다.
머니라 불리는 곰팡이는 탐욕을 양분으로 취하고..
인류의 위기는 불, 물, 전염병에 의해 일어난다고 했는데..
그 바닥에는 탐욕이 마그마처럼 있지 아니한가..
"비구들아, 일체(一切)가 불타고 있다. 일체가 불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안(眼)이 불타고 있고,
색과 안식과 안축과
안촉을 인연하여 생기는 세가지 느낌, 즉 괴로움·즐거움·덤덤함에 불타고 있다.
이[귀]·비[코]·설[혀]·신[몸]도 마찬가지이며,
이와 같이 의[뜻]도 불타고 있고,
법과 의식과 의촉과
의촉을 인연하여 생기는 세가지 느낌, 즉 괴로움·즐거움·덤덤함에 불타고 있다.
무엇으로 불타고 있는가?
탐욕으로, 성냄으로, 어리석음으로 불타고 있고,
생·로·병·사·근심·슬픔·번민·괴로움으로 불타고 있느니라." <잡. 197. 시현경>
문득 기독교 <바이블>에 나오는 금단의 과일 Forbodden fruit를 '선악과'로 번역했는데..
차라리 '탐욕 과일'이라고 설명하는 게 어떨지.. 하는 생각이.^^..
아울러 뱀의 유혹이 연(조건)인 것은 틀림없지만 과일을 먹은 자의 무지가 근본 인(因)으로..
근본 인 속에는 아담과 이브의 탐욕이 꿈틀거린다.^^..
다음 주부터
뉴욕 주변은 단풍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겠지.^^.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