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래충빠는 대꾸했다.
"스승님의 기적[神通]이란 단지 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많은 기적을 행하셨지만 흥미는커녕 피곤하고 싫증만 날 뿐입니다. 저에게 진정 자비심을 느끼신다면 제발 경전들을 돌려 주세요!"
미라래빠는 대답했다.
"나의 아들아, 아버지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라. 그대가 신실하게 간구한다면 모든 현상계가 거룩한 경전임을 깨닫게 되리라. 자, 이제 이 깨달음을 위해 나에게 간구하도록 하여라."
그후 미라래빠는, 상인(商人)들이 진 지방으로 갈 때면 이용하곤 하는 산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거기서 그는 길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바위를 집어올려 과자를 부수듯 바위의 한 부분을 빻더니, 물을 뿌리듯 바위 부스러기를 하늘로 뿌렸다. 그리고 한쪽 바위는 마치 마른 흙덩이를 짓밟아 부수듯 밟아 부수고, 마침내 남은 큰 바윗덩이는 한 손으로 번쩍 치켜들어 까마득한 골짜기 아래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노래불렀다.
래충빠야, 잠시 동안 귀담아 들으렴.
좁은 산길 가운데
여덟 모서리 무쇠 바위가 가로막았네.
오른쪽 모서리는 행인들이 오르느라 닳아지고
왼쪽 모서리는 길을 내려가느라 닳아졌네.
대장장이 백 명인들 무쇠 망치로
거대한 바위를 쪼갤 수 있으랴.
풀무가 백 개인들 녹일 수 있으랴.
하지만 보라, 과자를 부수듯 나는 부수었고
물을 뿌리듯 돌가루를 흩어버렸다.
흙덩이를 밟듯 밟아 뭉개었고
화살을 쏘듯 던져버렸다.
신심을 지니고 아버지를 경앙(敬仰)하면
소원 성취 단비가 쏟아지리.
하여 소원 성취의 보고(寶庫)를 깨달으리니
노니는 염소떼 구경하기 흥미로울지라도
이 놀라운 시현과 어찌 견줄 수 있으랴.
아들아, 지금 곧 마음을 돌이키렴.
래충빠는 여전히 스승을 불신하며 말했다.
"경전을 되돌려주는 기적을 행사한다면 선생님을 믿겠지만 그렇지 않는 한 저는 조금도 만족하거나 기뻐할 수 없습니다!"
이에 미라래빠는 날개를 펼치듯이 옷자락을 펼치고 적암 절벽 위 하늘로 곧장 날아올랐다. 그리고 날개치듯이 펄럭이며 매처럼 선회하다가 번개의 섬광처럼 돌진하여 다시 땅에 내려 왔다. 이 기적을 시현하면서 미라래빠는 노래를 불렀다.
래충빠야, 잠시 동안 귀담아 들을진저!
여기는 적암 봉우리
하늘성(城)이 솟아 있네.
커다란 매가 날개치며 적암 위를 선회하니
작은 새들이 무서워 떠네.
누구도 여기서 날아본 적이 없었고
아무도 다시는 날지 않으련만
자, 늙은이를 보렴!
창공의 독수리처럼 하늘 높이 날지 않는가.
보라, 매처럼 선회하며 구름처럼 떠돌다가
번개처럼 땅으로 내려오지 않는가.
신통을 믿는다면
그대는 육신을 통달하라.
마침내 윤회계와 열반계가 '하나'임을 알리라.
노니는 염소떼 구경하기 재미있을지라도
이 놀라운 시현과 어찌 견줄 수 있으랴.
아들 래충빠야,
그대는 마음을 바르게 펴렴!
첫댓글 모든 현상계가 거룩한 경전.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_()_
모든 현상계가 거룩한 경전이며
윤히계와 열반계는 하나이다.. 나무아미타불 _()_
시간과 세월이 가야만
알아지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