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은 철도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곳이다.
경부선이 연결되는 조치원역으로 수많은 열차가 전국 각지로 연결되니,
인구가 적은 군임에도 주요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조치원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주변 시골마을로 갈 때나 이용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물론 이용객이 은근히 있기는 하지만 철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규모도 크고 버스도 많은 터미널이지만 뭔가 허전함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조치원터미널은 읍내의 중심가에 있는데, 번화가의 끝엔 조치원역이 자리잡고 있다.
읍내치곤 꽤 규모가 커 보이는 조치원읍. 하지만 모든 것은 역 쪽에 쏠려있다.
조치원터미널은 역에서 청주로 들어가는 입구에 놓여져 있다.
그래서 청주시내버스가 수시로 다니기는 하지만,
역 앞의 풍경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터미널을 찾아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넓다고 느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역의 그늘에 가려져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생김새를 보면 그래도 꽤나 큼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승차장의 넓이도 꽤 넓고, 드나드는 버스의 숫자도 꽤나 많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사진 왼쪽의 속리산고속이 금호계열로 바뀌었다는 것 뿐?
3년만에 다시 방문한 곳이지만 주변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예전엔 여기서 부강가는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잠시 들렀을뿐인데...
이젠 터미널을 직접 '답사'하러 온 것이니 목적조차 완전히 다르다.
터미널 규모가 큰 이유가 시내버스 때문인 것인가?
연기군을 꽉 잡고 있는 '성일버스'의 종점이 바로 이 곳이다.
시외버스와 바로 환승도 되고, 청주가는 길목이여서 회차하기도 편하니...
아마 이 곳만큼 딱인 곳도 없을 거다.
멋모르던 시절 방문했을 땐 버스가 주차장에서 바로 출발하는 줄 알고,
시내버스가 시동을 부릉부릉 켜자마자 주차장으로 달려가서 버스를 타려했었다.
하지만 시내버스는 무심코 외면하고 승차장으로 떡하니 달려왔는데,
그 것이 얼마나 민망하던지...
겉모습만 보면 장거리용 터미널같지만, 실제로는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버스가 훨씬 많이 들어온다.
거의 대부분은 시내버스가 오가고, 시외·고속버스의 공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예전에 방문했을 땐 곳곳에 거미줄도 쳐지고 굉장히 낡아빠진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리모델링되어 내부가 깔끔하고 아늑해졌다.
다소 썰렁한 느낌은 있어도 뭔가 훤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내부는 그새 싹 바뀌었어도 매표소 위치만큼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예전의 낡디낡은 모습을 내심 생각해보니,
매표소 또한 비교조차 힘들 정도로 상당히 좋아진 것 같다.
조치원터미널의 시간표는 다소 복잡하게 쓰여있다.
고속버스/시외버스/시내버스를 모두 관리하는 종합터미널인지라,
세 종류의 시간표가 한 곳에 정신없이 담겨있다.
고속버스는 서울행이 전부인데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하지만 열차가 워낙 인기가 좋은데다 청주 가경터미널이 버스로 20분이면 가는거리라,
그렇게 많이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
제일 오른쪽의 부강/신탄진을 제외하고는 전부 시외버스다.
유성/서대전 노선은 거리도 워낙 가깝고 시내버스/열차가 발달해 배차가 상당히 긴 편이고,
전의/천안도 열차의 공세에 눌려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공주/부여/논산방면 시외버스가 겨우 체면치레를 하는 수준이다.
시외버스라고 해봤자 이들 지역으로 운행하는 것이 전부고,
부강/신탄진부터는 시내버스 노선을 안내하고 있다.
역시나 부강/신탄진 지역의 배차간격이 가장 짧으며,
제대로 안내되진 않았지만 전의행 버스도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그러나 연기군이 대전/청주/천안/공주에 둘러싸인지라,
시내버스 노선망이 그렇게까지 발달한 편은 아니어서 노선의 수가 많지는 않다.
비록 시내버스 시간표를 상세하게 안내하지는 못하지만,
요금만큼은 마을별로 아주 자세하게 안내해주고 있어 돈 계산하기는 쉽다.
주차장이 터미널 입구와 같았던 조치원터미널.
그러나 반대편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조그만 입구가 있으니,
포장조차 되지 않은 골목길에 이렇게 거대한 터미널이 버젓이 서있다.
동네 골목길에 이런 입구가 있을 줄이야...
알면 알 수록 신기하지만, 알면 알 수록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도 강하게 받는 그 곳...
아직까지도 베일에 싸여있는 것만 같은 조치원터미널이다.
첫댓글 제가 살고있는 근처의 터미널이라서 그런지 와닿는 부분들이 많네요 ^^
되도록 간략하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보니 그리 간략하지는 않네요.
고속버스 승차권 환불이 좀 웃기네요ㅎㅎ 출발전에도 일반 6800원 출발후 이틀까지도 6800원 월랜 환불할때 10프로 세금떼는걸로 알고 있는데 여긴 10프로를 세금 떼지 않군요....
환불 수수료는 터미널에 따른 재량이니... 조치원은 원체 수수료를 받지 않나봅니다.
10프로 세금이 아니고 위약금 명목의 10% 수수료입니다. 받는 터미널도 있고 안 받는 터미널도 있죠. 조치원터미널은 존재 자체가 의문시 됩니다. 이 곳을 차고지로 활용하는 성일버스는 터미널 출발도 있지만, 공차로 나가서 조치원역 기점으로 하는 노선이 더 많습니다. 천안-조치원-유성-대전은 요금이나 소요시간 면에서 철도에 완전히 밀려 손님이 거의 없고, 청주-공주 노선은 손님은 있어 보이지만 조치원 승하차 손님이 적습니다. 이 노선은 영업과 회송의 두 가지 기능을 하고 있죠. 동양고속의 철수 등 거의 죽어가던 서울 노선은 천안논산고속도로 때문에 다시 살아났죠. 터미널 수요보다는 고대홍대 수요가 다수입니다.
사실 조치원터미널이 왜 있어야하는가에 약간 의문도 듭니다. 글에선 표기를 하지 않았지만, 가경터미널이 자가용 15분, 버스 20분 거리에 있어 조치원에선 거의 대부분 버스를 이용할 때 청주로 나가는게 현실이고, 앞서 말한 것 처럼 조치원역의 입지가 워낙 거대하여 대부분의 주민들은 외지로 갈 때 무조건 철도를 이용하는 현실이죠.
하다못해 연기군이 철도와 1번국도로 발전한 동네이지 않겠습니까? 대부분은 철도를 이용하기에 버스들(구지 따지자면 연기성일버스,공주시민교통)마저도 조치원역쪽에 더 공급이 많고 수요도 많습니다. 조치원역에서 철도를 이용하던지 아니면 청주에서 장거리 교통수단을 이용하는것 외에는 거의 용도가 만무한편입니다. 말씀하신 공주노선 역시 역전에서 시내버스(12번)를 이용할수 있기에 시외버스로써는 효율성이 떨어질수밖에 없지요.(청주-공주는 공주, 더 나아가 부여로 가는 노선 자체로뿐만 아니라 공주대 수요도 꽤 있습니다.)
실질적인 성일버스의 주 수요처는 조치원역이고, 조치원터미널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단순히 '차고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ㅡㅡ;;
청주에서 학교를 다닐적에 열차를 타러올때마다 시내버스를 타고 조치원을 들렀는데 역이 종점으로 관심을 갖는데 비해 터미널은 그냥 휙~지나쳐 버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치원에서 청주까지 시외버스가 다니긴 하지만 조치원역 앞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가 청주시내 곳곳으로 운행되니..그래도 간만에 보는 곳이라 반갑네요.
조치원역, 가경터미널이라는 두 탑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꼴이라고나 할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