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9일 금요일 전남 화순 만연산 668m
가을인데도 한 여름같이 무더운 날씨이다. 화순에 사시는 임목사님 내외분과 만연산 산행을 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아침 8시경 집을 나서서 시내버스로 화순까지 간 다음, 약속장소에서 목사님내외분을 만나, 사모님이 운전하시는 승용차로 바꾸어 타고 만연사폭포주차장까지 간후 산행을 시작하였다.
가까이에 있는 만연폭포를 들여다 보였다. 남자와 여자 가 따로 사용할 수 있게 담이 둘려 있다. 남탕에 벌써 두 남자가 폭포를 맞으며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옛날에는 수량도 많고 좋았었는데 가뭄 탓인지 떨어지는 폭포물의 양이 적고 약하게 보였다.
등산로가 완만하고 넓었으며 오가는 등산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등산로 좌우에는 꽃무릇(상사화)가 제법 많이 피어 있어서 등산로를 더욱 산듯하게 해 주었다. 얼마 있지 않아 꽃무릇이 산전체에 번지리라는 예감이다. 전임 여자군수가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아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결과라 한다. 여자의 한 특성으로 평가해 주는 것 같았다.
임목사님 연세가 많은지라 우리는 아주 느린 속도로 쉬엄쉬엄 올랐다. 다소 급한 경사로에는 나무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었다. 두 시간 정도 오르니 나무평상이 넓게 잘 설치된 봉우리에 올랐다. 정상인줄 알았다. “만연산 606m”라는 정상에 흔히 있는 표지석도 있었다. 그런데 안내표지기둥에는 정상까지 1.2km라고 적혀 있었다.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무등산이 환히 보였고, 반대 쪽에 화순의 여러 곳이 내려다 보였다. 알지는 못하지만 사방멀리 여러 높은 산들이 바라다 보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진도 찍고 하다가 우리는 정상을 향해 갈 것인가 그냥 하산할 것인가 망설이게 되었다.
그런데 목사님이 아무 말도 없이 먼저 하산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산지점에서 만나기로 하면서 사모님도 함께 가시도록 하고, 우리 부부만 정상을 향해 갔다. 정상까지 가는 길은 좁고 바위 길이 다소 험한 곳도 몇 군데 있었지만 능선을 따라 가기에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산에 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전망 좋은 나무평상이 있는 곳 까지만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 같았다.
정상을 향해 가는 길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수만리큰재에 조성된 자연생태공원으로 하산했다. 정상과 제 3봉 사이에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한 것이다. 처음 상당거리가 급경사를 이루다가 곧 평지와 같은 숲길이 이어졌다. 목사님내외분과 공원에서 만났다.
휴대폰이 있어 편리한 세상이다. 떨어져 있어도 계속 연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목사님이 안내한 곳으로 갔다. 상당히 먼 거리를 갔다. 도로변에 계곡이 있고 저수지도 있고 도로사정도
비교적 좋았다. 도로 양편에 드문드문 보기 좋은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었다. 웰빙시대라고 하던가, 공기 좋고 경치 좋고
아름다운 숲이 있는 곳을 찾아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간 곳도 계곡 깊숙한 곳에서 여자 혼자가 경영하는 식당이었다. 청국장요리를 전문으로 무공해재료로 요리한 음식만 취급한다는 웰빙식당이었다. 한때 요양원이기도 해서 건물도 여럿 있었다. 누가 그 깊은 곳을 알고 찾아갈까 싶은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이다. 좋다는 것만
알려지면 승용차가 많아 어려움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 승용차로 화순전대병원까지 간 후 공짜로 운행되고 있는 셔틀버스로 광주 대학병원에 오니, 마침 심방 차 왔다는 교회 봉고가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대기하고 있어서 그 차로 집에까지 쉽게 왔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고 사모님에게 전화했더니, 참으로 은혜스러운 하루라고 하며 서로 웃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