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없으면 골프 못 치나?”..
4년 새 2배 증가한 ‘캐디선택제’, 그래도 캐디피는 폭등?
2025-02-02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캐디피 15만 원 시대.. “돈만 내고 서비스는 그대로?”
“일본은 90% 노캐디.. 한국 골프장은 왜 못 바뀌나?”
국내 골프장들이 캐디 부족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캐디선택제’를 확산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정작 캐디피는 10년 새 50% 넘게 폭등해 골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돈은 돈대로 내는데, 서비스는 그대로? 차라리 캐디 없이 치겠다.”
급기야 비싼 캐디피를 감당해야 하는 골퍼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캐디선택제 골프장은 2017년 말 70곳에서 시작해 꾸준히 늘어,
2024년 10월 기준 231곳에 달해, 7년간 3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19년 이후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특수와 캐디피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 캐디피 15만 원 시대.. “골프는 부자들만의 스포츠?”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레저백서 TV'가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231개 골프장이 캐디선택제를 도입해
전체 562군데 골프장의 약 41%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9년(120곳)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입니다.
도입 골프장 중 대중형 골프장이 171곳으로 가장 많고
대중형 골프장 전체(367곳)의 46.6%에 해당했습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에 회원에 한해 42곳에서만 캐디선택제를 시행했고,
군(軍) 골프장은 전체 35곳 가운데 18곳에서 시행해 절반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캐디선택제를 시행하는 골프장은 영남권(56곳)이 가장 많았고
수도권(47곳), 충청권(41곳), 호남권(39곳)이 뒤를 이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 제주 골프장, 캐디선택제·노캐디제 확산 “여전히 제한적”
지역별로는 영남권(56곳)이 가장 많고,
수도권(47곳), 충청권(41곳), 호남권(39곳)이 뒤를 이었습니다.
제주 지역의 캐디선택제 골프장은 12곳으로,
전체 제주 골프장의 35%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 중
제주 지역의 캐디선택제 시행 골프장은 단 4곳에 그쳤습니다.
이는 대기업 골프장들이 수도권과 같이 캐디 수급이 비교적 원활한 지역에 주로 위치하고,
캐디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 “노캐디제, 골퍼들에게 선택받고 있나?”
캐디피 인상이 이어지면서
노캐디제를 시행하는 골프장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노캐디제를 도입한 골프장은 총 75곳으로,
대중형 골프장이 52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분 9홀 규모의 골프장이며, 18홀 이상 골프장 중에는 군산CC,
골프존카운티 영암45 등 7곳이 노캐디제로 운영 중입니다.
노캐디제를 선택하면 1인당 약 4만 원의 캐디피를 절약할 수 있어,
골프 실력이 뛰어난 골퍼나 비용을 아끼고자 하는 ‘알뜰 골퍼’들 선호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캐디 없는 골프, 가능할까?.. 일본은 90% 노캐디 운영
골프 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만 해도 캐디 없는 운영이 보편화됐습니다.
일본 골프장의 90% 이상이 노캐디 플레이를 기본으로 운영하며,
골퍼들은 자연스럽게 자율적인 플레이에 익숙해졌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캐디 동반이 일반적입니다.
서 소장은 “한국은 골프가 접대용으로 자리 잡으면서 캐디가 필수처럼 여겨졌지만,
본래 골프는 혼자 즐기는 스포츠”라며 “캐디 의존도를 줄여야
골프 본연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캐디 도입이 어려운 이유도 있습니다.
경기 진행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초보 골퍼들이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점 등이 걸림돌로 꼽힙니다.
여기에 “골퍼들이 캐디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는 고정관념 역시도
변화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한국 골프, 변화 없으면 해외 경쟁력 잃어”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특히 제주 골프장은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치솟는 캐디피와 심화되는 해외 골프장과의 경쟁 속에서,
기존 운영 방식 등에 대한 재검토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천범 소장은 “캐디피 인상이 계속되고, 캐디 구인난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제주 골프장도 노캐디제나 셀프 골프 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습니다.
특히 “골퍼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골프장’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국내 골프장은 해외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라며,
“골퍼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 골프장은
결국 ‘비싸고 불친절한’ 이미지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