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rkship at columbia university

-->8월 여름방학때 clerkship 다녀와서 작성한 글입니다. 학교 신문에 올려진 글입니다.clerkship 계획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컬럼비아 의과대학 혈액종양학과 Division of Hematology-Oncology, Department of Medicine [註] 컬럼비아 대학병원의 실습생활은 무척이나 바쁜 생활의 연속이었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내과에 속하는 혈액종양분과(Division of Hematology-Oncology)에서 8월 1일부터 한달간 교환방문 학생으로 실습생활을 가졌습니다. 이 실습생활이 끝나갈 무렵,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 중 한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 6:30 AM, 어제 만난 환자에 대해 공부하고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정리한 것을 오전에 발표하는 "아침보고서(morning report)"를 준비하기 위해 서둘러 도서관으로 향했다. 오늘 발표할 환자는 외과에서 종양학과로 자문(consultation)을 의뢰한 77세의 필리핀 할머니로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딸을 만나러 왔다가 직장암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였다. 어제 한시간 넘게 환자를 만나서 문진을 하고 얻어낸 내용을 정리하여 오전중에 나의 치료계획을 발표해야 해야했다. 한국에서 멀리 실습온 학생에게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주신 그 할머니 환자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이 나의 5번째 아침보고서였는데 몇번이나 수정하고, 직장암에 대해서 많은 문헌을 찾아서 공부를 했다. 도서관에서 다시 수요일 마다 개최되는 병리학-종양학 합동콘프런스(patology-oncology conferance)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병리학과 종양학 두 분야가 모두 나에게는 관심있었던지라 이 콘프런스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다. 여기서는 두 분야의 교수(attending professor)가 환자에 대해 토의하고 치료 방침을 세우는 과정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특히 병리학 교수는 인도 출신으로 항상 열정적으로 조직 슬리아드를 보여주면서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이런 교수처럼 나도 언제가는 훌륭한 한국인 출신의 의사가 되는 즐거운 상상에 잠시 빠져보기도 했다 9시에는 아침보고서를 발표하기 위해서 Milstein Hospital 빌딩의 5층 종양학 회의실로 향했다. 레지던트와 인턴 실습학생으로 이루어진 5개 조와 펠로우, 교수진 2명과 나를 비롯하여 영국과 중국에서 온 교환학생 등 총 20명이 오전 3시간 동안 자신의 환자에 대해서 발표하고 치료 방향에 대해서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는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에 접근하는 것을 콘프런스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잘못된 점을 지적받아 수정하여, 실질적으로 환자의 치료에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있었다. 또한 각 질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교수들은 언제나 근거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에 바탕을 두어서 최신의 치료 방법에 대해서 학생과 전공의들에게 소개해 주었다. 특히 의과대학 학생들은 스스로 의문점에 대해 의학서적과 논문 검색을 통해서 공부한 것을 콘프런스 시간에 함께 나누기도 하여 자신이 열심히 한만큼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오늘도 역시 한국인 2세로 콜럼비아 의과대학 4학년 학생이 있어 정말 훌륭하게 치료방침을 세워 발표하는 것을 보고 내심 부러웠다. 다음 차례인 나도 잘 해보겠다고 다짐하고, 최대한 영어 발음을 부드럽게 하도록 노력하면서 준비한 내용을 열심히 발표했다. 내가 담당했던 유방암 환자를 만나면서 왜 흑인 환자에서는 질병의 예후가 나쁜지 궁금하던 찰나에 도서관에서 흥미로운 논문을 찾아서 공부하였는데 그것을 요약하여 발표하였다. 참석자들은 내가 찾은 최신 논문에 관심을 갖고 흥미로워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노력한 만큼 내 의사가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큰 보람도 느꼈다. 특히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영어는 언제나 넘어야할 큰 산이지만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MD이자 PhD 출신의 젊은 여자 조교수인 Dr. Judith Mckoy는 오늘도 대장암의의 FDA 승인 면역치료에 관해서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Dr. Mckoy는 유방암에 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었으며, 그 실험실은 규모뿐만 아니라 활발한 연구가 어루어지고 있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이 있어 교수님과 함께 토론하기 위해 Hammer Center Building의 교수님 연구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실험실에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인 연구원도 있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오전 시간이 다 지나고 외래환자를 보기 위해서 영국에서 온 교환학생과 함께 외래환자를 보는 병동으로 향했다. 오늘은 혈액질환 환자를 보는 날이었다. 펠로우 선생님이 먼저 환자를 보고 치료방침을 세운 후 혈액종양 환자를 담당하는 교수에게 환자보고를 한 후 치료방법을 함께 결정하고 치료하는 방식이었다. 펠로우 선생님과 함께 환자를 진찰하고 교수님께 보고를 하러 갈 때는 언제 어떤 질문을 하실 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했다. 교과서에서나 공부했던 혈액질환을 갖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신기했고, 지식을 쌓는데에만 연연하지 않고 환자를 긍휼이 여기는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오늘 만난 21세 여자는 겸상적혈구성 빈혈(sickle cell anemia)로 통증으로 진통제에 의존하면서 고생하는 환자였다. 외래를 나오면서 통증치료 약물에 대해서 정리해서 내일 아침보고서 발표시간에 함께 지식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다. 1달간의 짧은 실습시간이 끝나갈 무렵, 실습을 시작할 당시와는 다르게 보다 적극적이고 자신감도 생겼다. 새로운 환경은 처음에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였지만 언제나 따듯하게 가르쳐주시는 여러 선생님과 함께 실습한 영국에서온 교환학생 친구 덕분에 잘 적응해 갈 수 있었다. 미국에서의 길지않은 실습생활이었지만 그 어떤 시간보다도 소중했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높이 날 수 있는 기회임이 분명했다. 인생은 기회의 연속이지만 그 기회가 왔을 때 목표를 세워서 자신감 있게 도전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은 그 만큼 보람이었고,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의 모교에서 받은 엄청난 기회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더욱 열심히 실습을 하고자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교수님과 동문회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2005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