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하천과 샘터 답사 발굴
옛 이름 샘터 일일이 사진 담아
20여곳 지도화 변화상도 들려줘
사단법인 제주환경문화원이 제주지하수연구센터와 함께 진행중인 제주 물 이야기 강좌에서는 특별한 인물을 만났다.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태관광마을 서귀포시 호근동의 김종호 선생. 그가 풀어낸 이야기는 '호근 마을의 하천과 샘물'. 전직 교사인 김종호 선생은 호근동 토박이. 호근동 자연환경해설사, 호근동생태마을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호근동의 하천과 샘들만이 아니라, 자연, 역사 등 두루두루 다 꿰뚫고 있는 듯 하다.
김종호 호근동 자연환경해설사
김종호 선생이 들려준 호근마을의 하천과 샘물 이야기는 호근동의 역사이면서 물의도시 서귀포의 축소판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살레왓, 메와진돌, 벤돌, 거문머들, 솔왓, 진진내, 여의물, 언새미, 몰망소, 구시물, 함배낭물, 지펑물, 절곡지, 불칸동산, 원통, 통물….
호근동 이곳저곳의 옛이름과 샘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호근동 샘물터 20여곳을 직접 답사하고 그 이름들을 직접 손글씨로 지도위에 써서 만든 자료를 보여줬다. 그 지도를 통해 호근동 마을을 살렸던 샘의 위치가 어디인지, 하천이 마을의 경계를 어떻게 나누는지, 어디로 흘러서 어디서 다른 물길과 만나는지, 어떻게 바다에 이르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구석구석 직접 답사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호근마을의 하천과 샘들의 변화상이 절절하게 와닿았다. 하천정비사업을 했더니 솟는 물이 말라버렸다는 얘기, 물이 흐르는 골짜기 위쪽이 하늘이거나 오름이 아니라 아파트단지라는 사실, 과거 논농사는 어디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동네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최근 호근동은 생태마을로 지정되어 마을 주민들이 함께 노력하고 가꾸어가는 중이다. 김종호 선생이 들려준 샘물 이야기도 그러하다. 호근동 물의 역사와 선조들의 지혜를 발굴하고, 직접 현장 답사를 통해 현재를 기록하며 그 실태를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하는 일이다. 물의도시 서귀포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것이다. 함께 물길을 내며 오래도록 마을을 지켜온 사람들의 지혜로 막힌 샘이 솟아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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