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색 오롯이 담긴 개성만점 엿
“울긋불긋 대추엿, 해멸 용산에 찹쌀엿, 만주 벌판에 수수엿, 강원도금강산 도토리엿, 울릉도 호박엿 헐찍 헐찍이 잘 나간다.”구전민요‘엿장수 타령’의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마다 다양한 전통 엿이 존재했다. 요즘같이 단맛을 내는 설탕이 없던 시절 엿은 단맛을 내는 중요한 음식이자 재료였고, 자연히 지역에 따라 많이 나는 특산물을 활용해 만드는 엿이 발달했다.
엿이 되기 전 상태인 조청에 무엇을 첨가하는가에 따라 엿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진다. 곡물류를 넣어 만든 엿은 쌀엿, 옥수수엿, 수수엿, 차조엿, 보리엿 등을 꼽는다. 열매류나 견과류 등을 넣어도 된다. 그러면 콩엿, 잣엿, 호두엿, 땅콩엿,대추엿, 깨엿 등을 만들 수 있다. 근채류를 넣어 만든 엿으로는 전남 무안의 고구마엿, 충청도의 무엿 등이 대표적이다. 엿을 주재료로 하되 육류를 넣어 꿩엿, 닭엿, 돼지고기엿 등을 만들면 보존성도 높아지고 보양식으로도 먹을 수 있었다.
옥수수 가루의 구수함을 담? - 황골 갱엿 황골 갱엿은 강원도 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황골마을의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수익사업이랄 만한 것이 없었던 산골 마을에서 엿을 만들어 파는 것은 농사일 외에 유용한 수입원이었다.
특히 이 일대에서 가장 많이 나는 옥수수를 재료로 삼아 엿을 만들어 먹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고려 시대 문인 이규보가 쓴‘동국여지승람’에도‘행당맥락杏麥酪’이라 하여 엿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당 ’이란 바로 단단한 갱엿을 지칭한다. 이로써 고려 시대 이전부터 갱엿이 우리 민족의 역사에 존재해왔음을 알 수 있다.‘동의보감’에도 갱엿은 비위脾胃의 기를 든든하게 하고 허약한 것을 보한다고 했다.
꿩고기의 감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보양식 - 제주 꿩엿 기름기 없는 꿩고기를 엿과 함께 고아 단백질과 당질을 함께 섭취할수 있는 꿩엿은 제주도에서 예로부터 귀한 고기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별식이었다.
꿩엿은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만큼 점성이 있는 상태로 만든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은 제주도에서 많이 생산되는 차조와 꿩고기를 함께 넣어 만드는 것이다. 차조밥을 짓고 엿기름물로 삭혀 끓이고, 내장을 제거한 꿩고기를 ?고 다시 끓여 기본 준비를 끝낸다. 조청이 거의 고아지면 살코기를 넣고 되직하게 고아 꿩엿을 만들었다.꿩을 구할 수 없으면 닭을 잡아 그 고기를 넣기도 했으니‘꿩 대신 닭’이라는 말은 이럴 때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에도 붙지 않는 바삭바삭한 맛 - 창평 쌀엿 엿가락을 톡 부러뜨려 한 입 깨물면 바삭바삭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바스러지는 쌀엿. 이에 붙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창평 쌀엿은 단연 명물이다.
창평 쌀엿은 조선 시대 세종대왕의 맏형인 양녕대군이 창평현(지금의 전남 담양군 창평면)에 낙향하? 지낼 때, 대군을 모시기 위해 따라 내려온 궁녀들이 창평 지역 아낙들에게 전수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평 쌀엿은 예로부터 곡창 지대인 창평뜰에서 거둔 질 좋은 쌀로 고두밥을 지은 다음, 엿기름물을 잘 섞고 당화시켜 잘 달인 조청을 눋지 않게 저어주면서 졸인다. 여기에 생강과 참깨를 소량 첨가해 일반 가락엿과는 차별화된 맛과 향을 낸다.
늙은 호박의 달고 깊은 향이 듬뿍 - 울릉도 호박엿 원래 울릉도의 명물은 호박엿이 아닌 후박엿이었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후박나무의 껍질은 향이 좋고 한방 약재로도 쓰였는데, 집집마다 만들어 먹던 후박엿과 호박엿의 발음이 비슷해 엿 이름이 와전되면서 호박엿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울릉도 명물로 호박엿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울릉도에서도 진짜 호박엿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울릉도 호박엿은 잘 익은 늙은 호박을 삶아 30% 이상 넣어 호박조청을 만든 다음 졸여서 엿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호박엿은 다소 무른 편이다. 그래서 가락엿으로 만들어 먹기보다는 판엿을 엿자르는 칼로 잘게 쪼개 먹거나,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잘라 유통한다.
엿의 풍속도와 포장의 현대화 과거 평안도 의?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며 엿을 깨물어 먹었다. 이를 ‘이굳히엿’이라 했다. 또 시집을 간 신부가 처음으로 친정에 다녀오는 것을 근친이라 하는데, 이때 시댁에 돌렸던 엿이‘근친엿 ’이었다. 엿을 먹는 동안 신부의 험담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기를 바라는 속내도 담겨 있어‘입막이엿’이라 부르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전통 엿의 한계를 넘어선 보관법과 포장 디자인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지역 특산물인 대나무로 패키지를 만든‘대입대통’쌀엿, 이가 약한 사람들을 위해 사탕처럼 개별 포장한 호박엿, 진공 포장으로 보존성을 높인 꿩엿 등은 대표적인 예다. 엿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별한 엿을 만드는 다양한 재료 고구마 고구마에는 칼륨과 식이섬유가 많다. 고구마엿을 만들려면 고구마를 삶아 속살을 으깨고 약 30℃로 식힌 뒤 엿기름물을 부어 따뜻한 곳에 두고 12시간정도 삭힌다. 이를 한소끔 끓인 후 베보자기에 걸러 맑은 액을 받아 달여 엿을 만든다. 엿을 잘 치댄 다음 잡아 늘이면 색이 노르스름하게 밝아지면서 감칠맛 나는 고구마엿이 완성된다.
차조 쌀이 귀하던 시절 차조는 엿의 주재료로 즐겨 쓴 잡곡이었다. 쌀과 달리 토양이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생육 기간이 짧아 구황작물로 즐겨 재배됐다.차조엿은 폐병이 있는 사람에게 좋고, 음허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며, 소음인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산후 회복기에 있는 임산부의 영양 간식으로 좋고,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북돋우는 데 효과가 있다.
생강 생강은 독특한 향을 내는 향신료로 쓰일 뿐만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고 해독 효과도 있다. 흔히 생강 조청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이를 바짝 졸여 생강엿을만들어 먹어도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액체 형태의 생강엿을 따뜻한 물에 전통차처럼 타 먹으면 감기를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전복 임금에게 진상할 만큼 귀한 해산물인 전복을 오래 보존하면서 맛도 좋게 하기 위해 만든 보양식, 전복엿은 꿩엿과 마찬가지로 액상이다. 다진 전복과 찹쌀,맥아를 혼합해 엿을 고는데, 다른 엿과 달리 단맛이 강하지 않고 전복의 은은한 향이 배어 있어 색다른 단맛을 즐길 수 있다.
땅콩 엿의 단맛만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다 느껴질 때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드는 땅콩. 단백질과 필수지방산, 인산 성분이 풍부해 자칫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엿의 영양학적 균형을 잡아준다. 다른 견과류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낼 수 있어 엿 첨가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 무에는 전분 분해 효소의 일종인 아밀라아제가 들어 있어서 엿기름을 대신해 엿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도 쓰인다. 무엿은 수분이 많아 주로 액상으로 떠먹는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엿 자체를 그냥 떠먹어도 좋고, 끓인 물에 타서 따끈하게 차를 만들어 먹으면 기침이나 천식, 백일해 등의 증상을 진정시켜준다.
엿이 되기 전 상태인 조청에 무엇을 첨가하는가에 따라 엿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진다. 곡물류를 넣어 만든 엿은 쌀엿, 옥수수엿, 수수엿, 차조엿, 보리엿 등을 꼽는다. 열매류나 견과류 등을 넣어도 된다. 그러면 콩엿, 잣엿, 호두엿, 땅콩엿,대추엿, 깨엿 등을 만들 수 있다. 근채류를 넣어 만든 엿으로는 전남 무안의 고구마엿, 충청도의 무엿 등이 대표적이다. 엿을 주재료로 하되 육류를 넣어 꿩엿, 닭엿, 돼지고기엿 등을 만들면 보존성도 높아지고 보양식으로도 먹을 수 있었다.
옥수수 가루의 구수함을 담? - 황골 갱엿 황골 갱엿은 강원도 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황골마을의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수익사업이랄 만한 것이 없었던 산골 마을에서 엿을 만들어 파는 것은 농사일 외에 유용한 수입원이었다.
특히 이 일대에서 가장 많이 나는 옥수수를 재료로 삼아 엿을 만들어 먹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고려 시대 문인 이규보가 쓴‘동국여지승람’에도‘행당맥락杏麥酪’이라 하여 엿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당 ’이란 바로 단단한 갱엿을 지칭한다. 이로써 고려 시대 이전부터 갱엿이 우리 민족의 역사에 존재해왔음을 알 수 있다.‘동의보감’에도 갱엿은 비위脾胃의 기를 든든하게 하고 허약한 것을 보한다고 했다.
꿩고기의 감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보양식 - 제주 꿩엿 기름기 없는 꿩고기를 엿과 함께 고아 단백질과 당질을 함께 섭취할수 있는 꿩엿은 제주도에서 예로부터 귀한 고기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별식이었다.
꿩엿은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만큼 점성이 있는 상태로 만든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은 제주도에서 많이 생산되는 차조와 꿩고기를 함께 넣어 만드는 것이다. 차조밥을 짓고 엿기름물로 삭혀 끓이고, 내장을 제거한 꿩고기를 ?고 다시 끓여 기본 준비를 끝낸다. 조청이 거의 고아지면 살코기를 넣고 되직하게 고아 꿩엿을 만들었다.꿩을 구할 수 없으면 닭을 잡아 그 고기를 넣기도 했으니‘꿩 대신 닭’이라는 말은 이럴 때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에도 붙지 않는 바삭바삭한 맛 - 창평 쌀엿 엿가락을 톡 부러뜨려 한 입 깨물면 바삭바삭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바스러지는 쌀엿. 이에 붙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창평 쌀엿은 단연 명물이다.
창평 쌀엿은 조선 시대 세종대왕의 맏형인 양녕대군이 창평현(지금의 전남 담양군 창평면)에 낙향하? 지낼 때, 대군을 모시기 위해 따라 내려온 궁녀들이 창평 지역 아낙들에게 전수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평 쌀엿은 예로부터 곡창 지대인 창평뜰에서 거둔 질 좋은 쌀로 고두밥을 지은 다음, 엿기름물을 잘 섞고 당화시켜 잘 달인 조청을 눋지 않게 저어주면서 졸인다. 여기에 생강과 참깨를 소량 첨가해 일반 가락엿과는 차별화된 맛과 향을 낸다.
늙은 호박의 달고 깊은 향이 듬뿍 - 울릉도 호박엿 원래 울릉도의 명물은 호박엿이 아닌 후박엿이었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후박나무의 껍질은 향이 좋고 한방 약재로도 쓰였는데, 집집마다 만들어 먹던 후박엿과 호박엿의 발음이 비슷해 엿 이름이 와전되면서 호박엿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울릉도 명물로 호박엿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울릉도에서도 진짜 호박엿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울릉도 호박엿은 잘 익은 늙은 호박을 삶아 30% 이상 넣어 호박조청을 만든 다음 졸여서 엿으로 만든다. 이렇게 만든 호박엿은 다소 무른 편이다. 그래서 가락엿으로 만들어 먹기보다는 판엿을 엿자르는 칼로 잘게 쪼개 먹거나,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잘라 유통한다.
엿의 풍속도와 포장의 현대화 과거 평안도 의?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며 엿을 깨물어 먹었다. 이를 ‘이굳히엿’이라 했다. 또 시집을 간 신부가 처음으로 친정에 다녀오는 것을 근친이라 하는데, 이때 시댁에 돌렸던 엿이‘근친엿 ’이었다. 엿을 먹는 동안 신부의 험담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기를 바라는 속내도 담겨 있어‘입막이엿’이라 부르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전통 엿의 한계를 넘어선 보관법과 포장 디자인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지역 특산물인 대나무로 패키지를 만든‘대입대통’쌀엿, 이가 약한 사람들을 위해 사탕처럼 개별 포장한 호박엿, 진공 포장으로 보존성을 높인 꿩엿 등은 대표적인 예다. 엿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별한 엿을 만드는 다양한 재료 고구마 고구마에는 칼륨과 식이섬유가 많다. 고구마엿을 만들려면 고구마를 삶아 속살을 으깨고 약 30℃로 식힌 뒤 엿기름물을 부어 따뜻한 곳에 두고 12시간정도 삭힌다. 이를 한소끔 끓인 후 베보자기에 걸러 맑은 액을 받아 달여 엿을 만든다. 엿을 잘 치댄 다음 잡아 늘이면 색이 노르스름하게 밝아지면서 감칠맛 나는 고구마엿이 완성된다.
차조 쌀이 귀하던 시절 차조는 엿의 주재료로 즐겨 쓴 잡곡이었다. 쌀과 달리 토양이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생육 기간이 짧아 구황작물로 즐겨 재배됐다.차조엿은 폐병이 있는 사람에게 좋고, 음허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며, 소음인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산후 회복기에 있는 임산부의 영양 간식으로 좋고,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북돋우는 데 효과가 있다.
생강 생강은 독특한 향을 내는 향신료로 쓰일 뿐만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고 해독 효과도 있다. 흔히 생강 조청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이를 바짝 졸여 생강엿을만들어 먹어도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액체 형태의 생강엿을 따뜻한 물에 전통차처럼 타 먹으면 감기를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전복 임금에게 진상할 만큼 귀한 해산물인 전복을 오래 보존하면서 맛도 좋게 하기 위해 만든 보양식, 전복엿은 꿩엿과 마찬가지로 액상이다. 다진 전복과 찹쌀,맥아를 혼합해 엿을 고는데, 다른 엿과 달리 단맛이 강하지 않고 전복의 은은한 향이 배어 있어 색다른 단맛을 즐길 수 있다.
땅콩 엿의 단맛만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다 느껴질 때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드는 땅콩. 단백질과 필수지방산, 인산 성분이 풍부해 자칫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엿의 영양학적 균형을 잡아준다. 다른 견과류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낼 수 있어 엿 첨가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 무에는 전분 분해 효소의 일종인 아밀라아제가 들어 있어서 엿기름을 대신해 엿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도 쓰인다. 무엿은 수분이 많아 주로 액상으로 떠먹는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엿 자체를 그냥 떠먹어도 좋고, 끓인 물에 타서 따끈하게 차를 만들어 먹으면 기침이나 천식, 백일해 등의 증상을 진정시켜준다.
첫댓글 특산품으로할만큼훌륭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