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38)씨는 2년 전 1억2,500만원에 계약한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최근 1억9,000만원까지 오르자 인근 신축빌라로 눈을 돌려 새 집을 마련했다. 갑작스럽게 6,500만원을 전세자금으로 내
기가 버거운 그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다세대 주택을 선택한 것.
최근 1~2년새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아파트 보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저렴한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서울 시내 다세대·연립주택의 전세계약 건수는 총 2
만4,024건으로 전년동기(1만2,415건)의 두배 정도 증가했다.
단독·다가구 주택 전세계약 건수도 2010년 하반기 1만9,176건에서 2011년 하반기 3만529건으로 5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는 2010년 3만5,155건에서 지난해 5만3,413건으로 51.9% 늘어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덜했다.
전세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가 아파트이지만 전세가격이 너무 올라 서민층이나 사회 초년병
이 진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114 조사결과 서울의 연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0년 7.3%, 2011년 10.5% 각각 오르는 등 2
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세대 등 아파트 외 주택의 전세가격도 함께 오르는 추세지만 아직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아파트에서
밀려난 전세 수요자들을 흡수한다는 분석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다세대주택의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에 육박하지만 그래도 아파트보다
는 싸니까 젊은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요즘 시세로는 신혼부부가 서울 시내 아파트 전세로 출발하기
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다세대나 다가구 주택을 찾는 수요자가 많아지면서 역세권이나 학군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단독
주택을 헐고 새로 주택을 신축하는 곳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형 평형으로 주택수를 늘려 임대를 하기 위해서다.
주택이 멸실돼 주택물량이 줄면서 전세난이 더 가중되는 양상이다.
신축된 다가구 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뛰고 있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신축빌라는 3.3㎡당 전세가격이 1,000만원까지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단독주택을 허물고 빌라를 신축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주택이 멸실돼 전세
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독신이나 신혼부부들의 수요가 꾸준히 전세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
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