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ia)
거대한 옥수수 4개가 하늘로 치솟고 있는 듯한 이 작품은 1882년 3월 19일 성 요셉의 날에 시작된 건설 작업이 1세기 이상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 완성까지는 200년이 더 걸린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완성된 것은 지하 예배당, 아프스부, 현관 하나와 탄생문으로 중앙에는 160m의 탑이 설 예정이다.
그의 최대 걸작은 역시 「성가족 교회」다. 1883년 건축이 시작된 「성가족 교회」는 지금도 돌을 쌓아가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채석장의 돌이 바닥난 56년 이후 인조돌과 콘크리트로 쌓고 있다(다행히 가우디가 재료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성당의 3개의 정면 중 「나시미엔토」(탄생)는 가우디의 생전에 거의 완성이 됐고 「글로리아」(영광)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으며 「파시온」(수난)이 완성돼가는 단계에 있다.
아랫부분은 땅으로 가라앉는 듯하고 윗부분은 하늘로 솟구치는 불꽃을 연상시키는 이 거대한 건 물은 성서에 나오는 상징들로 물결치듯 이어져있으며 각각의 면은 보는 사람에게 하나의 이야기 를 완벽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종탑의 끝부분은 가우디가 즐겨 사용했던 도자기 모자이크로 마감 됐다.
기능주의적인 건축물에 익숙한 우리에게 「성가족 교회」는 참으로 놀라운 인상을 준다. 사실 스페 인 안에서도 적잖은 이 비현실적인 건축물에 조소를 퍼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우디는 이 건 물을 돌과 종교와 예술로 지탱해나갔는데 스스로 「속죄사원」이라 칭함으로써 건축을 자기희생의 과정으로 여겼다.
가우디의 작품들을 보면서 놀라게 되는 것은 건축물 하나하나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그것은 큰 저택이나 교회건물들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공원의 벤치와 가로등, 의자 하나하나가 완전히 독 창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하고 있다. 그가 만든 구엘공원의 벤치는 도시 위를 물결치듯 자유롭게 흐르는 바람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며, 레알 광장의 가로등은 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몽환적인 조각으로 만들어져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의 얼굴을 만들어냈다.
가우디 사상의 씨줄이 종교였다면 날줄은 자연이었다. 그가 만들어낸 모든 형태는 자연물에서 얻어 온 것이다. 그는 꽃과 나무를 관 찰한 뒤 건축적 형태와 완벽하게 결합시켜 가장 새로우면서도 스페인의 자연과 어울리는 예술품 을 만들어냈다.
안토니오 가우디는 1852년 태어나 일평생을 바르셀로나에서 독신으로 살았다. 그는 1926년 「성가족 교회」의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던중 차에 치여 숨졌는데 빈민병원으로 실려간 남루한 그를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건축비평가 전진삼씨는 『그의 건축물이 있는 거리에 서면 누구라도 풍요로움을 느낀다. 가우디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 건물의 각을 당연시하던 사람들에게 누구도 상상못했던 자유로운 곡선을 가진 집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가 아직도 편협한 시각에 갇혀있는 우리 건축을 보다 넓 은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과 예술로서 건축물을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 씩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우디의 작품은 건축가의 자유로운 예술적 감성과 이를 수용하는 사회 의 관계를 보여주는 예로서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