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4년 대상포진 진료인원 증가 현황(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환절기로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과 같은 때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우리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각종 질병에 유의해야 하는데 대상포진도 그 중 하나다.
특히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이 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다른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2차 합병증으로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근래에는 20~30대 젊은층에서도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무서운 통증 동반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Shingles, Herpes Zoster, Zoster)은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 피부에만 팥알 크기의
발진과 수포가 생기는 질병이다. 띠 모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상(帶狀)포진이라고 한다.
부위는 다양하나 주로 가슴과 얼굴에 많이 나타난다.
대상포진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극심한 통증이다. 대상포진에 동반되는 통증은
피부에 물집 등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시작돼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된다. 병변은
2주~4주 내에 흉터나 색소 침착을 남기고 치료되지만 통증은 점차 심해져 길면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이는 신경손상과 중추신경 변화에 의한 것으로 찌르거나 화끈거리는 듯한 통증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일반적인 수술 후 통증보다도 심한
것으로 알려져 환자 당사자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장을 받는다.
그런데 대상포진 환자가 매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 45만명이던 대상포진 환자가 2014년에는 64만명으로
연평균 7.3%의 증가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여성이 7.9%, 남성은 6.4%로 여성환자 증가율이 높다.
그리고 2016년에는 69만명을 넘어섰다. 2016년 기준으로 연령별 환자는 50대가 25.4%
(17만6289명)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60대 19.5%(13만5571명), 40대 16.2%(11만2526명)
순이다. 성별로는 여자가 60.9%로 남자(39.1%)보다 훨씬 많다.
이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요양급여도 2010년 444억원에서 2016년 803억원으로 두배 정도
많아졌다.
가장 최근인 작년에는 진료 환자수가 70만명을 넘어 71만14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앞으로도 대상포진 진료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찬병원 김찬 대표원장은 27일 “몸이 약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환자나 심하게
피곤한 사람에게 대상포진이 잘 생기는데 특히 나이가 많고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또한 잘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 중요, 백신 접종 받아야
대상포진은 방치하면 감염이 확장돼 신경통이 쉽게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요한다.
항바이러스 약제를 복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신경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하면
대략 절반의 환자는 증상이 3개월 내에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책의 하나로 백신 접종을 들 수 있다. 대상포진 치료제로는 항바이러스제, 진통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되며 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는지에 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상포진 및 그로 인한 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상포진에 대한 예방접종이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예방접종 효과는 100%는 아니지만 대상포진 발생은 50%, 그리고
포진 후 신경통 발생은 약 6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즉,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대상포진에 걸릴 수 있지만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대상포진을 앓더라도 훨씬 가볍게
지나가고, 포진 후 신경통의 강도 역시 훨씬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 허가된 ‘대상포진 백신’은 만 50세 이상 성인에서의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으며, 주로 6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장된다. 대상포진 백신은 젊은
시절 접종이 권고되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예방접종 비용을 고려한다면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60대가 바람직하다. 반면 50대 이하 연령군에서는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는 빈도가 낮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적극 권장되지는 않는다.
예방백신 접종 전에는 대상포진 예방백신 효과와 이상사례 등을 의사와 상담한 후 접종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발열 등 급성 병증이 있거나 활동성 결핵환자의 경우 완치 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단, 젤라틴•네오마이신 등 백신 성분에 대해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이나 항암치료
중이거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 임신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
특히 접종 후 경미한 이상사례는 나타날 수 있지만 급성 알레르기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약 30분간 의료기관에서 머무르는 게 좋다.
또 대상포진은 약하지만 물집이나 고름을 통해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와의
직접적 접촉은 피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 높이고 스트레스 낮추는 생활습관 필수
생활 속에서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역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으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수면시간 부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 원장은 “극심한 스트레스, 체력저하, 과로, 만성피로 등의 요인이 원인이 되므로 이를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상포진 예방 백신이 도움 될 수도 있다”며
“악성종양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에서는아주 가끔 재발하기도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