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생명력
거대한 도시는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가득 차 있다. 차갑고 단단한 바닥은 생명의 숨결을 가로막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생명은 틈을 찾아 움트고 있다. 벽돌 사이로 얼굴을 내민 작은 풀잎,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작은 나무 한 그루, 뜨거운 태양 아래 사막에서도 살아남는 식물들. 생명은 어디에서든 살아남는다.
얼마 전, 한 교관님께서 보내주신 사진 한 장을 보았다. 바닷바람에 시달리는 작은 섬, 사방이 짠물로 둘러싸여 있는 곳. 그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작은 나무 몇 그루가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바람이 거세고, 땅은 메마르며, 소금기가 가득한 환경. 그러나 그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나무는 뿌리를 내리고 꿋꿋이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명의 끈질김과 강인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자연에서뿐만이 아니다. 잡초라고 해서 그 가치가 덜한 것이 아니다. 암벽 사이의 무거운 돌틈을 뚫고 나오는 잡초의 강인함은 생명력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한다. 이는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이다. 사람들은 큰 병에 걸리면 쉽게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질기고 모질다.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인간의 생명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질기고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때로는 죽음이 가까이 온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사람들은 기적처럼 삶을 붙잡는다. 부모는 자신의 목숨을 깎아내면서도 자식을 지키려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버티고, 살아남으려 애쓴다. 마치 바위틈을 비집고 나오는 한 포기의 잡초처럼, 인간도 그렇게 끈질기게 삶을 이어간다.
잡초는 누군가의 관심이나 보호를 받지 않는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발에 밟혀도, 다시 일어나 자란다. 사람 또한 그렇다.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닥쳐도, 결코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삶의 무게가 때론 감당하기 힘들 만큼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다시 일어서고, 다시 살아간다.
끈질긴 생명력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어디에서나, 어떤 환경에서도 생명은 그 빛을 발하며, 우리는 그 생명력에서 배울 점이 많다. 생명의 끈기를 통해, 우리는 더욱 강인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길가에 난 잡초 하나도 무심히 지나칠 수가 없다. 그 작은 생명이 품고 있는 강인한 힘과 생명력을 알기에. 우리도 저 잡초처럼, 저 작은 나무처럼,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삶이 허락하는 순간들을 감사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명이란, 단순히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