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 뜻 기린다.
입력시간 : 2011. 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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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태석신부 |
돈보스코 농구대회 열기 후끈
중·고 92개 팀 700여명 참가...'만남과 나눔' 배워
참가비·성금 전액 수단 청소년사업에 기부키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돈보스코 농구대회가 올해는 광주에서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신부 1주기 기념 및 수단 어린이 돕기 대회로 치러져 의미를 더했다.
지난 16일 제46회 돈보스코 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광주 북구 살레시오고(교장 장동현신부) 돈보스코 체육관에는 '젊은이들을 사랑하는것 만으로 부족합니다. 그들 자신도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이번 대회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의사이자 교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1월14일 선종한 고(故) 이태석(1962∼2010) 신부의 1주기를 기념해 열렸다.
광주 살레시오중·고교 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지난 8일부터 9일간 중·고등학생과 청소년 등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일정을 소화한 뒤 16일 폐막했다. (재)살레시오회와 광주 살레시오 중·고등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특히 고 이태석 신부의 뜻을 기리기 위해 '아프리카·수단 청소년 돕기' 차원에서 마련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대회는 '농구는 우리의 만남, 나눔' 이라는 주제에 맞게 전국 중·고등부학생들이 한 팀당 5명으로 팀을 구성해 총 92개 팀 700여명이 참가, 후끈한 열기를 뿜었다.경기는 사비오부(중1~2년) 루아부(중3·고1년) 보수코부(고2~3년)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조별 예선전과 본선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여러분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기 충분합니다’, '사랑받고 싶습니까. 그러면 먼저 사랑 하십시오’, '죄를 짓지 않는 한 마음껏 뛰어놀고 소리치십시오’라는 문구가 경기가 열리는 살레시오 돈보스코 체육관 곳곳에 내 걸려 기타 농구대회와는 사뭇 다른 특별한 대회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돈보스코 농구대회에 3년째 참가하고 있는 김태림(숭일고 2년)은 "다른 농구대회도 참가하기도 했지만 이번 돈보스코 대회를 통해 고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명옥 광주 신안동성당 주임신부는 "돈보스코 농구대회는 가톨릭 신부인 돈보스코의 뜻을 이어받아 신안동 살레시오 수도원에서 '돈보스코 아마추어 농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이 운동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46회째 이어져오고 있다”며 "다른 대회와는 달리 화려한 상품도 없지만 중·고학생들이 직접 참가비와 성금 모금을 통해 아프리카 수단 청소년 돕기에 참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 이태석 신부도 광주 가톨릭대 재학시절 농구대회에 참가 했었다”며 "대회 기간 동안 매점 운영 수익금과 모금액 전액은 수단 현지로 보내 어린이·청소년 지원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돈보스코 농구대회'는 지난 45회 대회까지 총3천개 팀에 2만3천60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농구대회를 통해 발생되는 수익금은 국내 여러 단체에 봉사 및 후원으로 이어졌고, 국외적으로 아프리카 수단, 동티모르 난민을 돕는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왔다.
고 이태석 신부는 광주가톨릭대 거쳐 서품 '교육 및 의료 봉사' 실천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내게 해준 것이다'라는 성경 구절을 실천하며 살았던 한 사제의 삶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순수한 사랑과 희생의 정신을 깨우쳐 주고 있다.
고(故)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지망생이었지만 군의관복무 시절 신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후 광주 가톨릭대를 거쳐 살레시오회에 입회한 의사신부로 광주와 인연을 맺었다.
2001년 사제서품을 받은 후부터 2008년 11월까지 8년여간 남부 수단의 딩카족 마을인 톤즈에서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활동했다. 수단은 우리나라 면적의 11배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지만 오랜 내전과 참혹한 기아로 황폐한 땅이다.
이 신부는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수단 남부 톤즈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던 아이들에게 학교를 만들어 펜을 쥐어줬다. 또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12개 병실을 갖춘 병원을 짓고 홍역과 결핵, 한센병 등 질병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을 위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진료활동을 펼쳤다.
2009년 뜻밖에 대장암 선고를 받고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1월 14일 삶을 마감했다.
이 신부의 수단 활동을 돕기 위해 2004년 시작된 수단어린이장학회는 2007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으며, 이 신부의 선종 이후 1년간 회원수가 1천여 명에서 6천여 명으로 급증했다. 이 신부의 삶과 죽음, 봉사를 그린 KBS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통해 수백만 국민의 가슴을 울렸고,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톤즈 주민들도 울렸다.
관객 수 30만을 돌파하며 감동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태석 신부가 선종한지 1주년 그는 세상에 없지만 우리에게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