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게 가을속에 우리들도 함께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9월의 마지막 휴일 조금 무리하게 움직이는 청송 주왕산의 산행길, 간간이 내리는 빗줄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더불어 가을의 휴일길에 깊어가는 가을 향기를 듬뿍 담아내는 등산길이 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전8시 강서구청 광장
가을산행답게 다른 산행달 인원의 배에 가까운 인원들이 모였다 잠시 나의 눈을 의심하고 인사를 나눈다 정회원의 인원은 늘 오시는 분들에 추가로 일일회원들 차량의 문제는 우찌 해결할꼬의 고민이 먼저 앞선다
남식씨 등산용 의자를 어렵게 구해 왔다며 회원들에게 나눠 주는 모습이 훈훈한 정을 내뿜게 해 준다
가야할 주왕산은 거리상의 문제가 있다보니 산행알림의 코스와는 전혀 상관없이 각자 분주하게 아는 길을 연신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지난 답사겸 갔다온 산행코스 안내와는 전혀 상관없는 길 안내가 이어지니 먼 발치에서 듣고 있어 본다
1차 문제는 탑승할 차량에 인원배치다 우선 박회장, 박순일, 황보조 회원님들의 차량을 움직이기로 하고 16명 나누어 차량에 탑승 2차로 건천IC에서 만남을 가지기로 하고 08시30분에 차량을 움직여 본다
대동IC를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접어들어보니 길은 너무나 훌빈하다 경주IC를 지나 건천 톨게이트를 벗어나 차량 3대가 만났다 이번에는 국도 28호선 새로난 도로를 타고 안강에서 포항까지 바로 올라가 영천서 안동으로 좌회전으로 진입하는 걸로 하면서 박순일씨 차가 먼저 앞을 내달린다
잠시간 뒤따라감에 있어 돌발사태다 앞차가 안강에서 내린다 그러면 기계면으로 했어 죽장면으로 들어가겠지 했는데 웬걸 우회신호를 받고 있다 이상한 예감이 순간적으로 다가온다
빠져나온 길은 포항쪽으로 들어가는 옛길 흥해를 지나 화진휴게소에서 일단 정리차 만남의 알림이 폰으로 전해지고 난 그저 모자를 눌러 눈을 감는다 더 이상 관여가 싫어진다 잠을 청하는 척 모션을 취하고는 휴게소에 도착을 하였지만 차에서 내리기를 포기했다
이번에는 우리 차량이 먼저 출발을 하기로 하고 길을 다시 재촉한다 영덕시내 도로를 들어와 34번 국도 진입 안동방향으로 좌회전가지는 시원스럽게 처리를 했다
길가의 가로수는 복숭아 나무로 영덕의 복숭아 축제의 거리답게 국도변을 장식하고 길 양옆으로는 사과 과수원이 즐비되어 있다 탐스럽게 재색을 내고 고목나무에 열려있는 사과의 색채는 보는 이의 눈욕기감은 된다
옥계계곡의 이정표가 지나가고 차량은 직진으로 가고 다음 이정표는 진보, 예천의 알림이 이상타 싶다 이런 또 실수다 이렇게 가면 주왕산을 한바퀴 도는 코스인데 시간은 더 늦어가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이래저래 우여곡절로 부동면 소재지에 있는 주왕산의 진입도로로 접어들고 시간은 12시가 넘었다 내리는 빗줄기는 굵어만지고 사방의 시야는 운무로 앞을 가려 흐리기만하다 산행의 시작은 미약으로만 치닫고 있다 의논 결과 절골로 가기전에 주산지에 들러 관람을 하고 점심식사를 먼저 해결하는 방향으로 한다
주산지는 1720년 조선 숙종 때에 농업용으로 만들어진 저수지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처럼 아름답기 그지 없는 저수지다 반쯤 묽속에 잠긴 왕버들 고목들과 그 그림자... 저멀리 별바위 등 주위 산그림자... 그리고 가을 이은 아침 피어 오르는 물안개 등으로 많은 사진 작가들이 앞 다투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주산지 왼쪽으로 도는 관광펜스를 따라 진행하면 왕버들 고목기념촬영하는 곳쯤에서 펜스는 막혀 있다 주산지로 물이 흘러드는 계곡을 따라 직선 방향 상단에 툭 튀어 나온 바위 암봉이 별바위다 이 배경으로 단체 기념촬영 한 컷을 위해 각자 포스를 잡아 본다
13:10 주산지 매점
빗줄기는 점차 굵어만 지고 비를 피하면서 점심을 먹기로 한 장소는 지난 여름날 배송학씨가 친분을 익혀둔 매점이란다 일일회원으로 오신 회장님 친구분께서 막걸리, 소주, 맥주, 컵라면을 찬조 하시고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느른 평상위에 내려 놓으니 진수성찬을 방불케 한다
14:15 절골 주차장
절골 매소소 앞에는 7~8대 이내로 주차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일찍 도착한 이들의 하산 시간대에 우리 일행은 산행의 시발점에 도착하고 깨끗하고 조용한 절골 매표소를 지나 지금부터 시간 관계상 16시까지 오름을 가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한발씩 내딛어 본다
내리는 빗줄기도 잠시 소강상태다 작은 둔덕을 넘으면 기암 절벽이 선 협곡지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계곡의 좌측 절벽 아래로 놓인 나무다리 사이에는 야생화로 이곳에만 있는 둥근꿩의 다리 꽃과 일엽초중에 비단일엽초, 부처손 이끼, 바위 이끼들이 우리들을 반긴다 연신 배송학씨 야생화 설명을 회원들에게 열심히 들려준다
곧 바로 암반지대로 접어든다 오염원이 없는 이곳 계곡에는 피라미 때와 작은 다슬기가 유유히 자리잡고 있다 연이어 지는 기암절벽의 흐름에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이곳 저곳 살피기 바쁘다 우리의 카메라맨 윤도 총무님 연신 셧트를 눌린다 작품사진이 나올려나...
계곡의 흐름을 따라 지그제그로 발길을 분주하게 움직여본다 뒤따른 일행들의 발걸음도 그때 그때 잘 움직임을 가하고 있다 소강을 보이고 있던 빗줄기가 간간히 우리곁을 떠날줄 모른다 넓은 계곡과 울긋불긋 단풍을 토해내고 있는 이른 나무들의 잎에는 계절의 감각을 되살린다
주왕산 절골의 코스는 완만하면서 볼 거리가 많고 호젓한 산행지로 일품이지만 대전사쪽이 대부분 알려지다 보니 이 곳을 찾는 이들은 이런 광경을 맛 본 사람들만이 자주 찾는다
14:45 신술골 입구
절골 매표소를 출발한지 30여분만에 절골 계곡과 신술골 계곡이 만나는 합수곡에 도착 한다 16시까지 오름을 하자고 익히 말을 한 터라 지금부터 걸음을 빨리 움직여본다 작은 절터를 지나 큰 절터 가파른 절벽의 밧줄을 잡고 내리는 비로 인해 바위길은 발길을 붙잡는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움직여 한발씩 내딛고 있는데 뒤따라 오는 남식씨의 어~ 하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이런 바위길에서 그대로 슬라이딩을 한다 그 모습이 웃습기도 하지만 행여 아픔이 있을까봐 표현을 할 수 없고 괜찮으냐는 나의 물음에 괜찮다는 답에 다시 움직임을 해본다
15:10 대문다리 도착
보이는 이정표는 가메봉 2.2km, 절골매표소 4.7km를 알리며 계곡이 크게 둘로 갈라지는 대문다리에 도착한다 바위길 조심 하는 말과 동시에 다시 한번 미끄러지는 남식씨의 행동반경에 당장 신발부터 바꿔라고 말을 건낸다
윤도 총무가 보이고 바위길 조심을 다시 언급한다 대문다리 이정표를 배경으로 사진에 흔적을 남긴다 회장님이 드디어 오르시구만 남식씨 회장님께 바위길 조심하라며 말을 건내 보지만 우리의 박회장 역시 미끄럼에는 민첩함을 과시를 못하고 물속으로 바로 내려간다 한바탕 웃음의 마당이 펼쳐진다 사진으로 그 모습을 포착했어야 하는데 아깝도다 생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포즈들인데.... 다들 미끄러짐에 이유를 신발 탓으로 돌린다 왜 그럴꼬?
이곳부터 가파른 오름길 2.2km 가메봉 한시간여정도 소요되는 시간상의 문제를 포기하고 빽코스를 하기로 한다 산은 정복이 아니다 그저 산이 있어 산을 오를 뿐이다 거리상의 문제와 날씨 문제를 감안하여 여기까지 산행의 걸음을 멈춰본다
계곡을 내려오면서는 약간의 호흡의 여유로움도 있다 발밑의 돌들은 다른 계곡에서 볼 수 없는 색깔을 띠고 있고 우리들의 내딛는 발걸음과 돌들의 부딪힘 소리는 초가을 관현악의 연주처럼 부드러움과 경쾌감을 들려준다 주변 바위의 흐름과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는 어떤 조화로움을 여기에 비교할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절경에 그저 고개가 숙여진다
16시10분 절골매표소 앞
차량들이 대부분 빠진 주차장 한편에 돗자리를 펼쳐본다 각자 배낭에서 남은 음식과 주류에 과일 안주를 겸하여 하산주라도 하고 가잔다 시간상의 여유가 있다는 표현들이다 오는 길의 시행착오에 대한 것을 감안하여 돌아 가는 길은 회장님차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믿고 먼저 움직임을 하기로 하고 한술배의 목축임을 마무리하고 맑게 갠 하늘 저편 낙조를 감상하면서 31번 국도를 신나게 내달려본다
비 오는 날의 산행은 투명하고 마른 것 보다 흐려지고 젖는다는 것이 더 환상적일때가 있다 늘상 편파적인 감상에 눌려 잊혀지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단순한 관성을 따르는 것인지 모른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음이 상상을 자극하듯 더 육감적일 수 있다 반쯤은 서로를 배려한 흐려짐이란 평안함과 여유로움이 교감할 수 있는 시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 저물어가고 있는 가을 산행길 석양은 돌아오는 우리들의 마음을 평온속으로 빠져들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