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소개를 먼저 드리고 시작했어야
하는데 결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사는 곳은 대구입니다. 카페 닉넴이 실명입니다.
93년 고등학교 산악부 생활을 시작으로 등반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아프기는 한데, 여전히 열심히 등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 이 나이가 되면 어떤 등반을 하고
있을까 많이 생각했었는데,
등반이 아니라 여전히 부상과 싸우고 있네요^^;;
제대를 했습니다. 철이 좀 났는지 앞으로의 일이 걱정됩니다.
등반은 잠시 미뤄 두고 사회생활에 몰두했습니다.
직장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다시 등반하리라 마음 먹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운동을 하려니 뭐 이리
힘들고 어려운지..
거기에다 나쁘게 든 버릇 때문에 적응하는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늘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등반을 다니다
보니, 다른 사람과 등반을 못 가는 이상한 습성이 있습니다.
먹을 것 때문에 좀 싸우긴 했지만…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 때라^^;;
등반에
몰두하려니 두 가지가 걸립니다. 금전적 여유+시간입니다.
(돌이켜
보면 직장 생활하는 편이 운동하기에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해 보려는 욕심으로 회사를 차립니다.
그렇게
제 일을 하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장비점에
갔는데 깜놀했습니다@.@ 어릴 때는 암벽화를 돈 주고도 못 샀습니다.
안 팝니다.
지금 이런
말을 하면 전부 이해를 못 하시던데,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이 하는 운동이라,
관련된
장비가 잘 유통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나 구한다 해도 사이즈가 잘 맞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거들떠도 안 보는 보레알 암벽화가 얼마나 갖고 싶던지, 기억나시죠? 보레알
레이져와 닌자
고딩 때
선배가 한번 신게 해 줬는데, 오~~ 발이 하나도 안 아픈^^ 정말 신기했습니다.
서울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대구에서 이런 장비를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물건을 파는 장비점 전화번호를 선배들은 다 알고 있더라는…
이걸로
저한테 아직도 씹히는 분이 있습니다 ㅋ~
운동하러
실내암장에 갔습니다.
어? 이건 뭐야? 전에 못 보던 무시무시한 각도의 벽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게 아닙니까?
세월이
흘러 바뀐 것이 많더군요. 분위기에 적응해가며 운동을 했습니다. 약
한 달 정도 했습니다.
전에 다친
부위에 약간의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오래 쉰 탓이라 생각했습니다. 힘은 없었고, 풋웍도
제대로 안 되니 말입니다.
몇 달
고생해야겠구나 했습니다.
그러다가
가을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는데,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거래처가 생겨 버렸습니다.
등반을
위해 금전적인 여유를 갖고자 한 일이니 별 고민 없이, 운동은 거의 접고 일에만 매달립니다.
2007년 10월에 결혼을 하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다시 운동을 시작합니다.
겨울을
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아픈 것이, 과거와는 너무 다른 벽의 각도 때문이였는지
(제가 입대하기
이전의 실내암장들은 지금처럼 각도가 센 벽이 없었습니다.)
아니면, 잃어버린 발 감각 때문이었는지… 운동을 해도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이듬해(2008년) 봄이 되어서야 부상 후유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의사와 병원을 찾아다닙니다.
처음에는
회사 앞에 있는 정형외과를 갔습니다.
친절한
미소의 의사 선생님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약을 처방해 줍니다.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물리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아 왔습니다.
약 일주일간
병원에 다녔습니다.
일주일간
병원에 다니고, 며칠이 지나 다시 벽에 붙습니다. 운동할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통증이 밀려옵니다.
아! 이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부터
제가 가진 정보력+인맥을 총동원합니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병원(의사)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때 병원에
다니며 한가지 실수한 부분이 있는데요.
우리가
겪는 부상 대부분은 인대문제입니다.
이 인대라는
것의 상태를 확인하기에 (비용 대비) 가장 좋은 방법은 초음파입니다.
정형외과를
가보신 분은 다 아시겠지만, 일반적으로 엑스레이를 찍습니다.
물론 장비의
문제가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 같은 부상은 일반 정형외과에서 다루는 부분이 아닌 듯합니다.
스포츠
외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큰 병원에 가야 초음파 검사를 합니다.
무턱대고
일반적인 정형외과만 가니 아무 소득이 없었던 것입니다.
검색해
보시면 “스포츠 외상”을 다루는 병원이 있습니다. 요즘엔 흔합니다.
그런 곳을
가셔야 합니다. 가시기 전에 병원의 규모도 확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작은
병원이면 검사에 필요한 장비가 충분치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http://www.climbextreme.com/bbs/view.php?id=injuries&page=3&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
에 보시면
모든 내용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가락을 고정해 놓는 것만으로도 병원을 갈 필요가 없습니다.
움직임을
완전히 통제하고 한동안 등반을 하지 않으면 나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리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게
여름과 가을이 지나 겨울에 접어듭니다.
첫째가
태어나 등반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두어 달
지나 다시 어떻게 해볼까 고민을 합니다.
학습효과
덕분인지 일반적인 정형외과는 피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스포츠 외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병원에 다닙니다.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잘 안됩니다.
당시에
누군가 어떤 치료를 받아도 소용없다고 말해 줬더라면 어땠을까? 합니다.
의사 특유의
그 두루뭉술한… 하긴 못 고친다는 말이 돌면 안 되겠지요.
현재 국내
최고로 불리는 스포츠 외상 병원이 있습니다.
가 봤습니다. 큰 소득 없습니다. 주로 무릎을 다친 분들이 병상의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더군요.
비유를
하자면, 심장이식 수술 잘한다고, 간이식 수술 잘하는 것이
아닌 그런 경우로 보입니다.
같은 관절
같지만 무릎과 손가락 관절은 그 치료 방법이 판이하게 다름이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정보를 한번 적어 보겠습니다.
1. 위에 “클라임익스트림”의 자료를 링크해 뒀는데요. 거기에 보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되어있습니다.
맞습니다. 손가락이란 부위는 잘려서 봉합수술이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절대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부위가 아닙니다. 간혹 수술을 언급하는 분들이 있으시던데 손가락은 수술이 필요 없습니다.
2.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일반 정형외과는 가봐야 아무 소득이 없습니다.
3. “뼈 주사”란 것이 있습니다. 고농도의 스테로이드를 국소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것입니다.
이건 뭘 하나 포기해야 합니다. 인대를
녹여 버립니다. 이 내용은 네이버에 검색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병원에
가도 안 놔 줍니다.
4. “프롤로테라피” 인대 강화
주사입니다. 만성적으로 다치는 분들이 이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면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 중에 인대를 강화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운동해서 인대를 강화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처방입니다. 아마 별 도움 못 받으실 겁니다.
5. 글루코사민을 드시면 좋습니다. 제가
먹어 봤는데, 확실시 통증이 감소했고, 먹기 전에는 관절에
유격이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복용 후에 이 유격이 좀 준 듯 합니다.
제품을 고르실 때 함량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국산 제품은 대부분 함량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국내 권장용량은, 노화로
인해 오는 질환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둬서 그렇습니다. 잘 모르시겠으면,
코스트코에 파는 무브프리를 드시면 됩니다. 팁을 한가지 더 드리자면 황산콘드로이친이 함유된
제품을 드셔야 효과가 있습니다.
6. 파라핀바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모두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논란이 많은데요, 부상이 완치된
다음에 굳어 있는 관절을 부드럽게 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7. 내구성트레이닝을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해 드리겠습니다.
(힘들어서 오늘 끝내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ㅡㅡ;;)
8. 환자 많은 암장은 피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잦은 부상이 환경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9. 한의원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위 사례로 보면 별 도움 안 됩니다.
봉침? 벌침인가요? 그거 맞으시는 분 많이 봤는데, 큰 효과 없어 보였습니다.
10. 사례분석을 많이 해 봤는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과 인대 부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 같습니다.
11. 연골이 이탈 되었다고 하시던데, (그것이
통증에 원인이라고 합니다) 치킨 드셔 보시면 뼈에 연골이 붙어있는 부분 보셨을 겁니다. 상호 간섭으로 닳기는 해도 웬만해서 이탈될 거 같지는 않네요.
12. 1차 부상이 오는 부위가 인대입니다. 치료를
잘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고요. 여기서 2차 부상이
오면 저같이 방법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쉬면서 회복되기를 기다리세요.
13. 손가락 부상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14. 멘소레담이나 관절염용 패치 같은 것은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그리고 맨소레담 같은 것에는 진통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한때 개운하다고
느끼는 것이 진통 효과인데, 바르지 않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나았다는
착각이 들게 하죠. 안티푸라멘이나 파스 같은 것도 비슷합니다. 써
봐야 우리가 겪는 부상에는 도움 안됩니다.
하여간 병원 잘 골라 가세요. 잘
못 가시면 아무 소득 없이 돈만 버리고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