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대뇌, 소뇌, 뇌간(숨골)로 크게 나뉘며 뇌는 뇌막(뇌경막, 뇌지주막, 연막)으로 둘러싸여있고 이는 다시 두개골로 완전히 둘러싸여있다 (그림1). 뇌를 구성하는 세포로는 신경세포, 신경교세포(신경 세포를 지지하며 신경세포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세포)로 구성된다.
뇌종양이란 뇌조직이나 뇌를 싸고 있는 뇌막으로부터 발생되는 원발성 뇌종양과 두개골이나 주변구조물에서 발생하거나 혹은 신체의 다른 암으로부터 뇌로 전이된 이차성 뇌종양을 총칭한다. 뇌종양은 크게 악성 뇌종양(뇌암)과 양성 뇌종양으로 나뉜다. 뇌는 두개골에 둘러싸여있으므로 양성 뇌종양의 경우도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는 뇌를 압박하고 뇌압의 상승을 일으켜 악성 뇌종양과 동일하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뇌세포 중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한 신경교종
뇌를 싸는 뇌막에서 발생한 뇌수막종
폐암에서 전이된 전이성 뇌암
2. 뇌종양의 발생원인
뇌종양은 뇌를 구성하는 세포의 비정상적이고 통제되지 않는 분열로 인하여 발생하며, 이는 세포의 유전자의 이상으로 초래된다. 세포의 유전자의 이상은 자연발생적으로 발생하거나,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외부의 돌연변이 유발물질에 의해서 발생된다.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서 뇌종양이 발생되나 대를 물리는 유전병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돌연변이 유발물질로는 방사선, 화학물질, 바이러스 등이 있으며, 에이즈처럼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뇌종양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서 화학물질과 암의 발생간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뇌종양의 발생간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어있지는 않다.
3. 뇌종양의 발생빈도
뇌종양은 전체적으로 볼 때 전신에서 발생하는 종양 중 네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특히 소아에서는 전체악성 종양 중 2번째로 호발하는 종양이다.
4. 뇌종양의 임상증상
뇌종양이 임상증상을 일으키는 기전으로는 첫째, 뇌압 상승으로 인한 증상, 둘째, 뇌종양이 주위 뇌를 압박함으로써 발생하는 증상, 셋째, 뇌종양이 주위 뇌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함으로써 발생하는 증상(간질발작), 넷째, 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증상으로 나뉜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는 악성, 양성 뇌종양의 경우 모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1) 두통
뇌종양이 점차 커지게 되면 두개골내의 압력인 뇌압이 점차 상승하게 된다. 또한 뇌종양으로 인해서 주위 뇌가 붓게 되면(뇌부종) 뇌압상승이 더 심해지게 된다. 뇌압이 상승하게 되면 두통이 발생하게 되는데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의 특징은 한 두달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두통의 정도 및 빈도가 심해지며, 하루 중 어느 때고 두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잠에서 깨자마자 심한 두통을 느낀다든지 두통으로 인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되며 아침에 구토가 동반된다면 특히 뇌종양을 의심해야 될 것이다. 두통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며, 두통의 원인 중 뇌종양이 차지하는 정도는 크지 않으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므로 두통이 수주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반드시 뇌검사(CT, MRI)를 받아야 할 것이다.
2) 구토
뇌종양으로 인해서 뇌압이 상승되면 두통과 함께 구토가 발생된다. 구토가 있으면 대개 체했다고 생각하기 쉬우며, 실제 수개월씩 두통 및 구토가 지속되는 데도 불구하고 위장에 대한 검사와 위장치료만 하여 뇌종양의 진단이 늦춰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3) 간질발작
뇌종양이 주위 뇌신경세포를 자극하게 되면 뇌신경세포의 전기적 흥분성이 증가되어 간질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특히 과거에 간질발작의 병력이 없던 성인에서 간질발작이 발생하면 뇌종양, 뇌혈관기형 등의 이상을 반드시 의심해야 된다. 간질발작의 종류로는 정신을 잃으면서 쓰러져 눈이 돌아가고 팔다리가 뻣뻣해지면서 떨게 되는 전신발작과 의식은 잃지 않으면서 팔다리가 떨리거나 이상감각이 오는 부분발작이 있다. 뇌종양의 경우 두 가지 간질발작이 모두 유발될 수 있다.
4) 운동마비
뇌종양이 운동중추에 위치하거나 운동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근처에 위치하는 경우 뇌종양의 반대편 팔다리의 마비를 초래하게 된다. 초기에는 경도의 운동마비로 시작되나 점차 마비가 심해지게 된다. 운동마비를 초래하는 뇌질환으로 뇌출혈, 뇌경색과 함께 뇌종양도 중요 원인을 차지한다.
5) 물체가 겹쳐 보이는 현상(복시)
뇌종양이 눈을 움직이는 제3, 4, 6 뇌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는 양측 눈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이상이 초래되어 복시가 발생한다. 특히 두개저 뇌종양의 경우 복시를 잘 일으킨다.
6) 시력저하
안구에서 받아들인 시각은 시신경을 통해서 뇌로 전달된다. 뇌종양이 시신경주위에 발생하는 경우 시신경을 압박하여 시력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시신경을 압박하는 대표적인 뇌종양으로 뇌하수체종양, 두개인두종, 두개저 뇌수막종이 있다. 또한 시신경을 직접 압박하지 않더라도 뇌종양에 의해서 뇌압상승이 장기간 지속되면, 시신경이 붓게 되어 시력저하가 발생한다. 주의할 것은 시신경은 회복이 잘되지 않으므로 방치하는 경우는 실명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7) 호르몬 이상
뇌의 일부인 뇌하수체는 우리 몸의 호르몬 조절센터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뇌종양이 뇌하수체에서 발생하거나(뇌하수체선종), 뇌하수체 주위에서 발생하는 경우(두개인두종)는 뇌하수체 기능이 저하되거나 항진되어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무월경(생리기능 이상), 성기능 저하, 유즙분비(젖 분비), 말단비대증, 뇨붕증(소변양이 많아지는 병)등이 있다.
8) 청력저하, 이명(귀에서 소리가 나는 현상)
청력을 담당하는 청신경이나 그 주위에서 뇌종양이 발생하는 경우 초기에는 한쪽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현상이 나타나다가 청력이 저하되며 결국 청력을 소실하게 된다. 대표적인 종양으로 청신경초종이 있다.
9) 어지러움 (현운)
소뇌나 청신경에 종양이 발생하거나 또는 그 주위에서 발생하여 소뇌나 청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는 어지러움(현운)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종양으로 청신경초종, 소뇌신경교종, 두개저 뇌종양 등이 있다.
10) 안면 운동마비, 안면 감각저하
안면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안면신경주위에 뇌종양이 발생하는 경우는 안면마비가 발생하여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으며, 입이 돌아가는 현상이 발생하며,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 주위에서 뇌종양이 발생하는 경우는 안면의 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이 발생한다.
11) 연하곤란(삼키는 기능저하), 목소리 변화
뇌종양이 뇌신경 중 제9, 10 뇌신경을 압박하게 되면 삼키는 것이 힘들어 지며, 목소리가 쉰 목소리로 변하는 등의 이상을 초래한다. 주로 두개저 뇌종양의 경우 나타난다.
12) 언어 장애
뇌종양이 언어중추나 소뇌에 위치하는 경우는 원하는 데로 말로 표현이 되지 않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언어 장애가 나타난다.
13) 기억력 저하, 성격변화
뇌종양이 대뇌 중 전두엽이나 측두엽에 위치하는 경우는 기억력저하, 성격변화등이 초래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는 치매로 오인되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14) 보행장애(운동실조증), 떨림(진전)
소뇌에서 뇌종양이 발생하는 경우는 걸을 때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며(운동실조증), 수저질 등을 할 때 손이 떨리는 현상(진전)이 나타난다.
5. 뇌종양의 진단
위에서 설명한 증상이 있는 경우는 뇌전산화단층촬영(CT), 뇌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시행하여 뇌종양 유무를 확인해야 된다. 수술 전단계에서는 뇌종양에 분포하는 혈관의 정도와 뇌종양과 주위 뇌혈관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뇌종양 내의 혈관분포가 심한 경우는 수술 중 출혈을 줄이기 위해서 수술 전 뇌종양혈관 색전술을 시행하여 뇌종양혈관을 막는 경우도 있다.
뇌전산화 단층촬영으로 뇌종양(*)이 확인된다.
뇌자기공명영상촬영으로 뇌종양(*)을 여러 방향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수술 전 시행한 뇌혈관조영술 사진으로 종양 내에 혈관(*)이 많이 분포하는 것이 확인되어 수술 전 뇌종양혈관 색전술을 시행한 결과 뇌종양 혈관이 막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술 전 뇌종양의 진단이 애매한 경우는 특수 수술기구인 뇌정위수술기구를 머리에 장착하고 CT나 MRI를 시행하여 뇌종양이 의심되는 부위의 정확한 3차원 좌표를 구해서 두개골에 약1cm직경의 구멍을 뚫고 가는 조직검사용 바늘을 이용하여 1mm 이내의 오차 이내로 정확히 원하는 부위의 조직을 채취하여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머리에 뇌정위수술기구를 장착하고 있는 모습
6. 뇌종양의 치료
뇌종양 치료의 원칙은 수술을 통하여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나 종양의 위치나 주위 뇌신경, 혈관과의 관계로 인하여 완전 절제가 불가능 한 경우는 최대한 많이 절제하여 뇌종양에 의한 뇌압박을 해소시키고 뇌압상승을 감소시킨 후 필요한 경우 방사선 치료,항암 화학요법 등을 시행하여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1) 수술 (뇌종양절제술)
●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뇌종양 절제술
뇌종양 절제술의 대부분은 수술현미경을 이용하며, 수술현미경을 이용하여 수술부위를 최대한 확대하고 깊은 부위까지 밝은 빛이 도달하도록 하여 안전성을 높이게 된다. 1970년대 수술현미경이 도입된 이래 신경외과 수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수술현미경과 특수 뇌견인기구를 이용하여 수술하고 있는 모습
특수 머리 고정기구를 이용하여 두부를 고정한다.
두피를 절개한 후 두피를 박리하여 두개골을(*) 노출시킨다
두개골을 필요한 만큼 떼어낸 후 뇌막을(*) 절개하여 뇌를 노출시킨다
특수 뇌견인기를 이용하여 뇌를 견인하며, 시신경(*) 및 후각신경(**)이 노출된 모습. 뇌종양을 절제한 후 떼어내었던 두개골을 다시 붙여준다.
● 내시경을 이용한 뇌종양 절제술
뇌하수체종양이나 뇌실내에 위치하는 뇌종양의 경우 내시경을 이용하여 피부절개 및 두개골 절제를 최소화하면서 뇌종양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내시경을 이용한 뇌하수체종양 절제술의 모습으로 뇌하수체 밑바닥 뼈가 노출된 모습
내시경을 이용하여 뇌하수체 종양을 절제한 후의 사진
● 환자의 의식과 운동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면서 시행하는 종양 절제술
뇌종양이 운동중추나 언어중추 시각중추 등에 위치하는 경우는 수술 후 신경장해가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는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하에서 환자의 의식과 운동기능을 유지시킨 상태에서 뇌종양절제를 시행하여 위험성을 줄이기도 한다.
국소마취하에서 두피를 절개하고 뇌를 노출시킨 후 전극(*)을 이용하여 운동중추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한다.
종양을 절제한 후의 모습
2) 방사선 치료
뇌종양 중 악성 신경교종, 소아 악성뇌종양, 불완전 절제된 양성 뇌종양 등의 경우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추가한다.
3) 항암 화학요법(항암제 주사)
악성 뇌종양의 경우 수술, 방사선 치료 후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하여 종양의 재발을 방지한다.
4) 기타
최근 뇌종양의 크기가 작고 위치가 깊은 경우 방사선 수술을 이용하여 뇌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시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방사선 수술로 뇌종양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고, 뇌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며, 약80%정도에서 종양의 성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으나, 아직 장기간에 걸친 결과는 불분명한 상태이고, 방사선 수술도 치명적인 합병증이 올 수 있는 등 치료선택에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