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추억
세걸산 정상(1,261m)에서의 하룻밤 2012.6.6-6.7
세걸산은 지리산 서북능선에 위치한 해발 1,261m의 봉우리이다. 필자 일행 3명은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세걸산 정상까지 여유있게 5시간 28분, 정상 부근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부운마을 방향으로 하산시간 4시간 43분 소요. 왕복 10시간 남짓 걸렸다. 세걸산에서 정령치까지 3.8km, 반대방향으로 바래봉까지는 5.6km거리이다.
세걸산 정상능선
민박집, 그리운 그 집
아직은...
쉬면서 가자. 올라도 올라도 정상은 보이지않고...
몸이 무거운가 마음이 무거운가?
필자의 100L 비박용 배낭 글레고리. 이걸 메고 1,261m 세걸산 정상까지, 휴!
세걸산 정상능선
드디어 세걸산 정상(1,261m) 도착. 100L 배낭 메고 천천히 오르다 보니 5시간 28분이나 걸렸다.
겹겹으로 뻗어나간 지리산능선들이 한 눈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나는 다시 구불거리고 힘겨운 길을 따라
저 능선을 넘어가야 한다
고요하게 엎드린 죽음의 산맥들을
온몸으로 밟으며 넘어가야 한다
이 세상으로부터 칼을 품고, 그러나
서천으로 물들이는 그리움으로
저 절망의 능선을 넘어가야 한다"
줄기차게 자유를 향한 이념을 불태우다 지리산 뱀사골에서 급류에 휩쓸려 1991년 불과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마감한 여류시인 고정희는 그렇게 노래했다. 아름다운 철쭉이 파도치는 지리산을 울음을 참으며 그리움을 품고 절망의 능선을 넘어가는 시인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민족의 아픔과 희망,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을 함께 읽는다.
배낭을 풀고...
정상능선에서 저녁식사
한 잔 하고...
나 만의 쉼터. 아침 해가 떠오른다.
하산 시작
부운마을 쪽으로 내려왔다.
바위 틈에서 자라는 끈질긴 생명. 내가 비집고 자랄 틈도 있을까?
고목은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