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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주교민포럼 원문보기 글쓴이: 꿈꾸는식물
당신은우리입니다
고은/詩人
1 당신은 민주주의입니다. 어둠의 날들 몰아치는 눈보라 견디고 피어나는 의지입니다. 몇 번이나 죽음의 마루턱 몇 번이나 그 마루턱 넘어 다시 일어서는 목숨의 승리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자유입니다. 우리입니다.
2 당신은 민족통일입니다. 미움의 세월 서로 겨눈 총부리 거두고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그 누구도 바라마지 않는 것 마구 달려오는 하나의 산천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평화입니다. 우리입니다.
3 당신은 이제 세계입니다. 외딴 섬 아기 자라나서 겨레의 지도자 겨레 밖의 교사입니다. 당신의 고난 당신의 오랜 꿈 지구의 방방곡곡 떠돌아 당신의 이름은 세계의 이름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내일입니다. 우리입니다. 이제 가소서. 길고 긴 서사시 두고 가소서. |
[조시 (弔詩), '당신은 우리입니다' 낭송]
두번째 조시는 수필가이자 호주한인문인협회 고문을 맡고 계신 조종춘님께서 작시(作詩) 하신, '민족의 후광(後光),
민족의 후광(後光), - 故
아, 백두대간 (白頭大幹)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다 동해, 서해, 남해가 한꺼번에 뒤집힌다 다섯 번 생사의 갈림길도 어쩌지 못하였건만 오늘, 이 비통함은 어찌된 일인가
험준한 시대의 격랑 온몸으로 받아 정면으로 관통하여 '행동하는 양심’으로 민족의 사표가 돼 우뚝 선 인동초 (忍冬草)!
그의 사자후 (獅子吼)에 부정과 독재의 심장이 얼어 붙고 정의와 평화의 함성은 솟구쳐 올랐도다
필생을 기울여 갈고 닦은 천의무봉 (天衣無縫)의 기재, IMF 국난 극복에 쏟아 꺾어지던 국운 다시 차올리며 따사로운 햇볕의 힘으로 반세기 응어리져 뭉쳐 있던 한반도 중심 기맥을 뚫었도다
그의 후광이 사해 (四海)에 퍼져 노벨 평화상으로 칭송되고 한반도는 지구촌 중심에 빛을 내며 섰도다
낙동강아, 영산강아 이제 하나의 물줄기 되라 백두는 남으로 오고 한라는 북으로 가라
그리하여, 정의는 강물처럼 넘쳐 흐르고 자유는 들꽃처럼 만발하라
그리고, 민족의 후광은 한민족 역사 도도한 흐름 위에 길이 비추리라 |
[조시 (弔詩), '민족의 후광(後光),
두분의 조시 낭송이 끝이난 후에, 조가 (弔歌)를 올렸습니다. 조가는 호주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 중이신, 소프라노 이승윤님께서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선구자'를 독창 하였습니다. 조가를 듣는 내내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과연 그랬습니다. 故
[조가 (弔歌), '선구자' 독창]
그 다음으로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마지막 순서로 전통무용가 이지언님께서 진혼무 (鎭魂舞)를 올리셨습니다. 진혼무는 약 10여분간에 걸쳐서 공연되었으며, 진혼무 공연은 추모객 모두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이지언님의 혼이 담긴 열정적 몸짓은 고인의 넋을 기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강렬함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가시지 않았습니다.
[진혼무 (鎭魂舞) 공연]
저녁 7시를 지나면서 예정되어 있던 추모식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에 이연형 추모집행위원장님께서 시드니에서의 추모식을 정리하는 의미로 추모객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셨습니다. 아울러, 분향소 운영과 추모식 준비를 위해 수고해주신 라이온스 클럽, 호주한인포럼 및 관련 한인단체에 감사하다는 말씀과, 저희들의 이런 마음이 고인의 가시는 길을 더 따뜻하고 편하게 해드렸을 것이라 믿의 의심치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감사의 말씀]
고인을 보내드릴 시간이 다가오자, 추모객 모두의 아쉬운 마음을 담아 소프라노 이승윤님의 선창으로 '아리랑' 을 모두가 기립하여 합창하였습니다.
[아리랑 합창]
그리고 곧바로 고인을 영면의 세계로 보내드리면서, 고인의 평생 소원이셨던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우리의 소원' 을 합창하였습니다. 그분은 가시는 길에서도 저희들에게 숙제를 던지셨고, 저희들은 그것을 흔쾌히 받았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그분이 그토록 바라셨던 통일의 꿈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의 의심치 않습니다.
[영정 퇴장]
모든 공식 추모행사가 끝이나고, 추모객들이 함께하는 저녁식사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말 푸짐한 저녁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편히 저녁을 들기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가슴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녁식사]
저녁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난 분향기간동안 분향을 하지 못했던 추모객들을 위해 별도로 마지막 분향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년의 어머님들부터 아이를 안은 직장인 까지 많은 분들이 떠나시는 그분을 끝까지 애도하며 분향으로 그분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마지막 분향]
고인의 영정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예에 어것나는 것이라 여겨져서 극구 사양했지만, 이연형 추모집행위원장님의 거듭된 부탁에 의해 지난 분향기간과 추모식에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를 해주신 호주한인포럼 여러분들이 고인과의 마지막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호주한인포럼 가족 여러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머리숙여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호주한인포럼 식구들]
재호 한인 단체장님들께서도 고인과 함께 자리를 하셨습니다. 비록 생각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지만,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고인과의 사진 촬영을 끝으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시드니에서의 故김대중 前대통령 추모식은 무사히 막을 내렸습니다.
[재 시드니 단체장]
분향소와 추모식을 위해 수고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허나 그보다 더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한평생을 불사르신 故김대중 前대통령님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존경합니다. 님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
뱀발: 행사가 끝이난 후 추모객들께서는 아쉬움 때문인지, 쉽게 발걸음을 때지 못하고 추모장 밖에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두분의 민주 대통령을 모두 떠나 보내야만 했던 사실 때문이었으리라 여겨졌습니다.. 다른 말들이 많고 많지만, 이제는 저희들이 어떻게 그분들의 유지를 받드느냐가 더 중요하리라 믿어 집니다. 호주한인포럼 가족 여러분, 우리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 원칙과 상식이 바로서는 사람사는 아름다운 세상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끝-
첫댓글 가슴 뿌듯하고 준비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호주에는 프로들이 많군요 부럽네요 고마우신 분들
수고많으셨습니다, 호주교민 여러분.
이 후기에 자극받아서 저도 제 홈피에 추모식 후기를 올려봤습니다. 직장에서는 제 홈피 접근이 안되서... 오늘 저녁중으로 간단한 후기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