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여 개 바위산이 솟아 있는 장자제는 황산, 구이린, 주자이거우와 함께 중국인들이 죽기 전에 가보고 싶어하는 명소로 꼽는 곳이다.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봉우리숲이 끝없이 이어지고 천국의 장인이 하나하나 정성껏 다듬은 듯한 암석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자제의 본래 명칭은 우링위안(무릉원). 동양의 이상향인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장자제(張家界)'는 우링위안의 대표적인 풍경구인 장자제국가삼림공원에서 따온 것이다. 우링위안은 장자제국가삼림공원 외에도 천자산자연보호구ㆍ삭계욕자연보호구로 구성된다.
저마다 개성이 넘쳐흐르는 봉우리, 수백 절벽에 걸친 천연 석교, 하얀 뼈를 드러내는 기암괴석, 계곡을 채운 청록빛 호수 등 천하절경이 광대한 계곡 구석구석에 펼쳐진다.
볼거리가 풍부한 장자제국가삼림공원부터 돌아보자.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張良)이 황후의 처단 계략을 눈치 채고 가족과 함께 숨어들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우선 삼림공원 입구부터 황석채 동쪽까지 7㎞가량 이어지는 금편계곡을 따라 올라가 보자. 산책로를 호위하듯 서 있는 1000여 개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다. 300m 높이의 금편암 규모에 입이 딱 벌어진다.
황석채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다. 1200m 높이의 전망대에 다다르면 기세등등한 봉우리들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봉우리들의 해발고도는 평균 1000m로 가장 높은 봉우리가 1048m에 달한다. 이들을 눈 아래로 굽어보고 있자니 잘 그려진 산수화 한 폭이 떠오른다.
황석채가 비교적 잔잔한 산수화라면 원자제는 역동적인 산수화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관광 전용 엘리베이터인 백룡 엘리베이터(313m)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아름다운 경치에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미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운무를 배경으로 수많은 고봉이 모임이라도 갖는 듯하다. 원자제 탐방 내내 아찔한 기운이 온몸을 가득 채운다. 하늘에 걸쳐 있는 듯한 300m 높이의 천하제일교도 아찔하다. 지각변동과 기후의 영향으로 형성된 천연 석교를 보는 순간 환호가 절로 터져 나올 것이다.
우링위안을 뒤덮은 수많은 봉우리 중에서도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봉우리숲의 왕'은 장자제국가삼림공원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바로 해발 1250m의 천자산이다. 천자산을 중심으로 크고 높은 봉우리들이 웅장한 석림을 형성하고 있다. 이 일대가 바로 천자산자연보호구.
그중에서도 어필봉(御筆峰)은 천자산자연보호구를 대표하는 암봉이다. 흙 한 줌 없는 암석 정상에 푸른 소나무 한 그루가 솟은 모습이 기이하다.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듯한 형상이다. 이곳에는 황제가 던진 붓이 그대로 꽂혀 암석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어필봉 이외에도 수천 개 봉우리가 바다를 이루는 듯한 서해, 선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세상에 꽃을 뿌리는 형상을 닮은 선녀산화 등 독특한 봉우리들이 천자산자연보호구를 뒤덮고 있다.
△항공=현재 장자제 직항편이 없으며 우한이나 창사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행기로 인천~우한, 인천~창사 구간 각각 3시간, 3시간20분이 소요된다. 우한~장자제 구간은 국내선으로 약 1시간 소요, 창사~장자제 구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출처 매일경제 08.9.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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