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기예보는 정확하지 않은가?
반복되는 오보, 시민들의 불신 더 커져
예보 독점제를 개선해 경쟁 체제 도입을 주문
현대를 살아가는 데 날씨는 '돈'과 직결되는 만큼 중요해졌다. 날씨와 인간의 삶이 매우 밀접해졌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런데 최근 기상청의 날씨 예보가 빗나가는 사례가 잦아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일기예보는 크게 기상 관측, 자료처리, 분석 및 예보하는 과정으로 나뉜다. 지상과 상층에서 관측된 모든 자료들을 수집해 각 지점별로 기온, 이슬점온도, 기압, 바람, 구름, 일기상태 등을 슈퍼컴퓨터에 입력한다. 이어 나온 수치를 기본으로 이론과 경험, 토론, 지방기상청 예보관들과 화상회의 등을 통해 최종 예보를 하게 된다.
그런데 2005년 수백억원을 투자해 슈퍼컴퓨터를 들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빗나가는 예보가 줄어들기는커녕 얼마 전부터 오히려 오보가 많아졌다. 기상 당국은 이에 대해 고가의 장비로도 예측이 쉽지 않은 우리나라 지형적 특성이나, 잦은 이상 기후탓으로 대답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잦은 기상 오보가 담당자들의 판단 잘못과 같은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상 정보는 갈수록 국민생활과 산업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에서 오보가 웬말인가?
물론 한두번의 예측실패로 빗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잦아도 너무 잦은 기상청의 오보는 시민들의 불만은 사기에도 충분한 일이다.
얼마전에는 큰 눈이 온다고 기상예보만 믿고 나들이를 나섰던 사람들의 불만으로 기상청 홈페이지는 비난의 글로 가득찼으며, 주말과 휴일 특수를 기대했던 도내 콘도 스키장 골프장 등 관광지와 음식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동해안 일부 콘도에서는 객실 예약 취소사태까지 벌어졌다.
기상청에 있는 슈퍼컴퓨터는 시설면에서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겨울철 예보가 어렵다는 말만 계속해서는 안되며 잦아지는 잘못된 일기예보를 그냥넘어 가서는 안된다. 기상예보 업무태세를 철저히 점검해야 옳은 것이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기상예보는 국민 경제생활에 엄청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상예보의 선진화는 우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잘못된 기상예보 문제가 터지면 근본적인 해결책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보다 "기상변화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는 반복되는 변명이 기상청과 국민들 간의 간격을 더욱 벌려 놓을 뿐이다.
예보 정확성 높이기위해선 쉽게는 정확한 관측 자료의 확보부터 이뤄져야 한다. 우리의 독자 기상위성 개발과 관측소 확대가 필요한 부분이다. 슈퍼컴퓨터 역시 5년마다 갱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2호기는 2005년 도입 당시 계산속도가 세계 16위였지만 1년여 만에 29위로 떨어졌다.
더 중요한 것은 예보관의 전문성 향상이다. 일각에선 예보 독점제를 개선해 경쟁 체제를 도입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 독일의 경우 기상청이 무료로 모든 자료를 공유, 원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누구나 예보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상청장의 위임을 받은 자에 한해 기상 예보를 할 수 있도록 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현재 우리나라도 미국과 유사한 민간예보사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997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특정 지역이나 특수 사업에 필요한 날씨 예측을 하는 곳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0여 개의 사업단체가 운영된다. 하지만 이 역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도 다른 기상 선진국들 처럼 날씨가 틀렸을 경우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해 주는 날씨 보험 제도가 보편화 되야 할 것이다.
기상청은 지형적 특성이나, 잦은 이상 기후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과학적이고도 제대로 된 예보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않게 당국에서 더욱 큰 관심과 철저한 노력으로 정확한 예보을 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