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300명이 뛰어놀던
운동장에 섰어요
부끄러움을 타는 듯 한 꼬마 아이가
다가왔어요
라디오 아침 연속극 이차돈을 재미나게 듣고 왔노라며
빙그시 웃더니만 교실로 향하네요.
땡, 땡, 땡땡땡~
월사금을 꼬깃꼬깃 손에 쥔 충곤이 할머니
교문을 막 들어서고
고무공차던 고학년 형들...고무줄넘기에 바쁘던 단발머리 여학생들
서둘러 교실로 뛰어가네요
재건복을 걸친 선생님들 출석부를 들고 교무실을 나서지요
아버지 어머니, 우리 아가
철수야, 영희야 같이 놀자
1학년 풀잎 같은 입술들이 첫시간을 시작하고 있어요
고향땅이 여기서 몇리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련한 풍금소리
눈송이에 젖듯 가슴을 적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