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문학
이광복(소설가·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종교와 문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종교는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은 인생을 성찰합니다. 종교가 인간의 영혼과 맞닿아 있다면 문학은 인간의 삶과 직결돼 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종교가 인간 본연의 지향점을 찾아 부단히 기도하는 반면, 문학은 인간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천착합니다. 종교는 인간의 본질을 일깨워 주고, 문학은 인생의 자양분을 제공해 줍니다.
사실 종교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확연히 다릅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인간의 원죄와 한계를 잘 인식합니다. 이와 함께 종교의 가르침을 소중히 여깁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절대자의 섭리에 순명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교만하지 않고 겸손합니다. 인간보다 훨씬 더 위대한, 천지만물을 지배하는 절대자의 존재를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은 괜히 자기가 최고라고 뻐기다가 큰 코를 다치고 낭패를 봅니다.
한편, 문인들은 인생의 가치를 소중히 여깁니다. 항간에는 권력과 자본과 기술이 최고의 가치인 양 오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건 아주 잘못된 가치관입니다. 인간에게는 그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치들이 넘쳐납니다. 예컨대 진(眞)·선(善)·미(美)는 모든 예술이 추구하는 불변의 가치입니다. 그러므로 문인들은 눈에 보이는 현실적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인생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탐구합니다.
쉴만한물가작가선교회 공동대표이신 시인이신 강순구, 서비아 목사님께서는 그동안 획기적인 일을 하셨습니다. 특히 기독시인들을 중심으로 『쉴만한 물가』를 발간하심으로써 종교와 문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종교와 문학의 번영을 위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신 것입니다.
어느덧 『쉴만한물가』 제3호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엄청난 쾌거입니다. 따라서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쉴만한물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