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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돈 많은 재벌들이 때론 부럽고 행복할 것만 같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 도 아닌 듯 합니다. 1923년에 미국 시카고의 Edgewater Beach Hotel 에서 당시 미국내 최고의 부자 9명이 회합을 가진 적이 있다고 합니다. 막강한 부를 축적한 철강회사와 전기회사 음료회사들이었는데 당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이들은 25년 후 다시 만나 우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고 합니다.
20년쯤 되었을 때 이들의 후일담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의 사장이었던 찰스 샵은 5년전에 파산하여 빚쟁이를 피해 다니다가 병사하였고, 전기회사 사장이었던 샤뮤엘 인셀은 재산을 모두 탕진해 외국에서 객사하고 말았으며, 가스회사 사장이었던 하워드 홀슨은 정신병자가 되고 말았고, 증권회사 사장이었던 리처드 휘프니는 범죄혐의로 교도소에 들락거릴 정도로 전과자가 되었다가 병사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맥주회사 사장이었던 제스 비브모어와 레온 프레이저라는 은행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하니 30년도 안돼 세계 최고 갑부라는 이들의 말로가 평범한 사람보다 못했다는 시카고의 9부자 얘기는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재벌이라고 해서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들이 증명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은 ‘사노라면’이란 노래를 골라 보았습니다. ‘사노라면’ 이 노래는 원 제목이 ‘내일은 해가 뜬다’로 1966년 김문응이 작사하고 길옥윤이 작곡하여 가수 쟈니리가 부른 노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노래는 쟈니리의 '뜨거운 안녕'의 인기에 눌려 크게 조명을 받지는 못했으나 당시 동아방송 라디오 등에서 간간이 흘러나와 관심을 끌었던 노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노래는 불행하게도 출시된 지 1년 후인 1967년에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때도 오겠지 라는 가사가 현실 부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방송 금지곡으로 지정되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럼 지금은 나쁜 시절이란 말이냐? 라는 것이 금지곡으로 지정된 이유였다고 하니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1980년대 들어 운동권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널리 불려지게 되고 대학가 운동가요 집에 ‘사노라면’이라는 제목으로 기록이 되는데, 이 때 어찌된 일인지 이 노래는 작자 미상, 혹은 구전 가요 등으로 기록이 되면서 출처가 불분명한 노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87년에 들국화를 해체한 전인권과 허성욱이 추억 들국화라는 음반을 발표하면서 이 노래를 녹음하여 수록하게 되고, 이들이 부른 노래가 당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던 연극 『칠수와 만수』에 삽입되면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후 장필순, 김장훈, 크라잉넛, 신화, 레이지본, 체리필터, 나윤선 등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여 부르게 되고 사랑을 받게 되지만 정작 이 노래가 작자 미상 및 다른 제목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이 노래를 처음 부른 쟈니리로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쟈니리는 1992년에 MC임성훈이 진행하던 『밤으로 가는 쇼』(KBS 방영)에 출연하여 자신이 '사노라면'을 부른 원래 가수라고 말을 해 보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쟈니리는 당시 자신의 노래가 저작권 협회나 노래방에 계속 작자 미상으로 나와 속상해도 확인해 줄 음반도 없고 저작권을 주장할 수도 없는 안타까움에 전전긍긍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있은 얼마 후, 다행스럽게도 가요 평론가 박성서씨가 자신이 소장해왔던 음반을 공개하면서 2004년 9월 16일 이 노래의 원작자와 노래한 가수가 밝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2008년에 이 노래를 작곡한 길옥윤의 동생인 최치갑씨에 의해 정식으로 저작권 등록이 이루어지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작자 미상이 아닌 김문응 작사, 길옥윤 작곡의 노래를 재즈 가수 나윤선의 노래로 감상하겠습니다. 나윤선은 국립합창단 단장이었던 아버지 나영수씨와 성악가 어머니 김미정씨 사이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옌볜 처녀 역으로 데뷔했다고 합니다. 이 후 유럽 재즈 스쿨 CIM으로 유학을 가, 프랑스 보베(Beauvais) 국립음악원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프랑스에서의 활발한 음악 활동으로 유럽 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개성 강한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작곡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8년, 스웨덴 최고의 뮤지션 울프 바케니우스(Ulf Wakenius), 랄스 다니엘슨(Lars Danielsson)과 함께 작업한 새 앨범 브와이야주(Voyage)를 국내 뮤지션으로서는 최초로 유럽 재즈를 대표하는 독일 재즈 레이블 ACT와 계약하여 앨범을 출시하는데 유럽에서 출시 된지 2주 만에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고 합니다. 아티스트의 앨범을 별 점으로 평가하는 저명한 프랑스 매거진 Jazzman은 최고 점수인 총 다섯 개의 별 점을 수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9년 3월 31일자에는 프랑스 예술문화 활동에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헌사 하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슈발리에 장을 수훈하면서 20C 말 한국을 빛낸 최초의 재즈 가수로 등극을 하게 됩니다. 2010년에는 세계 3대 재즈 페스티벌 중 한 곳인 Montreal International Jazz Festival 초청을 시작으로 Ottawa Jazz Festival, Victoria International Jazz Festival, Vancouver International Jazz Festival 등 5개 페스티벌 투어를 진행한 나윤선은 이제 유럽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예술적 행보를 펼쳐나가는 우리의 자랑스런 보컬리스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해 뜨는 좋은 날도 오리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노래입니다. 사노라면 / 나윤선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비가 새는 작은 방에 새우잠을 잔 데도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
오손도손 속삭이는 밤이 있는 한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한숨일랑 쉬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