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81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는 벼리영 시인의 <겨울 동화>를 소개한다. 디카시는 디지털 문학의 최전선에 있다. 디카시는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줌이다. SNS의 날개를 타고 빛 보다 빠른 속도로 국가와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카시는 세계 최고의 한글문화 콘텐츠다, 디지털 발명품이다.
벼리영 시인의 디카시 <겨울 동화>를 감상해 본다.
겨울 동화 / 벼리영
겨울이 쓴 동화 한 편,
우듬지에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집시처럼 또 떠나가겠지만
페이지마다 우린 봄을 읽게 될 거예요
벼리영 시인은 나무 줄기에서 맨 꼭대기 부분에 앉아있는 새떼 모습을 순간 포착하여, 이를 <겨울 동화>라는 제목의 한 줄짜리 카피로 유통시키고 있다. 특히 '겨울이 쓴 동화 한 편,'이란 첫 문장이 참으로 압권이다. 첫 문장은 하늘이 내려준 문장이라 하지 않았던가. 디지털 영상(영상기호)에 부합되는 디지털 글쓰기(문자기호)의 활유적 표현을 가미하면서, 디지털 제목과 결합되어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우듬지에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 집시처럼 또 떠나가겠지만 / 페이지마다 우린 봄을 읽게 될 거예요'의 시적 문장에서, <겨울 동화>의 디지털 제목과 '우듬지'의 디지털 영상, 그리고 이와 연동된 디지털 글쓰기(문자기호)가 스토리텔러의 사유가 깃든 진술을 통해 겨울 동화 한 편으로 압축시켜 놓고 있다.
<겨울 동화>는 겨울 철새의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혹한 속에서도 순진무구한 동심이 자리 잡은 우듬지의 전경을 포획하고 동시에 봄을 예감하는 스토리텔러의 본능이 살아 있다. 통 큰 비유로 따뜻한 봄의 전령을 불러들이고 있다.
조선영 시인의 <경계>는 대자연의 섭리를 구축하고 있다. 조선영 시인의 <경계>를 금주의 디카시로 선정한다.
#금주의디카시
경계 / 조선영
하늘과 바다, 늘 붙어 있을 뿐
넘어 설 수 없는 경계
그대와 나 사이
저 고독한 줄긋기
조선영 시인의 디카시 <경계>의 경우, 음과 양의 조화를 설정하면서, 그 속에서 대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있다.
'하늘과 바다, 늘 붙어 있을 뿐 / 넘어 설 수 없는 경계 / 그대와 나 사이 /저 고독한 줄긋기'라는 시적 문장을 통해 수평선을 그려내고 있다. 그 수평선이 경계의 또 다른 이정표를 낳고 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펼쳐지는 황홀한 이미지를 극적으로 담아내고, 스토리텔러의 붓으로 자연의 이치를 물들이고 있다. 결국 <경계>라는 한 줄의 시적 문장이 빛나는 순간이다.
디카시는 디지털 우주를 주행하는 디지털 별이다.
"스마트폰이 켜져 있을 때 디카시 심장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이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성자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