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전쟁 수단을 결코 무력(武力)과 군사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비(非)무력, 비(非)군사 심지어 비(非)살상, 무혈(無血)의 방법도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군사적 수단에 의한 전쟁은 전쟁의 한 부분일 뿐이다.
심리전·여론전·기만전·문화전·법률전·금융전·네트워크전·디지털전 등 24가지 방법이 가능하다.”(<초한전>, 2021년 한국어판, 52~53쪽)
이런 발상은 첨단 군사력으로는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적국을 굴복시켜 아국의 의지에 따르도록 강제한다’는 전쟁 목적만 이룬다면, ‘수단은 무제한[無限手段]’이라는 실용주의 사고를 바탕으로 ‘중국 특색(特色)의 새로운 전쟁’을 체계화한 것입니다.
‘초한전’은 근대국가들이 지키는 전쟁 원칙과 교리·교본은 물론 선전포고(宣戰布告) 같은 형식과 전쟁법도 얽매이길 거부합니다.
“모든 곳이 전쟁터이며 모든 정보·수단·기술·무기를 사용해야 하며, 낡은 규범에 매달려서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13,164쪽)는 신념에서입니다.
예컨대 미국이 정규 경기장에서 규칙을 준수하는 ‘정통 전쟁’을 한다면, 중국은 경기장 밖에서 욕설·비난·거짓말·마타도어로 상대방의 사기(士氣)를 꺾고 분위기를 유리하게 만들며 시합에서도 반칙을 일삼는 비대칭적인 ‘변칙 전쟁’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2000년 장쩌민 중공총서기는 “<초한전>은 중국공산당과 인민해방군 군사 사상의 중대한 발전이자 성숙한 결과”라고 극찬했습니다. 출간 1년 전 중국공산당 내부 회람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초한전>은 현재 한국어·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일본어·이탈리아어·베트남어 등 8개 국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초한전’은 ‘중국몽’ 달성 위한 실천 교본
미국에선 육군사관학교의 필독서이자 해군대학의 정식 교재로 채택돼 있고, 존스홉킨스대학은 5년 동안 매년 한 차례 ‘초한전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