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하양초등학교 교정의 김성도 노래비 '어린 음악대'
1805년 4월2일 안데르센이 태어났다. 안데르센은 〈성냥팔이 소녀〉 〈인어 공주〉 〈미운 오리새끼〉 〈벌거벗은 임금님〉 〈백설 공주〉 〈잠자는 숲속의 미녀〉〈헨젤과 그레텔〉 〈피리 부는 사나이〉 등 무수한 명작을 남긴 아동문학가이다. 아마 세계 대부분 국가의 어린이들이 안데르센 동화를 읽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2022년 3월21일 우리나라 이수지 작가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의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상을 주관하는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회는 “어린이 현실과 환상세계를 꾸준히 탐구하고 보편적 주제로 표현영역을 확장”해온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회 한국위원회도 수상자를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 등 보편적 주제를 다뤄 그림책 표현영역을 확장”해온 작가로 소개했다.
이수지 작가의 이번 수상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이고, 아시아 전체로도 38년 만의 일로 알려졌다. 1984년 일본 작가 안노 미쓰마사가 상을 받았다. 이수지 작가는 지난 2월에도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안데르센 상 수상 소식을 들으니 김성도 아동문학가가 떠오른다. 김성도는 《안데르센 동화집》을 국내 처음으로 번역했고, 《그림 동화집》도 소개했으며, 〈어린 음악대〉를 작사 ‧ 작곡하기도 했다. 다음백과는 김성도를 “한국 아동문학계에 기념비적 업적을 쌓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성도 동화 〈생각하는 시계〉와 〈대포와 꽃씨〉를 읽으며 받았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경북 경산시 하양초등 교정에 들러 그의 노래비 ‘어린 음악대’를 둘러본 기억도 난다. 아쉬운 바는 그의 또 다른 모교이자 교사로 재직했던 대구 (대신동) 계성학교 교정에 그를 기리는 조형물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나 혼자 힘으로 약간의 김성도 숭모 사업을 한 바 있다는 자긍심도 느낀다. 현진건 단편들을 21세기 버전으로 재창작한 연작 장편소설 〈조선의 얼골 한국의 얼굴〉을 펴낼 때 주인공 윤정희가 남편 김서준과 함께 〈어린 음악대〉 노래비를 둘러보는 장면을 삽입한 것이 그 일이다.
“구경꾼은 모여드는데 / 어른들은 하나 없지요” 〈어린 음악대〉의 한 구절이다. 어린이 음악대에 어른 대원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구경하는 어른조차 없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동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